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호

[영상]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낮아, 자체 핵무장 전 안보의식 강화해야”

[특집 | ‘대략난감’ 트럼프 시대, 한국의 길]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의 ‘트럼프 2.0’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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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4-11-2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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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막강한 2기, 한국 안보 위기이자 기회

    • 주한미군 없인 안보 불가, 분담금 인상 불가피

    • 독자적 핵무장, 경제제재 등 리스크 너무 커

    • 군복무 기간 24개월로 늘리고 여성도 군대 가야

    • “트럼프·김정은, 4년간 사진 찍다 끝날 것”

    • 참전으로 북한군 자신감, 도발 가능성↑

    • 北 = ‘선의’ 아닌 ‘힘’으로 대해야 할 집단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시대는 한국 국방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시대는 한국 국방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미국의 선택은 ‘트럼프의 재림’이었다. 11월 5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했다. 같은 날 치러진 상원·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승리,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내년 1월 20일 시작할 ‘트럼프 2기’에 날개가 달린 셈이다.

    트럼프는 대선 국면에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구호로 외치며 공공연히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했다. 우방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관세 부과 등으로 부담을 나눠지게 할 태세다.

    실제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지급기)”이라고 칭하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지불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억 달러는 현재 수준(1조5192억 원)의 약 9배에 달한다. 또 트럼프는 4월 27일 시사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매우 부유한 나라가 된 한국이 나서서 돈을 내야 할 때”라며 ‘주한미군 철수’ 카드까지 꺼낼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으로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경제적 부담 증가는 물론이고, 주한미군이 안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상 안보 위협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체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시 돌아온 트럼프 시대, 격랑에 휩싸인 한국 안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듣기 위해 11월 11일 전인범(66)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중장)을 만났다. 그는 복무기간 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추진단장, 국방정책실 대미정책과장 등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야전, 작전, 정책에 모두 능한 인물로 꼽혔다.

    특히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에서 근무하며 주한미군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대표적 ‘미국통’이다. 모친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외교관인 홍숙자(전 뉴욕 총영사관 부영사) 씨로,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기른 영어 실력이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8월엔 전 세계 122개 지부, 1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미 육군협회(AUSA·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Army)의 석좌위원(Senior Fellow)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미국인이 아닌 사람이 위촉된 것은 최초다.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마주한 전 전 사령관은 자리에 앉으면서 “한평생 지켜온 나라가 위기에 놓였다”며 절박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흔히 안보엔 여야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여야에 안보가 없다. 안보의식은 점점 약해지고, 군도 무너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국민적 단결이 절실하다.”

    “방위비 인상 받아들이되 가져올 건 가져와야”

    11월 6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을 확정 지은 직후 지지층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AP 뉴시스]

    11월 6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을 확정 지은 직후 지지층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AP 뉴시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 당선에 성공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복귀를 해도 그냥 복귀한 게 아니다. 그야말로 ‘압도적’ 복귀다. 상대 후보를 큰 차이로 꺾었고, 상·하원도 장악했다. 2017~2021년 ‘트럼프 1기’ 때보다 훨씬 더 막강한 힘을 가진 채 출발하게 됐다. 남북 관계, 한미 관계, 미·중 갈등 대처 등 얽히고설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선 그를 상대하는 지혜가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전 전 사령관은 올해 1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트럼프가 당선하면 첫 번째 임기 때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며 “한미동맹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신동아’ 2024년 1월호, ‘“전쟁 준비해 전쟁하지 않는 나라 되자”’ 제하 기사 참고).

    올해 1월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 시 한미동맹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먼저 트럼프는 1기 때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에게 앙심을 품고 있을 것이다. 벌써 ‘충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이번 집권 후엔 ‘충성파’를 중심으로, 지체 없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방위비 분담금, 북핵 협상, 관세 등 우리나라로선 대처하기 까다로운 문제를 연이어 내놓을 것이다. 다만 이는 우리나라의 자체 안보 능력을 강화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달가운 일은 아니지 않나.

