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호

주식투자 부담스런 개인투자자라면…

우량주만 올라도 주머니 든든, 지수연동 상품에 관심을

  • 이상건 재테크 칼럼니스트 lsggg@dreamwiz.com

    입력2005-03-23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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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정기예금을 통해 원금을 보장하면서 투자금액의 일정 부분만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하는 지수연동정기예금(ELD)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식투자 부담스런 개인투자자라면…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어서면서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주식의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자 다시 주(株)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주식투자에서 아픈 경험을 한 개인투자자는 쉽게 주식에 손을 대지 못한다. 게다가 지난 2001~03년 부동산 폭등기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 사람들은 원금과 이자를 갚기에 바빠 적극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고, 이자를 받는 방식의 재테크로는 적정 수익률을 올릴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포함시키면서 지수 상승의 혜택을 볼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 나서야 한다.

    주식관련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부터 살펴봐야 한다. 절대 원금을 까먹어서는 안 된다는 보수적 투자 성향은 없는지,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지수 상승세를 이용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향 분석이 끝나면 주식관련 상품 쇼핑에 나서자. 지수 상승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지수 관련 상품으로는 지수연동정기예금, 인덱스(Index)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그리고 적립식펀드 등이 있다.

    투자 성향이 보수적이라면 지수연동정기예금(ELD)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지수연동정기예금은 원금 보호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950만원은 정기예금에 넣어 1년 후 이자를 포함해 원금(1000만원)이 되도록 하고, 나머지 50만원은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 손실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지수 상승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승형, 지수하락기에 베팅하는 하락형, 이 둘을 결합한 쌍방향형으로 구분된다. 최근 금융기관들은 상승형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향후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지수연동정기예금에 가입할 때 지나치게 높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은 피하는 게 좋다. 개인투자자는 ‘어차피 원금은 보장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목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곧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10% 미만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을 택해 계속 투자해 나가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이 상품은 일반 정기예금처럼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펀드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만 판매된다. 가입을 원한다면 은행 직원에게 사전에 얘기를 해놓거나 홈페이지 혹은 신문의 금융 단신란을 보고 판매 일정을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는 지수 상승률이 곧바로 수익률로 이어지는 상품이다. 인덱스펀드는 국내 증시의 지표로 활용되는 종합주가지수를 따라가도록 KOSPI 200 종목(시가총액 상위 200개)으로 구성돼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움직임과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이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큰 흐름을 놓고 보면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올해 안에 1100~1200포인트에 도달한다면 종합주가지수를 좇아가는 인덱스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지수 1000포인트에 펀드에 가입해 1200포인트를 돌파하면, 12%의 투자 수익률이 발생한다. 물론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지수 하락기에 인덱스펀드에 가입해 지수가 상승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국내 증시는 지금까지 600~1000포인트의 박스권을 형성했다. 지수 600~700포인트에 인덱스펀드에 가입해 1000포인트에서 환매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지수 상승의 혜택을 안정적으로 볼 수 있다. 만일 미국 증시처럼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인덱스펀드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사람은 199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샤프 교수다. 샤프 교수는 “수학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능가한다는 것은 시장 평균을 능가하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서는 달성하기 힘들다”며 “시장수익률만 얻어도 훌륭한 투자”라고 말한다. “인덱스 투자는 (시장을) 이기는 종목을 사냥하는 흥분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낮은 비용 덕분에 지속적으로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샤프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전 재산을 인덱스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덱스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싸다는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능동적으로 바꾸지 않고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상장지수펀드의 상품 구성 원리는 인덱스펀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인덱스펀드는 펀드 형태로 유지되지만 상장지수펀드는 주식 형태로 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자유롭게 거래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려면 증권사에 가서 인덱스펀드 상품을 사야 하지만, 상장지수펀드는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려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대형 증권사보다는 키움닷컴과 같은 사이버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펀드투자를 통해 지수 상승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는 국내 업종 대표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종합지수가 상승하려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이들 업종 대표주의 주가가 올라야 한다. 시가 총액이 낮은 종목들의 경우 상승세가 아무리 높더라도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업종 대표주 투자의 매력은 외환위기 이후 대형 우량주 주가가 평균 8배 가까이 뛰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데서도 살펴볼 수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 20개 대형 우량주의 주가(2004년 11월12일 기준)는 외환위기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최저치였던 1998년 6월16일 대비 평균 760%나 뛰어올랐다.

    랩 어카운트를 이용해 업종 대표주 매수에 나서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 한국투자증권 등은 펀드 형태가 아니라 우량주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랩 어카운트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농심, 신한지주 등 종목을 골라 매월 일정액을 투자, 적립식으로 사들이는 구조다. 직접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런 상품을 이용하면, 시장 움직임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주식을 사둘 수 있어 편한 마음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펀드 역시 좋은 대안이다. 적립식펀드는 말 그대로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적립식펀드에 투자할 때는 무조건 수익률만 좇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수익률이 좋더라도 변동성이 높으면 그만큼 펀드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평가회사들은 펀드의 변동성을 감안한 수익률을 통해 펀드를 평가한다. 이러한 ‘위험 조정 수익률’이 상위 30% 안에 꾸준히 들어간 펀드를 많이 가진 운용사를 선택하면 일단 안심해도 괜찮다.

    펀드평가회사의 자료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경제신문의 펀드 순위 발표 기사를 보면 된다. 경제신문들은 매월 ‘위험 조정 수익률’을 기준으로 펀드 순위를 발표한다.

    수입 늘 때마다 적립금액 늘려라

    급여 인상 등으로 수입이 늘어나면 반드시 매회 불입 금액을 늘려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자녀 교육자금은 해마다 늘어나기 때문에 현재 기준으로 목표액을 설정하면 나중에는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입이 늘 때마다 불입금액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최상책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 3.6%를 적용해 볼 때 현재 1억원의 10년 후 구매력은 6900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10년 후에도 현재와 같은 1억원의 구매력을 확보하려면 투자액을 늘려야 한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3년간은 매월 100만원, 4년차부터 6년차까지는 150만원, 7년차부터 10년차까지는 200만원을 주식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변액투자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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