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재판부 "교사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15일 선거법 1심에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대장동‧백현동 및 성남FC 후원금 재판 진행 중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사건 결과 주목
법인카드 유용 의혹 추가 기소로 총 5개 재판 받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검사 사칭’ 사건에서 비롯된 위증교사 혐의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 있다. 2002년 최철호 KBS PD가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을 상대로 ‘분당 백궁 파크뷰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검사를 사칭토록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 원이 확정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로 출마했던 2018년 당시 방송토론회에서 “(검사 사칭을 하지 않았는데)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문제가 돼 허위 사실 공표로 기소됐고 재판을 받았다. 당시 재판에서 증인이던 김진성 씨에게 이 대표가 여러 차례 전화해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위증을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그러나 위증교사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에 대해 “이재명과 김병량(전 성남시장)은 공소사실 사건 이전부터 적대적 관계로 보인다”며 “이 같은 사실로 비춰보면 김진성이 기억에 반해 허위 사실로 증언한 걸로 볼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의 ‘사법처리’ 현실화로 정치적 벼랑 끝에 내몰렸다. 그러나 25일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으로써 기사회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 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선거법과 위증교사 외에도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불법후원금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죄 등으로도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검찰이 최근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 1억653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추가 기소함으로써 선거법과 위증교사 재판 외에도 3건의 재판을 더 받게 됐다.
선거법과 위증교사 항소심 재판 결과 외에도 나머지 3개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언제든 정치적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29일에는 쌍방울 측에 불법 대북송금을 요청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10억 원을 구형했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항소심 결과는 향후 이 대표에 대한 쌍방울 대북송금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이제 시작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제 시작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모두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모두 종결되려면 총 15번의 선고를 지켜봐야 할 지도 모른다. 5개 재판이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갈 경우 최대 15번의 선고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두 번째 재판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세 건의 재판은 아직 1심 선고 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15일 선거법 1심 유죄가 확정판결이 아니듯, 25일 위증교사 무죄 선고 역시 최종 판결이 아니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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