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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학자의 대담한 제언

“다케시마의 한국 주권 인정하고, 울릉도 기점으로 EEZ 설정하자”

  • 세리타 겐타로 아이치가쿠인대 교수·국제법 / 번역·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 minoritylee@hanmail.net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학자의 대담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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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재판소 해결은 가능한가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학자의 대담한 제언
이제까지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제기된 해결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제안한 공동 등대 설치안과 일본이 제시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방안이다.

현대사의 불행한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15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협상 끝에 1965년 6월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한일협정이 체결됐다. 체결 직전이던 그해 5월, 한일관계 정상화를 준비하던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했다. 워싱턴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회담한 딘 러스크 국무장관은 “다케시마에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등대를 설치하고 그 귀속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놔두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폭파’를 언급했다고 한다.

사실 ‘폭파’와 관련한 발언은 협상과정에서 일본측도 했던 것 같다. 한국 정부는 2005년 8월 한일회담에 관한 모든 기록을 공개했는데, 1962년 9월3일 도쿄에서 개최된 6차회담의 ‘예비절충기록’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아시아국장은 “가치도 없는 섬이고 그 크기도 히비야 공원 정도다. 폭파해 없애버리면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 제안한 ‘공동 통치안’에 대해 한일 양국은 ‘폭파’라는 극단적인 방식, 즉 문제가 되는 다케시마 자체를 없애버리는 게 낫다고 반응한 것이다. 이 시기의 한일관계는 일본에 의한 식민통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아직 성숙한 관계가 아니었다.



또 다른 방법인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은 한국측이 거부했다.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측의 공식 견해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1954년 9월 구상서(口上書)를 통해 한국 정부에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해결을 제안했지만, 같은 해 10월 한국은 각서를 보내 거부하고 “분쟁 해결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위탁하고자 하는 일본 정부의 제안은 사법적인 포장을 씌워 허위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 기도에 불과하다. 한국은 독도에 대해서 처음부터 영토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국제사법재판소에 그 권리에 대해 확인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남은 방법은 일본이 일방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이지만, 현재 일본 정부는 이 방법을 취할 의사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일방적인 제소는 상대국이 재판소의 관할권을 수락하지 않고 있음을 알림으로써 상대국이 재판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제사법재판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므로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냉전시대 적대국들 사이라면 모를까 현재의 한일관계는 일부러 상대국을 폄훼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일본의 현재 영토를 규정한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대일평화조약 영토조항은 미국 주도로 작성됐다. 그 작성과정에서 한국은 일본이 포기할 영토를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에 더해 다케시마까지 명시해야 한다고 미국에 제안했으나, 미국은 1905년 당시 다케시마가 한국령(領)이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1905년부터 다케시마는 시마네현 소속이었다’고 인정해버렸다.

2001년 국제사법재판소가 카타르와 바레인 사건에서, 두 국가의 식민지 종주국이던 영국이 1939년 하와루섬을 바레인 소속으로 결정한 것이 구속력을 갖는다고 판결했음을 감안할 때, 대일평화조약 체결 당시 연합국의 판단, 특히 이를 주도한 미국의 판단은 국제법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다케시마 문제를 심의한다면 재판소의 판례 동향으로 미뤄볼 때 당시 미국의 판단이 한일 양국을 구속한다는 판결이 나올 개연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측은 국제사법재판소 재판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따라서 현실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해결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케시마의 ‘역사인식’

그렇다면 해결의 가능성은 전혀 없는가. 시마네현과 돗토리현, 효고현의 어민들은 언제까지 고충을 감내하며 일본해의 자원고갈을 좌시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앞으로도 계속 다케시마는 한일 양국 국민의 ‘가시’로 남아 있어야 할까. 필자는 여기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폭파’가 아니라 ‘지우는 것’이라고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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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타 겐타로 아이치가쿠인대 교수·국제법 / 번역·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 minority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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