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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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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2005년 4월 KINTEX에서 열린 ‘서울 모터쇼’를 둘러보는 노무현 대통령 내외. 컨벤션산업은 한국의 신성장 동력이다.

우리로서는 듣기에 유쾌하지 않지만, 동양 3국을 돌아본 사람들은 “베이징(北京)의 자금성과 도쿄(東京)의 왕궁에 비하면 경복궁은 별궁 수준도 못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석굴암과 불국사 신라왕관과 고분으로 대표되는 경주의 유적도 일본의 교토(京都)나 중국의 베이징, 타이완의 타이베이(臺北)에서 볼 수 있는 유적·유물보다 확연히 뛰어나다고 자부하기 힘들다.

설악산과 한라산으로 대표되는 자연 경관도 중국의 장자졔(張家界), 일본의 후지(富士)산보다 낫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한국에는 나이애가라나 빅토리아·이과수 같은 초대형 폭포도 없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동굴도 없다. 강원도의 설경보다는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나 니카타(新) 지방, 중국 하얼빈의 겨울이 더 푸짐하다는 말도 부인하기 힘들다.

골프나 수영을 하면서 느긋하게 즐기려는 관광객을 유치해 돈을 벌어들이는 리조트산업에서도 한국은 경쟁력이 약하다. 리조트산업은 대개 연간 쾌청일수가 200일 이상이고 연평균 기온이 26℃ 내외인 곳에서 이뤄진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푸켓 파타야 몰디브 사이판 하와이 등지다. 제주도는 연간 쾌청일수가 120일 정도이고 연평균 기온이 16℃인지라, 국내용 리조트 지역은 될 수 있어도 세계적인 리조트는 되기 어렵다.

“비교우위로 활로 찾아야”

이런 사정이므로 한국은 고급 관광객을 맞이하기 어렵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일본 등 인근 국가에서 찾아오는 수학여행단과 깃발 관광객인데, 단체 여행객은 개별 여행자보다 지출 규모가 적다. 절대우위 요소가 없는 만큼 한국은 비교우위 분야 위주로 관광산업을 개선해야 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한 사업가는 한국이 비교우위에 선 관광상품으로 가을 단풍과 전통가옥을 꼽았다.



그는 “유럽과 미국, 남미에선 단풍을 보기 힘들다. 단풍은 오직 캐나다에서만 볼 수 있는데, 한국의 단풍 숲은 캐나다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이러한 단풍에 한국의 전통가옥을 묶어 내놓는다면 차별화된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비교우위는 무엇인가

그는 또 한국만이 내놓을 수 있는 독특한 관광상품은 판문점이라고 지적했다. 판문점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치하는 카슈미르와 달리 안전하면서도 일촉즉발의 긴장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장소다. 한국이 확보한 또 하나의 비교우위는 쇼핑과 동남아에서 일고 있는 한류(韓流)다. 그는 Korea를 Sparkling시키려면(한국을 왕성하게 보이게 하려면) 이러한 비교우위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영화 ‘남과 여’를 촬영한 북프랑스의 도빌은 이 영화가 성공한 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도빌은 지중해에 비해 날씨가 좋지 않은 대서양에 연해 있을 뿐만 아니라 해수욕을 즐기기엔 부적절한 갯벌 지대다. 그러나 도빌 주민들은 해안에 마루를 깔아 길을 내 갯벌 해안의 어설픔을 극복하고, 작지만 환상적인 명품 상점을 대거 유치해 독특한 관광공간을 만들었다. 이로써 도빌은 ‘남과 여’를 기억하는 사람이 줄어들어도 여전히 주목받는 관광지로 남게 됐다. 이제 도빌은 리조트와 고급 쇼핑 상점을 주식으로, ‘남과 여’ 이야기를 부식으로 삼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도빌과 견줘볼 만한 곳이 북한강의 남이섬이다. 남이섬은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일약 ‘한국의 도빌’이 될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남이섬과 인근의 춘천은 도빌처럼 지속적으로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지역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겨울연가’ 환상을 이어줄 새로운 관광 상품 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자연경관과 역사 유적에서 취약한 한국은 한류 등 비교우위에 선 쪽을 근거로 관광산업을 펼쳐야 한다. 한류뿐만이 아니다. 관광은 편하고 안전해야 하는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강력한 비교우위에 있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고 빠르고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천공항이 있다. 인천공항은 승객뿐만 아니라 항공사에도 이러한 장점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일본 도쿄의 나리타(成田)공항이나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首都)공항’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초대형 여객기가 내릴 수 있는 4000m 활주로 두 곳을 갖춘 인천공항은 같은 규모의 활주로를 두 곳이나 더 짓고 있어 조만간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허브 공항이 될 수 있다.

둘째,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러낸 만큼 서울에는 다양한 호텔이 있다. 어떠한 행사, 어떠한 손님도 치러낼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춘 것이다.

셋째, KTX가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유럽인은 TGV(KTX를 공급한 프랑스에서의 이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교통 인프라가 신칸센(新幹線)을 가진 일본에 못지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넷째, 세계 최고 수준의 IT를 바탕으로 형성된 통신망은 인천공항과 숙박시설 이상 가는 한국의 장점이다. 싱가포르와 홍콩만큼은 아니지만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문화도 한국이 가진 강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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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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