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블랑팡(BLANCPAIN)과 위블로(HUBLOT) 등 꿈같은 스위스 시계들을 세계적인 하이엔드 브랜드로 만들어놓았다는 시계 마케팅의 귀재 장 클로드비버(60)씨는 청국장보다 더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노란 덩어리를 돌렸다. 이 ‘향기 좋은’ 치즈를 만들기 위해 여름 내내 산에서 소에게 꽃을 뜯어 먹였다는 말과 함께.
‘시계 이야기를 하긴 할 거냐’는 불평이 다시 나왔다.
“제가 미친 거 같습니까? 난 그저 전통을 가진 건 뭐든 좋아하고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두 세기 전 스위스의 시계장인들은 모두 깊은 산속에서 여름엔 치즈를 만들고 긴 겨울 동안 시계를 만들었답니다. 그래서 제 열정도 치즈와 시계를 향하고 있죠.”
그는 스와치그룹 상임고문에서 ‘위블로’로 자리를 옮겨 2004년 CEO로 취임했다. 위블로는 스페인, 그리스, 스웨덴의 국왕들과 앤디 워홀과 엘튼 존, 아르마니 등이 착용하는 ‘왕들의 시계’로 명성을 얻었지만 1980년에 태어난, ‘신생’ 브랜드였다.
“슬슬 시계업에서 은퇴하고 치즈에 전념할까하다 위블로를 보게 됐습니다. 위블로는 당시 처음 시계에 천연고무 스트랩을 썼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금이나 스틸 같은 무거운 소재 대신 세라믹, 텅스텐, 티타늄 같은 새롭고 가벼운 소재들을 절묘하게 결합한 혁명적인 시계라 매력을 느꼈죠.”
배의 현창 ‘위블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이 시계는 Euro2008과 UEFA컵의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된 이후 LVMH가 인수를 발표함으로써 현재 가장 럭셔리한 스포츠워치 중 하나가 되었다. 클로드비버씨는 위블로와 CEO에게 중요한 덕목들을 보여주고 스위스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