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을 달구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주 열기는 훗날 별다른 연구성과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주가 버블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다.
- 줄기세포 치료법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러도 그 혜택 역시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주 중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성과로 관심을 끈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국은 그동안 사회·윤리적 논란으로 규제해왔던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줄기세포 관련 연구의 잠재력과 미래에 창출될 수 있는 상업적 가치 등에 대한 기대감들이 부각되면서, 이른바 ‘줄기세포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가 급등했고, 이러한 열기는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있다.
줄기세포(stem cell)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신체 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의 근간이 되는 세포로, 적절한 환경 아래 특정 기관 및 조직으로 분화·유도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포다. 즉,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래밍될 수 있는 일종의 신체내 ‘블랭크 마이크로칩(blank microchip)’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성마비, 척수마비, 뇌졸중 등의 희귀·난치병 치료에 응용될 가능성을 제공하며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세포 환부에 이식
대부분의 난치병들은 세포의 손상 혹은 파괴로 신체의 각 기관이나 조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손상 혹은 파괴된 세포 대신 같은 기능을 하는 건강한 세포를 환부에 이식하거나 혈관에 주사할 경우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이러한 과정에 줄기세포를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은 운동신경 회로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주는 도파민(부신에서 만들어지며 뇌에 필요한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뇌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하는데, 이때 도파민을 분비하는 특정의 신경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식해 뇌가 정상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치료하는 원리다.
줄기세포는 분포하는 곳에 따라 크게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와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로 구분된다.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성인의 성숙한 조직이나 장기, 탯줄혈액에 존재하며, 환자 본인의 세포이기 때문에 질병치료에 응용된다 해도 면역문제나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롭다.
줄기세포의 치료 능력
하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한계 때문에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의 응용범위는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뇌신경과 심장근육, 췌장, 척수 등 성체줄기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나 장기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존재한다하더라도 극소수의 존재량과 분리기술의 난이도, 증식성이 좋지 않아 활성화가 어려우며,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분화기능이 이미 정해져 있어 원래 위치의 고유 조직이나 장기만을 복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계로 성체줄기세포는 현재 골수에서 추출한 조혈모세포 정도만이 백혈병 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그러나 조혈모세포 수십만 개 중 하나 정도만이 골수이식이 가능한 줄기세포가 될 정도로 응용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다만 최근 들어 성체줄기세포 역시 배아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세포로 분화된다는 연구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연구결과에 따라 응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배아줄기세포는 말 그대로 배아(胚芽)에만 존재한다. 수정란은 분화를 시작하면 여러 개의 세포로 나누어지는데, 이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단층의 세포로 속이 비는 공모양의 껍질, 즉 배아(blastocyst)가 만들어진다. 배아 안에는 풍선에 물을 넣은 것처럼 3분의 1 가량의 세포가 존재하는데, 이것이 곧 배아줄기세포이다. 이러한 줄기세포는 세포 분열을 시작해 신체 내의 각종 조직이나 장기를 형성하기 직전 단계의 세포로, 수정 후 5~14일이 지난 배아에서 추출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양 형태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한다. 신선한 인간배아에서 얻을 수 있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시험관 시술을 하고 남은 냉동배아에서 얻어진 줄기세포, 그리고 동물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생성된 배아에서 얻어진 배아줄기세포가 그것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원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수정되지 않은 동물 혹은 사람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환자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탄생한 배아를 시험관에서 배양한 다음, 여기에서 생성된 줄기세포를 특수한 환경에서 분화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원하는 세포를 만들어낸 후 해당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입된 세포는 신체내 해당 위치로 가서 기존의 손상 혹은 파괴된 세포를 대신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게 된다.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아직 고유의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세포여서 다양한 세포로 분화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배아줄기세포는 이미 고유의 진로가 결정된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다양한 질병치료에 응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체외 증식성이 좋지 않은 성체줄기세포와 달리 시험관에서 대량 배양이 가능함에 따라 상업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세계 5번째 복제 동물실험 성공
그러나 배아줄기세포가 실제 질병치료에 응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리적 논란을 피하기가 어렵다.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아를 파괴한다는 점도 그렇고, 동물의 난자를 이용할 경우에는 사람과 동물의 융합이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특히 핵이 이식된 난자를 사람의 몸에 착상시킬 경우 복제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물론 현재까지의 연구과정에서 정상적인 복제인간이 만들어진 사례는 없다. 그러나 줄기세포의 생성과 배양과정은 인간 복제의 기초원리를 제공하고 있고, 향후 연구의 진척 과정에서 실제 복제인간이 탄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인간복제의 문제는 앞으로 이 기술을 이용하게 될 사람들의 윤리적 가치관 확립이나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아직까지는 배아줄기세포에 내재한 무한한 잠재력에 더욱 주목해야 할 듯하다.
