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축구협회, “지원 긍정 검토”
- 코카콜라는 北 당국과 우호적 관계
- 남북한 축구팀 동반 본선 진출이 관건
2002년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
이 기차는 한국 축구와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치장된다. 물론 빨간색은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추첨으로 선발된 붉은악마 응원단은 2006년 독일 월드컵 개최 시점에 맞춰 이 기차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북한으로 향한다. 코카콜라 측은 “경비는 우리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붉은악마 기차는 북한 대표팀을 응원하는 북한 동포들을 태운 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까지 함께 가게 된다. 빨간색 기차에서 붉은악마와 북한 응원단은 축구에 대한 사랑과 동포애를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코카콜라 측은 “여행 일정을 잡아보니 24일 정도 소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기차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이 있다. “북한 철도 노후화 등의 문제가 있다면 일부 구간에선 다른 교통편을 활용한 뒤 다시 다른 전용기차를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코카콜라 측은 이 계획이 한국인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대륙횡단 철도로 서울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은 한국의 숙원이다. 독일 월드컵 출전과 대표팀 응원은 한국인들에게 ‘2002년 4강신화’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일이기도 하다. 붉은 악마의 대륙횡단 기차는 이 두 가지, ‘유라시아 철도’와 ‘월드컵’을 조화시키는 매개체가 될 것 같다 는 것이다.
“하나로 결합되는 아시아와 유럽”
코카콜라의 임원은 “이 계획이 현실화하면 세계 언론들도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남북한 응원단을 태운 붉은악마의 기차가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는 광경이 TV를 통해 여러 나라에 전해질 경우 세계인들은 두 개의 코리아가 스포츠를 통해 화해하는 모습, 평화를 지향하는 월드컵의 메시지, 하나로 결합되는 아시아와 유럽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우리 정부와 대한축구협회는 한국 코카콜라 측과 이 계획을 놓고 비공개 회의를 열었는데, 일단 “북한 통과 문제 등에 대해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북한 당국의 승인 문제와 관련, 코카콜라는 “북한에서도 현재 코카콜라가 판매되고 있다. 코카콜라는 북한 당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미국 기업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실현되기까진 많은 고비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한국 대표팀의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북한 대표팀이 본선에 오르지 못할 경우에도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 때문일까, 한국 코카콜라는 기자에게 “우리는 이 사업을 성사시키고 싶지만 현재로선 유동적인 부분이 많다. 보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결과적으로 요청을 들어주지 못해 유감이지만, 코카콜라의 ‘톡 쏘는’ 상상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