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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총재 체포 뒤 내홍 겪는 JMS

20년 장기 집권 교단에 신흥 세력 반기

  • 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정명석 총재 체포 뒤 내홍 겪는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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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MS 정명석 총재가 8년간의 해외 도피 끝에 체포됐다. 중국 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정 총재는 현재 면회가 제한된 상태. 총재의 자리가 비자 JMS 내부가 시끄럽다. 정 총재의 친동생을 중심으로 한 교단 실세들을 몰아내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 움직임을 주도하는 이들은 목사 20여 명을 비롯한 신도들. ‘위탁서 논란’을 계기로 수면으로 떠오른 갈등은 JMS 제2막을 열기 위한 산고(産苦)일까, 분열로 가는 조짐일까.
정명석 총재 체포 뒤 내홍 겪는 JMS
지난 5월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총재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대만,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떠돈 지 8년 만이다. 1999년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 총재가 여신도를 성추행했다는 제보를 집중 취재해 방영하자 정 총재는 검찰 수사를 피해 대만으로 밀입국했다. 해외 도피 중에도 그는 간간이 성추문에 휘말려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지난해 6월에는 한 주간지가 ‘정 총재가 중국 랴오닝성 안산시 근처에 별장을 짓고 여신도 여럿을 거느리는 등 황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 총재는 현재 중국의 한 구치소에 수감돼 베이징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 총재가 체포된 뒤 JMS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JMS의 간부 조직인 JMS교단(이하 교단) 핵심 인물들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8월 한 달 동안 ‘정명석 총재 명예회복추진위원회’(이하 명추위) ‘깨어있는 섭리’(이하 깨섭) ‘평신도 대책협의회’(이하 평대협) ‘장년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장년부비대위)’ 등 JMS 내부 단체들이 차례로 성명을 냈다.

‘섭리에 스승의 부재가 갖는 의미가 하나됨과 화평이 아닌 불신과 공격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스승이 목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승이 자신들의(교단) 목적을 이루기 위한 소단이 되어왔다는 것이 명백해진 것에 대해 분노와 더불어 이렇게까지 섭리가 부패하도록 방임한 것에 대한 자책감이 듭니다.’(8월20일 평대협 공동대표 일동)

‘총재님의 심정을 깨닫지 못하고 갈등과 불신의 악순환 속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반목하는 행태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 장년부는 더 이상 서로가 갈등, 반목, 불신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현실 앞에서 간절히 호소합니다.’(8월11일 전국 장년부비대위)

교단은 전국 지역회를 대표하는 지역장, 청년·장년·대학부를 대표하는 부서장들로 이뤄진 간부 조직이다. JMS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은 모두 교단과 정 총재를 거쳐 이뤄진다. 내부 단체들이 낸 성명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두 교단의 핵심 멤버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총재를 향한 것이 아니다.



성명을 낸 단체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교단 죽이기’에 나선 곳은 명추위다. 명추위는 교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인터넷에 공개하고 교단을 규탄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돌리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년부비대위, 깨섭, 평대협도 현재 명추위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따라서 기사에서는 이들 단체를 묶어 명추위로 칭한다).

명추위가 교단을 비판하는 핵심 내용은 3가지로 추릴 수 있다. ‘교단이 정 총재에게 허위보고를 해 중국에서 돌아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회비를 횡령한다’ ‘안티 JMS와 결탁해 정 총재 범죄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명추위와 교단의 주장은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어느 쪽 이야기가 진실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두 세력이 서로 비방하는 자료를 외부로 흘리고 몸싸움을 벌일 만큼 교단 내부 갈등이 심각한 것만은 분명하다.

교단 죽이기

명추위는 목사 5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명추위 대변인 박성욱 목사에 따르면 현재 명추위를 지지하는 신도는 약 2500명가량. 올해 5월부터 교단에 대항하는 단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회원을 모집했다고 한다. 2005년 몇몇 뜻 맞는 목사가 교단에 대응하고자 조직한 모임이 명추위로 발전했다.

명추위가 교단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건 정 총재가 체포된 5월부터다. 박성욱 목사는 “최근 정 총재 체포와 관련해 교단이 신도들에게 거짓말을 해왔음을 확인한 뒤 교단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느껴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5월15일 총재님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중국에서 체포됐다는 기사가 처음 보도됐습니다. 당일 교단은 전국교역자 모임에서 총재님은 잘 계시고, 체포된 인물은 다른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데 바로 다음날인 16일 신원이 확인됐죠. 교단은 체포 사실을 알면서도 전국의 교역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거죠.”

박 목사는 “결정타는 따로 있다”고 했다. 정 총재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겠다던 교단이 알고 보니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6월11일 중국 선양주재 영사관에 전화한 결과 교단측이 변호사 선임은 물론 면회 한 번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교단은 명추위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정 총재의 체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게 아니라 조용히 물밑에서 해결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교단 배재용 홍보국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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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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