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큰 흐름으로 보아 바이오 장기(臟器) 연구분야의 한 갈래이고, 이러한 의미에서 복제 동물을 이용한 이종(異種) 장기 연구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 복제 동물 연구는 1996년 영국의 로슬린연구소에서 탄생한 복제 양 ‘돌리’로부터 출발한다. 이어 1999년 에는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젖소 ‘영롱이’를 탄생시켰고, 2001년에는 미국 미주리대에서 세계 최초로 인체이식용 장기생산이 가능한 형질전환 돼지 ‘노란 돼지’를 탄생시켰다. 또 2003년에는 국내 기업 엠젠바이오가 국내 최초로 형질전환 돼지 ‘형광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999년 세계 최초로 복제 젖소를 탄생시키며 영국, 미국, 일본, 뉴질랜드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복제 동물을 만든 나라가 됐고, 미국 미주리대 장기이식용 돼지 복제 연구에 참여했던 박광욱 박사(현 엠젠바이오 대표)와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현재 장기 제공용 무균 복제 돼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1998년 미국 위스콘신대 톰슨팀의 연구에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연구결과의 핵심은 조직 배양된 배아줄기세포가 인체에서 분리된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으로, 이는 줄기세포의 대량 확보 가능성을 높이면서 당시 이미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해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의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는 세계 최초로 사람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한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으로, 동물의 난자와 사람의 체세포를 이용한 그간의 연구 성과들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특히 질병치료에 응용될 경우 이종간 장기이식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면역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치로 인해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지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10대 발견’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줄기세포가 실제 질병치료에 이용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엄청나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견딜 수 없는 고통에 허덕이거나 생명을 잃어가고 있는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는 줄기세포 치료법이 실용화될 경우 전세계 난치병 환자 1억2000만명이 치료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고,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시장이 만들어지고 30억~40억달러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세포치료학회(ISCT : International Society for Cellular Therapy)는 줄기세포가 활용될 세포치료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2007년에는 357억달러, 2012년에는 81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복제동물 기술, 미국의 75% 수준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생명공학의 전반적인 기술 경쟁력은 선진국의 60~70% 수준으로, 세계 14위권으로 평가된다. 특히 동식물 형질전환 기술과 발효 공정, 분리정제 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고, 이 중 복제동물 기술수준은 미국의 75% 정도로 생명공학 기술 가운데 선진국 수준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10여년 늦게 생명공학 산업에 뛰어든 데다 정부와 민간투자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볼 때 이는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높은 교육열과 양질의 인력 기반,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테크 분야의 잠재력 등에 힘입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주는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는 종목들이 대부분이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국내 병원들이 인공수정 시술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인 데다, 생명윤리 논쟁이 심각한 외국과 달리 국내 환자들의 대부분은 불임시술에 쓰고 남은 배아를 연구용으로 기증하는 것을 꺼리지 않아 줄기세포, 특히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고 연구 수준 역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002년 세계 14개 연구기관을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지원기관으로 선정했는데, 여기에 국내 미즈메디병원과 마리아병원, 차병원 등 3개 병원이 포함되었다.
이어 NIH는 지난해 9월, 2차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지원기관으로 세계 7개 기관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황우석 교수팀과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공동연구한 미즈메디병원 의과학연구소가 포함되어 앞으로 3년 동안 NIH로부터 약 82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같은 일은 다른 나라 연구팀의 기술개발을 위해 조건 없이 연구비를 지원한 이례적인 사례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분야의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진행단계는 크게 ‘줄기세포 확립 → 원하는 세포로의 분화 유도 → 순수 분리 → 동물실험 → 임상시험 → 안전성 검증’ 등 6단계로 구분된다. 그런데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이제 막 1단계를 마치고 분화 유도 연구를 진행하는 단계에 있다. 전체 연구단계로 볼 때 극히 초기 상태에 불과하다.
배아줄기세포는 제멋대로 분화할 경우 신경조직 안에서 근육으로 자라거나 심지어 암세포로도 자랄 수 있기에 원하는 쪽으로 분화를 유도할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분화 메커니즘은 밝혀진 게 없으며, 이를 밝혀내기 위해 분화 유전자를 줄기세포에 집어넣어 분화를 조절하려는 연구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질병치료에 응용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는 이처럼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한할 뿐 아니라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경우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 역시 막대하다. 따라서 각국에서는 줄기세포, 특히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성과로 세계의 이목을 끈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정부는 현재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줄기세포 및 바이오장기에 관한 정책적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고 있다.
2012년까지 1500억원 투자
2002년 정부는 과학기술부가 선정한 21세기 프런티어사업 중 하나로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한 세포치료 연구를 선정하고, 과기부 산하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을 통해 구체적인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성체줄기세포 및 배아줄기세포 연구, 동물줄기세포 이용 난치병 치료물질 생산, 줄기세포 은행 구축 등 총 8개의 핵심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2002~12년까지 11년 동안 3단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기간에 정부투자 1230억원, 민간투자 280억원 등 총 151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지난해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 과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구기관을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승인해 이에 관한 연구를 진행토록 하는 ‘생명윤리와 안전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하고, 올해 1월1일부터 시행했다. 이 시행령은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가 아니면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18개 희귀·난치병(뇌성마비, 뇌졸중, 치매, 에이즈, 척수마비, 녹내장 등) 치료에 한해 우선적으로 연구를 허용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르면 체세포 핵 이식을 할 수 있는 연구의 종류와 대상 및 범위를 심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이에 한해 인공수정을 위해 만들었거나 남은 수정란 혹은 동물, 사람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 핵을 넣어 만든 배아 등을 연구 목적으로 쓸 수 있게 허용한다는 것이다.
