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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의 독불장군 대인관계가 ‘집단 성격장애 사회’ 열었다

본인은 알코올 중독, 부인은 우울증… 풍수학자 최창조의 체험적 진단

  • 최창조 풍수학자 countrymania@hanmail.net

‘노블레스’의 독불장군 대인관계가 ‘집단 성격장애 사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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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변화가 극심하다, 끊임없이 흑백논리의 양단을 오간다, 늘 자신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빠뜨린다, 자신의 행동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누구나 갖고 있는 면면이다. 그러나 이런 면모가 유독 심해 주변사람을 괴롭힐 정도라면 경계성 성격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최근 출간된 전문치료사 폴 T 메이슨의 ‘잡았다, 네가 술래야’는 경계성 성격장애자들의 얘기를 다뤘는데, 풍수학자 최창조씨가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체험과 생각이 녹아든 글을 보내왔다.
‘노블레스’의 독불장군 대인관계가 ‘집단 성격장애 사회’ 열었다
세상은 말세이고 삶은 고달프며, 인간관계는 고독하다. 현재만 그런 것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이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래서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한다. 고독과 단절, 상실감이 함께하는 게 인생이다. 이런 감정의 원인은 뭘까. 사람들은 대부분 목표를 달성해도 만족할 줄 모른다. 필자는 그 불만족이 마음속에 이런 감정들을 불러들인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것이 인생’이다.

인간은 성격장애의 시대를 살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 상황이 가장 나쁘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지난날들이 좋았지….” 그렇게들 생각하며 살아간다. 특히 요즘처럼 살벌한 사회에서는 더 그렇다. ‘살벌, 고독, 심각, 경박(輕薄)’이 키워드가 된 시대다.

그 가운데 ‘악마의 놀이터’이자 모든 근심의 근원은 ‘고독’이다. 외롭지 않으면 성격장애가 일어날 까닭이 없다. 사회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조차 외로움을 가슴에 묻고 수시로 품격 없는 언변을 쏟아낸다.

‘절름발이는 절름발이를 조롱하지 않는다’는 고대 로마 속담이 있다. 풍수 전공자가 무슨 세상사를 논하느냐는 비난에 대한 방패막이로 미리 이 속담을 끄집어냈다. 근래 경계성 성격장애를 다룬 책 ‘잡았다, 네가 술래야’(모멘토 刊)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나 자신도 거기 속해 있기에 할 말이 있다는 뜻이다(이 글에서 고딕체로 표기한 부분은 ‘잡았다, 네가 술래야’에서 인용한 것임).

당신도 경계성 성격장애?



내 처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고, 나는 알코올 중독으로 자가 진단(전문의는 내가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고 진단했다)해 신경과 전문의의 조언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이런 얘기에 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나를 아끼는 많은 사람이 우리 부부가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것을 공표하는 데 대해 염려했다. 그건 쉬쉬해야 할 일이 아니냐며. 공연한 걱정은 아니다. 직장인이 이런 고백을 공개적으로 했다면 아마 곧 실직자가 되리라. 그러니 누가 대놓고 이런 어리석은 고백을 하겠는가. 자식들 시집장가 보내는 데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말리는 친구도 있다. 이에 우리 부부는 “앞으로 어떤 역경에 처할지 모르는데, 이런 정도의 일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라고 억지를 쓰곤 한다.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알코올 중독자, 우울증 환자, 경계성 성격장애인으로 보이는 친구가 많다. 그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맞지만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고집한다. 종합 건강검진은 받아도 심리검사는 하지 않는다.

대통령후보 검증에서도 정신적, 정서적인 문제는 대상이 아니다. 후보가 조울증 경향은 아닌지, 폭력 성향이나 중독 혹은 과도한 언행, 이성 문제 따위의 이력은 없는지를 검증하지 않는 것에 의문이 든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가 얼마나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잘 알면서도 인권 운운하며 덮어둔다. 피해서는 안 될 검증 항목을 건너뛰면서 과거에 관례로 통했던 부정에 대해서는 악을 쓰며 대든다.

이는 반드시 고쳐야 할 일이다. 유대의 격언처럼 ‘인간은 자신의 그림자를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까닭이다. 치유받지 못한 상처를 가진 영혼이 언제 그 그림자를 드리울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신경정신과는 정신분열증처럼 심각해 보이는 증상에만 보험 혜택을 준다. 신경정신과 의약품은 대개 비싸다. 그러니 큰마음 먹고 병원에 가더라도 심리적,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정신 질환은 육체의 질병과 달리 그 증상이 분명하지 않다. 그러다 보면 부정기적으로 병원을 드나들게 되고 병세는 더 나빠지게 마련이다.

정신병적 성격장애자들은 자아와 대상의 관계를 분리하지 못한다. 제 정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신경증성 성격장애는 자아와 대상을 완전히 구분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다는 말이다. 가장 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경계성 성격장애인데, 이런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변덕이 심하고 주위 사람들을 조종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망상과 분열의 특징을 갖는다.

관계란 언제나 ‘그런데 당신은 최근 나를 위해 뭘 했지’라는 질문일 뿐이다. 극단적인 감정 변화와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한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일반적 기대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나는 편향되고 지속적인 내적 경험과 행동 양상 때문에 현실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성 성격장애자들의 특징이다. 물론 이런 성향은 누구나 조금씩 갖고 있다. 그 도가 지나칠 때가 문제인데,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자신은 결코 그런 장애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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