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의 한 폐교(廢校)를 임대해 탈북자들을 위한 복지시설 건립을 준비 중인 구영서(具永書·46·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 대표) 목사는 탈북자들의 실상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다. 탈북자들이 백년가약을 맺는 자리에 단골로 주례를 섰고, 그들이 육체적 고통을 호소할 때면 병원에 데려다주는 ‘도우미’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 목사는 “탈북자들은 해외 체류중 도피와 은신 생활로 인해 건강에 치명적 손상을 입은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해 직장생활이나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 회복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2층짜리 폐교를 사들여 리모델링 작업을 거친 뒤 12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회복센터’를 세우려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
구 목사가 구상하는 탈북자 지원센터의 이름은 ‘한터마을’. 한민족을 뜻하는 ‘한(韓)’자와 둥지를 뜻하는 ‘터’자에서 따온 이름이다. 낯선 땅에서 아직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한 탈북자들에게 따뜻한 ‘둥지’를 마련해주고 싶은 것이 구 목사의 올해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