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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인기 영어강사 3인, 영국 유학 와서 실감한 ‘콩글리시’의 한계와 가능성

“‘How are you?’ 인사에 ‘I´m fine, and you?’ 하는 사람 하나도 없더라”

강남 인기 영어강사 3인, 영국 유학 와서 실감한 ‘콩글리시’의 한계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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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식 입시 영어’와 ‘본고장 영어교육’의 괴리
  • ‘한영사전식 영어’부터 내다버려라
  • 파란 눈에 노란 머리만 진짜 원어민 강사?
  • 영국 교실에 ‘공부’ 잘하는 아이는 없다
  • 영국의 능력별 수업, 거부감 갖는 부모 없어
  • 때로는 무식한 엄마가 성공한다
영국 워릭(Warwick)대학교 부설 영어교사 교육센터(The Centre for English Language Teacher Education)는 100여 개 나라에서 모여든 전현직 영어교사 및 영어교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영어교수법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위한 교육기관’이다. 이 센터 석·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한국인 세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셋 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에서 영어 강의로 억대 연봉에 버금가는 수익을 올리던 유명 강사 출신. 내로라하는 강남 영어강사들이 영어의 본고장에 유학 와서 몸으로 느낀 ‘코리안 영어’의 한계와 가능성을 진단했다.

참석자 : 김인경, 장혜진, 한수남



강남 인기 영어강사 3인, 영국 유학 와서 실감한 ‘콩글리시’의 한계와 가능성
사회 : 오늘 모이신 분들은 한국에서 10년 넘게 영어를 ‘가르치다가’ 영어의 본고장인 영국에 와서 영어를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보니 한국의 영어교육 현실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김인경 : 지난 2년 동안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의 입시제도가 가장 문제라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어요. 언어 습득에 있어 아이에게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영어의 본고장에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여러 가지 실험도 해보았지만 결국 입시제도를 따라가야 하니 선생님들도 어쩔 수가 없는 거죠.

장혜진 : 입시는 단기간에 제한된 시간을 투자해서 얼마나 거둬들이느냐가 관건이거든요. 가능한 한 머리에 많이 ‘우겨넣고’, 패턴을 이해한 뒤에 수능에서 변형된 패턴이 나오더라도 수험생이 적응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 시키는 작업이죠. 제가 한국에서 하던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3등급 아이를 1등급으로, 4등급 아이를 2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에요.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식 입시 영어’와 ‘본고장 영어교육’의 괴리를 절실하게 느낍니다.



한수남 : 제가 일하던 학원은 입시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어요. 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니까요. 그런데도 담당 강사의 계획대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옆 반 아이들은 벌써 몇 단계 책을 배우니 그 반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조르는 부모가 많아요. 심지어는 “내가 가르쳐서 그 반에 들여보낼 테니 교재나 내놓으라”는 부모들도 있어요.

‘무조건 1등’ 노이로제

사회 : 영어 전문강사로서 무력감을 가질 때가 많겠군요.

한 : 답답하죠. 텍스트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을 미리 경험하게 하고 교재에서 배울 단어들을 몸으로 익혀보도록 하는 게 제 목표인데, 그런 건 다 무시하고 단어만 달랑 외우게 해서 그 반으로 밀어넣겠다니 말이죠.

장 : 특히 강남 엄마들은 자신의 학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요. 그래서 자신이 직접 가르쳐 한 달 만에 자녀를 상급반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김 : 성적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영국의 교육현장에서는 목표등급을 정해놓고 학력수준을 올려주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현재 3단계의 실력이면 5단계 정도로 타깃을 설정해놓고 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거죠. 그런데 한국은 무조건 등수로만 평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요. 현재 수준이 어느 단계이든 간에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죠.

사회 : 학원에서는 그룹별로 레벨 테스트를 하지 않습니까.

한 : 물론 레벨 테스트를 하지요. 3개월 단위로 평가해서 일정 레벨이 되지 않으면 반을 옮겨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평가의 목적이 뭐냐는 거죠. 어떻게 해서든지 최상위 그룹에 집어넣는 게 목표라면 과연 그렇게 하고 난 다음의 목표는 뭐냐는 질문에 부딪힐 수밖에 없지요. 영국 초등학교에서도 평가를 하지만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우리처럼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건 아니에요.

김 : 한국은 모든 평가가 점수로 매겨지게 돼 있어서 모두 100점이 나와야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국에는 100점이라는 게 아예 없어요. 우리 아이가 배울 수 있는 범위를 제시하고 그 범위 내에 들어가거나 그 범위를 뛰어넘는 걸 목표로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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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리 : 성기영 신동아 영국통신원 sung.kiyo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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