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난 도일은 소설에서 홈스의 탐정 사무실 주소를 ‘런던 베이커 가(街) 221B번지’라고 썼는데 당시 이 주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홈스 열성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지금은 베이커 가에 있는 셜록 홈스 박물관에 221B번지가 부여돼 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이 박물관을 찾아 사냥모자에 파이프 담배를 문 전설의 명탐정 셜록 홈스를 만난다.
소설 속 인물인 홈스가 이처럼 많은 이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의 괴팍하고 특이한 성격과 탁월한 추리 재능, 그리고 그의 친구 왓슨 박사와의 절묘한 조화에 있다. 의사이자 홈스의 친구로 나오는 왓슨은 홈스와는 대조적인 성격의 인물로 두 명콤비는 이후에 나온 추리소설들의 좋은 모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셜록 홈스를 모델로 2009년 가이 리치 감독이 내놓은 영화가 ‘셜록 홈스’다. 이 작품은 코난 도일의 원작과는 관계없이 셜록 홈스의 이미지를 빌려 새롭게 만든 창작 품이다. 이 영화는 현대적 관람객의 취향을 고려, 추리 능력으로만 활약하는 고전적인 셜록 홈스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액션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손색없는 역동적 활약상을 보이는 새로운 셜록 홈스를 선보인 것. 영화 속 셜록 홈스는 전통적 사냥모자 대신 실크해트를 쓰고 마치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처럼 액션 연기를 보여주며, 여기에는 의사 왓슨도 기꺼이(?) 동참한다.
처형된 범인, 무덤에서 사라지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블랙우드는 사형선고를 받고, 그동안 셜록 홈스는 사건 의뢰 한 건 없이 자기 방에서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나날을 보낸다. 이런 그를 염려한 왓슨이 자신과 결혼할 여자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지만 이 또한 홈스의 괴팍한 성격으로 말미암아 망치고 만다. 이 와중에 영화는 신세대의 기호를 염두에 둔 듯, 불법 격투기장에 직접 선수로 출장해 도박의 대상이 되는 셜록 홈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블랙우드는 사형 집행 전 마지막 소원으로 홈스를 만나고 싶어한다. 홈스를 만난 그는 자신이 죽고 난 후에도 세상을 바꿀 죽음이 3명에게 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인간의 뜻이 아니라고 말한다. 마침내 블랙우드는 “죽음은 시작에 불과하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교수형에 처해진다. 그의 사망은 검시의로 참석한 왓슨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