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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논란

‘초고층 헛기침’ 한번에 2억 뜀박질… ‘메트로폴리스 강남’ 프로젝트, 불패 신화 재연할까

  •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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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초고층 재건축 논란은 강남구가 추진해온 이른바 ‘메트로폴리스 강남’ 건설 계획과 무관하지 않다. 이 계획은 강남구가 2004년에 연세대 ‘21세기 건설연구실’에 연구용역을 맡긴 결과물인 ‘강남구 재건축 마스터플랜’ 보고서에 의거한 것이다.

‘미래도시 강남’의 비전을 제시하는 이 계획의 핵심은 ‘친환경 탑상형(塔狀型·일명 타워형) 아파트단지 건설’에 있다. 토지 개발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강남구의 개발을 평면적 방식이 아닌 입체적 방식으로 적극 유도한다는 취지다. 일률적인 층수제한으로 한강변에 판상형(板狀型)으로 빽빽이 늘어서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되지 않는 노후 아파트촌을, 용적률은 유지하되 건폐율을 10% 이하로 최소화한 슬림형 초고층 아파트단지로 재건축해 동간 거리를 늘리고, 단지 내 지상공간의 90% 이상을 녹지화함으로써 바람 통로와 탁 트인 시각 축을 확보한 쾌적한 주거시설로 변모시켜 도시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으로 요약된다.

강남구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단지를 비롯해 향후 잇따를 관내의 다른 재건축사업에서도 초고층 건축을 추진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2005년 2월 현재 강남구엔 181개 아파트단지 1181개 동에 9만2429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이는 전체 주택 수의 63.72%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준공한 지 20년 이상 지나 앞으로 5년 안에 재건축을 해야 하는 단지는 37.5%인 57개 단지 3만5000여 가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31개 단지는 내년까지 재건축계획을 세워야 하고, 대치동 쌍용아파트 등 15개 단지는 2007년, 개포동 경남아파트 등 11개 단지는 2010년에 각각 재건축에 들어가야 한다. 강남구는 14층짜리 28개 동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대해서도 10개 동 이내 30층 이상으로 재건축하는 초고층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국내에 내진(耐震) 설계기준이 도입된 1986년 이전에 지어져 대다수가 지진에 취약한 내구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강남구엔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동부지역 단층이 통과하는 데다 최대 규모의 지진 발생 위험도가 가장 높은 남한산성 지역과도 인접해 있어 대규모 지진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 강남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진 중 최대의 가상 지진은 남한산성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 지진이 발생하면 강남구는 진도 7에 해당하는 진재(震災)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대외적으로 공표된 바 없지만, 강남구가 2003년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에 용역 의뢰한 ‘비(非)내진설계된 철근콘크리트 아파트 건축물의 지진피해 발생 추정검토’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구 내 72개 아파트단지 875개 동 6만365가구를 대상으로 지진 발생시 피해를 추정해본 결과 진도 6의 강진이 발생하면 이중 45%가 붕괴되고, 진도 7일 경우엔 61%가 붕괴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동 ‘아이파크’ 벤치마킹

사실 강남구는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실현하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를 해왔다. 강남구는 2004년 12월 (사)대한건축학회에 ‘친환경 타워형 아파트 활성화 방안 및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을 맡겨 최근 그 결과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앞서 권문용 강남구청장이 대표회장으로 있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2004년 11월24일 대한건축학회와 공동으로 ‘친환경 탑상형 고층아파트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도시건축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또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개발을 명분으로 도시계획 권한을 자치구로 대폭 이양해줄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한 바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도 바로 이 ‘메트로폴리스 강남’ 계획에 연동(連動)한 것이다. 강남구가 건립을 추진하는 친환경 탑상형 아파트의 모델은 2004년 5월 입주한 삼성동 ‘아이파크’다. 상업지역에 지어져 용적률(795%)과 건폐율(39%)이 일반주거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주상복합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최고 69층)와 달리, 순수 주거전용 아파트단지인 아이파크는 23~46층 3개 동 449가구로 이뤄져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옛 한국중공업 사옥부지에 세운 이 아파트의 용적률은 296%에 이르지만, 슬림형이어서 건폐율은 최대 허용치인 40%의 4분의 1인 9.17%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체 대지면적 1만여 평 중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은 1000평도 안 된다. 남는 공간의 대부분은 공원과 녹지로 꾸몄다. 주차장도 100% 지하에 설치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 계획안도 이 ‘아이파크’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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