    “미국의 확장 억제, 핵우산 아래로 들어가기 위해선 주한미군이 꼭 필요하다. 또 미국은 재래식 전쟁에서 우방국이 더 많은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는 것인데, 난 이 바람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기술도 없던 시절에야 미국에 의존했지만 이젠 세계의 중심 국가를 지향하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따르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불가피하다. 대신 가져올 수 있는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세계에서 미국이 하고 있는 활동을 우리가 가져와 한다거나, 국방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협상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실제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가능성은 낮다. 미국도 주한미군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에 두는 것이지, 전적으로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두는 게 아니다. 미국이 국익을 버리고 떠난다? 결정적 이유 없이는 그럴 일 없다. 또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일본에도 굉장히 중요한 땅이다.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한다면 우방국 일본에 대해서 상당한 위험을 안게 된다.”

    주한미군 없인 독자적 안보가 불가능할까.

    “현재로선 어렵다. 무기와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안보의식이 약해서다. 현재 한국엔 우리 손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식이 부족하다. 안보에 대해서 걱정은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 하나 먼저 희생하려고 하지 않는다. 난 이 점이 우리나라 안보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보의식 없인 핵도 무용지물”

    주한미군 철수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체 핵무장’을 얻어내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쉽지 않다. 경제제재 등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물론 여러 강대국 사이에 있는 나라로서 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핵이 있다고 안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봐선 안 된다. 예컨대 핵이 있다 쳐도, 선제공격을 받아 핵시설과 도시들이 파괴돼 버린다면 무용지물 아닌가.”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그 이전에 안보의식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다시 한번 말하건대, 우리나라 현재 안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안보의식 부족이다. 확고한 안보의식 없이 핵무장만 하면 뭘 하나. 예컨대 핵을 갖췄으니 군대를 지원병 위주로 편성하고, 복무기간도 줄이면 오히려 안보는 뒷걸음질하는 것이다. 핵이 만능이라면 북한은 왜 핵을 갖고서도 100만 명의 육군을 유지하겠나. 우리나라도 군복무 기간을 24개월로 다시 늘리고, 여성들도 군대를 가도록 하며, 예비군 훈련을 정비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민의 안보의식부터 강화해야 한다.”

    핵 없이 미국의 핵 확장 억제에만 안보를 맡겨둬도 될까.

    “그래서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해야 하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이 있다. 북한이 서울이든, 동해든 어디라도 핵을 쓴다면 김정은 정권은 그날로 끝이다. 미국도 북한을 공격할 이유만 찾고 있는데,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그만한 명분이 또 있겠나.”

    한미동맹 강화는 한미 간 신뢰가 굳건해야 가능한 일일 텐데….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어떤 정당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친중 혹은 친미로 외교 노선을 바꿔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그러한 한국을 ‘건강한 민주주의 국가’로 보고 있고, 신뢰도 굳건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미·중 갈등 와중에 균형을 지켜야 하겠으나 결정적 상황이 오면 결국 미국 편에 설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언제나 우방이었고, 국민 전반적으로도 미국을 우리 편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형성돼 있다. 다만 미국 사람들은 자신들을 좋아하는 나라를 좋아한다. 한국도 미국에 우호적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미국 남자들을 보면 부인에게 하루 10번도 넘게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그러한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웃음).”

    “尹 미국서 이미지 좋아, ‘한국 패싱’ 피할 수 있어”

    한미동맹 강화를 역설하던 전 전 사령관은 주제를 바꿔 ‘한국 패싱’ 문제에 대해서 말을 이어갔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북핵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해 직접 소통하며,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는 1기 재임 기간 동안 김정은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퇴임 후에도 최근까지 김정은과 친분을 과시했다.

    6월 27일 TV 토론에선 김정은에 대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고, 7월 18일(현지 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선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직접 대화를 시도한다면 대북 강경책을 유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엔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국 패싱’ 상황이 온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걱정되는 일이긴 하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윤석열 대통령을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다.”



    2023년 4월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무대에 함께 올라 호응하고 있다. [AP 뉴시스]

    2023년 4월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무대에 함께 올라 호응하고 있다. [AP 뉴시스]

    ‌그 정도로 이미지가 좋은가.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서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는데, 미국인들에게 상당한 친밀감을 심어줬다. 또 윤 대통령이 2년 반 임기 동안 한미 간 우호 증진을 위해 행한 ‘풀뿌리 활동’이 많았다. 덕분에 교포 사회가 활성화돼서 미국 내 윤 대통령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줬다. 윤 대통령이 한국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대미(對美) 관계에선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공화당과 관계를 진전시키면 ‘한국 패싱’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줄곧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는데.

