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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

한국 대기업 ‘임원학’

내일이 불안한 ‘별’들, 오늘도 전진 앞으로!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한국 대기업 ‘임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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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한국 대기업의 임원들은 불안하다. 회사가 기대하는 만큼 자신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늘 ‘마음의 사표’를 쓴다. 이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게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인 듯하다. 그러자면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야겠다. 그들이 들려준 욕망, 고통, 현실, 그리고 미래.
한국 대기업 ‘임원학’
함께 대학문을 나왔지만,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들은 대부분 과장, 차장이거나 빨라야 부장이 됐다. 회사를 차려 사장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도 있지만, 아직 대기업 임원 자리에 오른 친구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들 꿈꾸고 있으리라. ‘별’을 달겠다는 욕심으로 마음과 실력을 가다듬고 있겠지. 친구들 중 누가 먼저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을까. 또 그들 중 누가 최고경영자에 올라갈까.

〈 1. 5대그룹 임원이 되려면… 〉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인사 관련 임원을 취재하면서 공통적으로 질문한 것이 있다. “저를 직장 후배라고 생각하시고, 임원이 되는 비결을 가르쳐 주세요.” 대답이 뻔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후배라고 생각하시고…’라는 대목 때문인지 모두 진지하고 성의껏 대답해줬다(이 질문이 제대로 먹혀들게 하려면 정말 선배님을 대하는 것처럼 표정 연기를 리얼하게 해야 한다). 이들의 답변을 정리해보니 그룹별 특색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현재 각 그룹이 당면한 문제도 숨김없이 드러났다.

회사의 점(點), 회사의 핵(核)

재계 1위 삼성의 인사담당 임원.



“윤종용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삼성 임원의 공통점은 입사 기수 중에서 가장 건강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건강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이런 기본기는 늘 갖춰져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 나는 인사담당자지만 중국어도 공부하고, 심리학도 공부했다. 틈틈이 해외 글로벌 기업의 인재육성 사례도 수집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을 많이 도와줘라. 그러자면 부지런해야 한다. 도움을 받은 사람은 언젠가 빚을 갚는다. 미래지향적인 사람은 늘 바쁘다.”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세상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보여준 책이 있다. ‘이건희 에세이’인데, 삼성이 원하는 인재상의 핵심적 시각이 들어 있다.

“예스맨, 관료화한 인간, 화학비료형(생색내기 좋아하는) 인간에겐 공통점이 있다. 능숙한 말솜씨로 여러 가지를 말하지만 대개 1인칭이 아니라 3인칭 화법을 즐겨 쓴다는 점이다. ‘내가 하겠다’가 아니라 ‘사원이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런 사람은 회사의 점(點)으로 머물러 있다. 그러나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물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회사를 이끌어가는 핵(核)이 된다.”

다음은 재계 2위 현대차그룹 임원.

“일하는 게 남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가령 팩스를 받아서 상사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고 하자. 제각각 들어오는 팩스를 업무별로, 영역별로 구별해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하지만 일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습에 상사는 감명을 받을 것이다. 팩스를 전달하는 단순한 일에서도 프로가 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모방을 극도로 경계하는 회사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과 맞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대차는 독창적인 디자인, 빈틈없는 기술이 승부를 가른다는 사실을 절절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고급차를 선호하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으려면 현대차가 ‘분명히 다르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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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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