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호

‘프레젠테이션 귀재’ 애플社 스티브 잡스 회장의 연설 비결

텅 빈 슬라이드 내놓는 자신감, 많은 것 생각케 하는 짧은 침묵

  • 한정림 잉글리시헌트 대표이사 han@englishunt.com

    입력2007-03-08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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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월한 재즈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음악의 힘은 음표와 음표 사이, 즉 음의 중간에 있는 조용함 속에서 드러난다. 스티브 잡스는 그처럼 어느 순간, 음 사이에 있는 것처럼 짧게 침묵한다. 이렇듯 갑자기 비울 때, 청중은 스스로 많은 것을 채운다. 그는 변덕스러운 청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는 심리학자이자, 청중을 흥분시키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프레젠테이션 귀재’ 애플社 스티브 잡스 회장의 연설 비결
    제손으로 전기밥솥 하나 사지 않던 한 친구가 어느 날 내게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양 이렇게 말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 알지? 청바지만 입어도 근사한 사람 말이야. 그 사람이 얼마 전 ‘아이폰’이라는 휴대전화를 새로 개발했다면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는데, 넋을 잃고 봤어. 너도 꼭 봐라, 얘. 너한테 꼭 필요할 것 같더라.”

    한낱 제품설명회가 얼마나 재미있기에 저렇게 호들갑을 떨까. 게다가 애플의 아이폰은 한국에선 사용할 수도 없는 휴대전화라고 하던데. 자신에게 쓸모도 없을 전자제품 설명회를 넋을 잃고 봤다고? 이해가 가질 않았다.

    게이츠 vs 잡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연설을 잘한다는 말은 전부터 듣던 터였다. 그가 스탠퍼드 대학에서 졸업생에게 축사를 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떠돌 때 슬쩍 본 기억도 났다. 군더더기 없는 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짧은 침묵,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는 표정 등은 그만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튼 친구가 재미있다고 하고, 배우는 데는 누구 못지않게 부지런한 나인데,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에게 한 수 배워볼까?



    IT업계엔 스티브 잡스말고도 또 한 사람의 거물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빌 게이츠다. 그도 신제품이 출시될 때면 직접 나와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두 거물의 연설법을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해서 맥 빠질지 모르지만, 나는 스티브 잡스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와 매킨토시에서 지원하는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부터 비교해보자. 제품이 곧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사고방식을 대변하는 것일 테니.

    마이크로소프트는 파워포인트로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청중을 앞에 놓고 연설할 때 사람들은 으레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자료를 만들기 쉽고, 다양한 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프레젠테이션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MS의 프레젠테이션 마법사로는 청중이 요점을 기억하지 못하고, 좋은 영향을 주지도 못한다”고 비난한다. 이 때문에 아마추어들이 MS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것이란 악성 루머도 나돈다. 나도 써봤지만 MS 프로그램으로는 다양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글머리 기호, 큰 표제 제목, 상투적인 배경과 클립아트 그림은 자칫 청중이 프레젠테이션에 식상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매킨토시 컴퓨터를 사용하면 좀 다르다. 매킨토시 프로그래머들은 ‘매끄럽고(sleek), 단순하며(simple),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user friendly)’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명쾌하고 멋져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각사의 대표선수들이 일합(一合)을 겨루는 모습을 지켜보자. 먼저 사진(233쪽)에서 보는 것처럼 빌 게이츠의 프레젠테이션은 텍스트가 많다. 텍스트가 많으면 아무래도 뉴스 앵커처럼 주르륵 읽게 된다. 프레젠테이션을 이렇게 하면 사람들은 하품을 하기 시작한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기대를 갖게 하라!

    경영분야 작가이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으로 유명한 세스 고딘은 그의 저서 ‘실패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파워포인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파워포인트를 사용해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그림 파일을 만들고 싶다면 회의를 취소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나을 것이다. 파워포인트는 보고서 작성용이지 프레젠테이션용이 아니다. 의사소통이란 당신이 왜 기분이 좋은지 혹은 슬픈지를 이해시키는 것이다. 당신이 대단한 작가가 아니라면 보고서에 그런 것을 담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귀재’ 애플社 스티브 잡스 회장의 연설 비결