단, 황우석 교수와 같이 3년 이상 연구해왔거나 관련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을 경우 심의위원회가 기준을 정하기 전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황우석 교수팀은 올해 초 보건복지부에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기관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고, 앞서의 절차를 거쳐 배아연구기관으로 공식 승인을 받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통해 확보한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 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올해부터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은 연구 초기단계이고, 실제 치료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각 조직세포로의 분화 유도, 임상시험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따라서 현재로선 기술의 상용화 시기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와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에 따르면 배아줄기세포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빠르면 5년 후, 그리고 상용화는 10년 후 정도로 예상된다. 이보다 연구단계가 진척된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다양한 세포로의 분화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돼야 하겠지만, 현재 여러 경로로 진행중인 임상시험이 빠르면 2~3년 내에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
‘줄기세포株는 없다(?)’
줄기세포 연구의 활성화와 함께 주식시장에서는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주 중 직접적으로 줄기세포, 특히 지난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삼천당제약과 삼진제약 등 일부 제약회사들이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이들의 연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대학병원과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 게다가 아직은 연구 초기단계라는 점에서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성체줄기세포 혹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거나, 향후 줄기세포 치료로부터 파생할 수 있는 이종 장기 생산 관련 벤처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은 넓은 의미에서 줄기세포 관련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줄기세포 관련주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물론 이들 관련주는 해당 내용과 관계 있는 기업들을 단순 열거한 것일 뿐,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
우선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산성피앤씨, 부광약품, 마크로젠, 안국약품, 이지바이오, 서울이동통신 등이 있다. 산성피앤씨는 제대혈 및 성체줄기세포 보관업체 ‘퓨처셀뱅크’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법 연구 바이오벤처 ‘파미셀’에 각각 20.2%, 20.4%씩 지분 출자했으며, 부광약품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심장질환 치료 연구 바이오벤처 ‘안트로젠’(지분율 31.4%)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시작 단계
마크로젠과 안국약품은 미국 정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지원 방침에 따라 설립된 미국 바이오벤처 ‘비스타젠’에 각각 4.8%, 2.0%씩 지분 출자했으며, 이지바이오의 경우 조류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 바이오벤처 ‘아비코아’에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이동통신은 최근 세포치료 및 줄기세포 보관 및 활용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벤처기업 ‘이노셀’을 인수해 줄기세포 관련주로 새롭게 떠올랐다.
다음은 줄기세포 연구의 파생분야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 장기분야와 관련된 기업으로, 실제로 인간에게 이식 가능한 이종 장기를 만들 수 있는 형질전환 돼지 생산과 관련된 업체들이 이에 해당한다. 형질전환 복제 돼지를 생산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엠젠바이오’에 공동으로 지분 출자하고 있는 선진(지분율 25.6%)과 마크로젠(26.1%), 또는 무균 돼지의 간을 이용한 인공 간 제조 및 치료 관련 미국 바이오벤처 ‘헤파호프’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기술투자(7.3%)와 조광ILI(2.0%), 성원파이프(2.4%) 등도 관련주로 분류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혁명이자 희망의 빛이다. 의학적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분야이며, 전세계의 무수한 난치병 환자들을 감안하면 상용화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부가가치 또한 무한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와 관련한 일부 연구들이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긴 해도 응용범위가 다양한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이제 막 포문을 열었을 뿐이다. 따라서 실제 질병치료에 응용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수준이 선진국에 뒤지지 않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수년 내에 줄기세포를 통한 치료법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주 중 직접적으로 줄기세포, 특히 지난해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성과로 세계의 이목을 끈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성체 혹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있거나 향후 줄기세포 치료로부터 파생할 수 있는 이종 장기(무균 복제돼지를 이용) 사업과 관련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줄기세포 관련주들의 기업가치를 따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일단 해당 기업들이 영위하는 기존 사업부와 투자하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벤처 간의 수익모델 공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연구진행 단계상 줄기세포 혹은 이종 장기의 상용화를 통한 투자지분 가치 상승과 이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을 기대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다. 가령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상용화할 경우에도 연구 주체가 일부 벤처기업과 대학병원 중심임을 감안할 때 그 수혜 대상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줄기세포 연구의 사회적 가치와 상용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상업적 가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그리고 높은 성장 잠재력 등을 감안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이들 가치를 고려해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장기업 중 진정한 의미의 줄기세포 관련주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관련주 버블 우려
주가는 미래의 기업가치를 일정 부분 반영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주식투자는 일종의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대박’의 꿈을 실현할 수도 있기는 하나, 자칫 성급한 투자로 낭패를 보기도 쉽다. 현재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줄기세포 관련주들에 대한 열기 역시 훗날 별다른 연구성과가 도출되지 못했을 경우 주가 버블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다.
인류의 미래에 구원투수가 되어줄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이 과도하고 무분별한 기대로 이어져 관련주들의 가치에 과도한 버블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