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호

이 사람

정정용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비주류 무명 선수 출신의 반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9-06-18 15: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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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뉴스1]

    “대체 정정용이 누구야?” 

    한국 남자축구 20세 이하 대표팀이 ‘2019 FIFA 폴란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수많은 축구팬이 품게 된 의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태극전사’를 진두지휘한 정정용(50·사진) 감독은 국내 프로리그 진출조차 못 해본 무명 선수 출신이다. 대구 청구고-경일대를 거쳐 1992년 실업팀 ‘이랜드 푸마’에 입단했다가 채 서른이 되기 전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다수 축구팬이 그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게 어쩌면 당연하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정 감독은 줄곧 비주류의 길을 걸었다. 고향팀 대구FC 수석코치를 잠시 맡았던 걸 제외하면 늘 유소년 축구선수를 지도했다. 남자 축구 14세 이하, 17세 이하, 18세 이하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두루 거쳤다.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속속들이 지켜봤다. 그것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원동력이 됐다. 정 감독이 위기 때마다 판을 뒤엎는 혁신적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던 건,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 눈높이에 맞춰 전술을 설명하고, 경기가 과열됐을 때 그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낸 것도 높이 평가받는다. 그는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들로부터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다. 20세 이하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 감독에 대해 “완벽하신 분”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을 승리로 마친 뒤 “유소년 지도자 생활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 비로소 체계가 잡혀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틀이 향후 한국 축구의 뿌리가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과 더불어 한국 축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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