    빌 게이츠의 슬라이드엔 텍스트가 많다(위). 반면 스티브 잡스의 슬라이드엔 이미지와 숫자만 보인다(아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간결하다. 암시적인 그림과 화살표만 보인다. 그가 제시하는 슬라이드는 ‘젠(Zen, 禪) 스타일’(절제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접근방법)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는 달랑 단어 한 개만 있는 슬라이드를 보여주든지, 상징적인 그림 하나를 보여줄 뿐이다. 단어와 그림은 그가 말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그가 말하고 싶은 키 메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청중이 슬라이드에서 읽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연설의 첫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지 못하면 연설은 엉망이 되고 만다. 첫 번째 슬라이드에 회사 개요나 목차를 보여준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도식적인 설명으로는 어떤 청중도 사로잡지 못한다.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1 : 긍정적 분위기 조성하기(Subconscious Icebreaker)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아이폰’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그는 음악이 힘차게 울려퍼지는 무대 위로 올라왔다. 관객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누가 음악을 크게 틀 것이라 예상하겠는가. 늘 시간은 제한돼 있다. 그러다보니 일분일초라도 준비해온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초장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해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가 고른 음악도 기발하다. 미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제임스 브라운의 ‘I Feel Good’이었다. 이 노래의 가사가 애플사나 신제품과 관련이 있을까? 전혀 없다. 이렇듯 엉뚱한 대중음악을 청중에게 들려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청중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분위기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청중은 음악을 들으며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비즈니스와 대중음악! 그는 청중이 자신이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듣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시킨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무대에 오른 그가 제시한 두 장의 슬라이드였다. 첫 슬라이드는 애플 기호였고, 다음 슬라이드는 ‘Mac World’란 단순한 글자였다. 그는 오늘의 주제가 무엇인지 나열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오늘 우리는 함께 역사를 만들어갈 것(Together today, we’re going to make history)”이라는 간단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청중을 감동시켰고, 또 한 번 큰 박수를 끌어냈다.

    혹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프레젠테이션 장소가 대형 강당이 아니라 소규모 회의실일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경우엔 준비한 슬라이드의 시작과 끝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청중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준비, 또 준비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2 : 철저한 준비로 자연스럽게 하기(Rehearses · Being Himself)

    스티브 잡스는 무대에 서 있을 때 매우 편안해 보인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능수능란해 보인다. 언제나 청중의 흥미를 돋우고, 자신이 준비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어간다.

    그러나 날 때부터 연설을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는 틀림없이 수없이 연습하고 단점을 보완했을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남을 어설프게 흉내 내거나 따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충실해 보인다. 예를 들어 그가 연설 마지막에 애플사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할 때 목이 메이는 장면이 나온다. 연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를 통해 청중은 그가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그의 깊은 감정까지 공유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3 : 자세한 설명과 주요 부분 강조하기(Detailed Explanation · Focuses on the Main Topic)

    스티브 잡스는 이야기를 풀어갈 때 늘 특정한 순서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먼저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세부적인 설명을 하며, 마지막으로 총체적인 관점에서 요약한다.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아이팟, 전화 그리고 혁명적인 인터넷 통화의 세 가지 기능을 모두 강조해서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청중에게 세 가지 개념을 반복해서 말하도록 요청했다. 모든 청중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요소를 자연스럽게, 저절로 확인한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귀재’ 애플社 스티브 잡스 회장의 연설 비결

    설명적인 슬라이드는 청중의 관심을 떨어뜨린다(위). 암시적이고 간명한 이미지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아래).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4 :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역동감 부여하기(Dyna-mics with a Variety of Media)

    그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으면 흥미로운 TV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는 TV 광고로 사용된 장면이나 사진들, 심지어 비디오와 같은 영상물을 집어넣어 청중을 흥분시킨다. 어떤 때는 2∼3초마다 슬라이드를 넘기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모든 청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내용이 없는 슬라이드를 켜놓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현대의 청중이 너무 많은 시각적, 청각적 자극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청중의 심리를 정확히 읽으며 이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이다.

    세스 고딘은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청중의 심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당신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면 청중은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하길 바란다. 그들은 당신이 말하는 방법이나 의상, 제스처를 보고 판단하면서 우뇌를 사용한다. 또한 그들은 당신이 두 번째 슬라이드를 넘길 때쯤 이미 당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좌뇌를 사용한다.”

    스티브 잡스는 누구보다도 이 점을 잘 아는 것 같다. 그가 워낙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청중은 잠시도 지루할 시간이 없다. 간결, 명쾌한 이미지, 비디오, 광고 등을 혼합하는 그만의 연설 노하우를 따라 하는 사람이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모든 것을 시시콜콜하게 보여줄 필요가 없다. 시각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모든 항목을, 모든 청중의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대신 시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잘 조합된 단어들이 청중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슬라이드에 담긴 이미지 이상을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청중이 당신의 아이디어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유의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 간단함(Simplicity)

    - 미묘함(Subtlety)

    - 우아함(Elegance)

    - 설명적인 것보다는 암시적인 것(Suggestive rather than the descriptive or obvious)

    - 자연스러움 : 부자연스럽거나 강요적인 것은 금물(Naturalness: nothing artificial or forced)

    - 여백(Empty Space)

    - 침묵, 평정(Stillness, Tranquility)

    -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제거(Elimi-nating the non-essential)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는 이 모든 것이 잘 버무려져 있다. 간단함,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제거했음이 그의 간결한 슬라이드에 잘 나타나 있다. 프레젠테이션에 응용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은 우아함과 미묘함이 느껴진다. 설명적인 것보다는 암시적인 것, 그리고 자연스러움은 철저한 준비 과정을 통해 청중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모습에서 부각된다.