    “둘 사이엔 신뢰가 없다. 어떤 ‘대합의’가 이뤄지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약속한다고 하더라도 서로를 어떻게 믿겠나. 북한이라면 몰래 핵 개발을 하고도 남을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4년간) 서로 사진 몇 방 더 찍고, 편지 몇 개 더 주고받을 수 있겠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순 없으리라고 본다.”

    “北과 협상하려면 더 큰 힘 가져야”

    11월 3일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전개와 연계해 한국 공군의 F-15K·KF-16 전투기,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가 참가했다. [뉴스1]

    11월 3일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전개와 연계해 한국 공군의 F-15K·KF-16 전투기,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가 참가했다. [뉴스1]

    전 전 사령관은 “한국이 북한 비핵화 등 협상에서 키를 쥐려면 더 큰 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우 전쟁에 파병·참전한 만큼 더 큰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월 29일 국가정보원은 “현재 북한군 파병 규모는 3000여 명이고 연말까지 총 1만900여 명이 러시아에 갈 수 있다”고 했고, 11월 13일엔 “북한군이 지난 2주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해 전장에 배치를 완료했고, 이미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러·우 전쟁에 참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이 전쟁에서 실전 경험과 기술을 쌓아 전력 강화를 이룰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다만 자신의 귀 옆으로 총알이 날아오는 걸 겪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러·우 전쟁은 전면전에, 드론이 대거 운용되고 있는 현대전이다. 이러한 경험을 북한군이 취득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긴다. 지금도 북한군은 한국군을 보며 ‘미국 놈들만 아니면 한 방에 다 쓸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하는데, 자신감이 생기면 오죽할까 싶어 걱정이다. 또 많은 사람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기술을 지원받을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그것까지 가지 않더라도 전투기, 방공 미사일, 전자전 장비 등 뛰어난 게 많다. 북한이 이 정도만 전수받아도 한국군엔 엄청난 부담이다. 우리나라로선 더욱더 긴장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도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한국군이 재래식 전력을 압도하지 않을까.

    “북한이 가난한 나라긴 하지만 오직 전쟁만 생각하는 나라다. 비행기가 부족하면 ‘모형 비행기’로라도 훈련한다. 그리고 한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북한군의 소총 등 기본 무기가 나쁘지 않다. 그래서 전 세계에 수출도 한다. 요즘 ‘K-방산’이 인기지만 ‘NK(North Korea)-방산’도 제법 잘나간다. 북한이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러시아로부터 돈·식량·연료 등을 지원받으면 한국으로선 좋지 않은 일이다.”

    북한이 자신감을 얻으면 전면전이나 도발을 걸어올 가능성이 높아질까.

    “주한미군이 있는 한 전면전이 일어나긴 어렵겠지만 도발을 더 걸 가능성은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국지적 도발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에 대해 더 철저히 준비하고, 북한을 다루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준비도 없이 ‘호언장담’으로 강경책으로만 일관하거나, 선의만 믿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 모두 다 위험하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간 북핵 대응에 골몰했기 때문인지 기초·기본 훈련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군대는 집단생활을 하고, 위험한 무기를 다루는 곳이다. 구성원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 이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 사람도 죽지 않고,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훈련할 수는 없다. 가끔 사람이 상하는 사고가 나면 난리가 나는데, 시시비비는 따져야겠지만 그런 희생은 각오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부터 바로잡는 게 시작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북한보다 ‘더 큰 주먹’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더 큰 주먹?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했을 때, 우리가 더 큰 보복으로 돌려준다 해도 남는 것은 불바다가 된 서울과 평양이다. 아예 공격을 하지 못하게끔 해야 한다. 북한이 주먹을 쥐면 우리는 더 큰 주먹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북한과 여유 있게 협상할 수 있다. 북한은 힘을 믿지, 우리의 선의를 존중하는 집단이 아니다. 결코 선의를 바탕으로 그들과 협상해선 안 된다.”

    신동아 12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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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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