    여백, 침묵, 평정의 요소는 그가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빈 슬라이드를 보여주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내는 기법을 통해 알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칼 호위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단어가 별로 없다. 청중은 읽을 게 별로 없어 그가 하는 말에 더 집중한다”며 “그렇게 되면 청중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비우면 채워진다’

    이번에는 그가 중간중간에 구사하는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살펴보자. 우선 ‘비어 있는 화면(Go Naked)’이라고 불리는 기술에 대해 얘기해보자.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그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적절한 순간에 스크린을 완전히 사라지게 한다. 탁월한 재즈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음악의 힘은 음표와 음표 사이, 즉 음의 중간에 있는 조용함 속에서 나타나듯 그는 어느 순간 짧게 침묵한다. 침묵은 말의 요지와 의미를 제공한다.

    때로 빈 스크린은 다음에 나타날 이미지에 더 강한 인상을 준다. 빈 슬라이드를 내놓는 것은 자신감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발표자는 내용이 빼곡히 적힌 슬라이드를 버팀목 삼아 내놓는다. 그래야 안심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준비가 덜 된 발표자에게 텅 빈 스크린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스크린을 비운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당신에게 쏠려 있음을 의미한다. 짜릿하지 않은가.

    둘째, 그는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는다. 영어 관용구에 이런 표현이 있다. Don’t throw the baby out with the bath water(목욕물을 버린다고 아이까지 버리지 마라). 시각적 스타일을 세련되게 한답시고 효능이 입증된 옛 기술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연설가들이 수세기 동안 검증한 좋은 패턴은 많다. 스티브 잡스도 검증된 패턴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서론 : 10∼20%, 본론: 60∼80%, 결론: 10∼20%’.

    좋은 글에는 좋은 구조가 있다. 좋은 연설도 마찬가지다. 처음, 중간, 끝을 둠으로써 프레젠테이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100%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론·본론·결론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21세기형 프레젠테이션’

    어떤 연설을 하든 첫 30초가 가장 중요하다. 그 짧은 시간에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당신의 연설을 듣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실천하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연설 서두에 관객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흥미롭거나 논쟁이 되는 발언을 할 수도 있다. 예전에 들은 재미있는 농담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초장에 청중으로부터 주목을 받으면 당신의 연설은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다.

    본론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언제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청중은 이미 서론을 통해서 연사와 주제에 대해 파악한 단계이다. 그러므로 청중은 이제 프레젠테이션의 본론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본론을 제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루고자 하는 논점을 일관성을 갖고 제시하는 것이다. 여러 논점을 비슷한 논점끼리 연결하면서 점차 주제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더욱 논리적으로 들리고 청중이 고개를 끄덕인다. 또한 청중에게 많은 논점을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 무의미한 여러 가지 논점보다 강력한 한 가지 논점을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결론에는 서론에서와 마찬가지로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결말 부분은 연사가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결론을 다음과 같은 기회로 생각하고 마무리하면 효과적이다.

    1. 연설의 중점을 요약할 기회(Sum-marize the main points of your speech)

    2.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는 기회(Provide some further food for thought for your listeners)

    3. 관객이 자신의 연설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도록 해줄 수 있는 기회(Leave your audience with positive memories of your speech)

    4. 마지막 생각과 감정을 선택할 기회(Choose the final thought/emotion)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검증된 규칙 속에 놀랄 정도로 발달한 현대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현대의 청중은 집안에 앉아 수백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영화를 편안하게 즐기려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또는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시각 자료나 형식은 탈피해야 한다.

    아이폰 설명회에서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프레젠테이션은 오랫동안 훌륭한 연사들이 지켜온 규칙을 준수하면서 현대의 기술을 아낌없이 사용한 사례다. 21세기형 프레젠테이션의 결정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티브 잡스는 케네디 대통령, 토니 블레어 총리,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웅변가는 아니지만 분명히 현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의 귀감이 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변함없이 통하는 것

    ‘프레젠테이션 귀재’ 애플社 스티브 잡스 회장의 연설 비결
    한정림

    1960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한국외대 동시통역대학원 석사, 미국 피츠버그대 석사(영어교육학)

    경기도 영어마을·인천시 영어마을 교과과정 개발, EBS TV 토익 초등교사 영어 연수

    現 잉글리시헌트 대표이사, 하이닉스 반도체·코오롱정보 통신·서울대병원 영어 교육

    저서 : ‘하루 10분 비즈니스 영어’ ‘하루 10분 비즈니스 영어 프레젠테이션’


    나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프레젠테이션을 봤고 또 직접 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그런 내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제품만 혁신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의 탄생을 알리는 방법도 혁신적이고 아름다웠다.

    어떤 프레젠테이션이든 변함없이 통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할 때 마음이 전달된다는 점이다. 또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그동안 지키려고 했던 소중한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한 느낌이다. 어떤 것이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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