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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최초로 ‘경제특별도’ 선포한 충청북도

“기업하기 좋다는 입소문, 벌써 전국에 쫙 퍼졌죠”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지자체 최초로 ‘경제특별도’ 선포한 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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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닉스 1공장 들어오고, 40층 주상복합 들어서고…
  • “기업인 고통은 경청(傾聽), 자금지원은 팍팍”
  • 2010년 1인당 도민 소득 3만1000달러
  • KTX로 서울과 30분, 청주공항까지 고속도로…
지자체 최초로 ‘경제특별도’ 선포한 충청북도
충북도청에서 보낸 한 장의 초청장이 ‘신동아’로 배달됐다. 봉투를 뜯어보니 ‘경제특별도 선포식’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경제특별도? 한국에 또 다른 경제자유구역이 들어서나? 선포식 날짜와 시간을 보니 1월25일 오후 2시였다. 장소는 청주 예술의전당.

청주. 지난해 말 친구 아버님의 부고(訃告)를 듣고 달려간 적이 있다. 저녁에 갔다가 새벽에 돌아오느라 청주의 그림자만 잠깐 보았을 뿐이다. 다만 저녁 무렵 고속버스가 청주 톨게이트를 지나 아담한 4차선 도로에 들어설 때 도로 양쪽에서 방문객을 맞아주던 나무들은 인상적이었다. 늘 그대로 머물러 있는 고향 같은 느낌.

청주를 다시 찾았다.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길에 택시 기사는 “청주시민의 40%는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이라며 “청주공단 등에 기업이 들어올 때마다 함께 들어온 직원들과 가족이 사실상 청주시민”이라고 말했다. 청주가 살기 좋은 곳이냐고 물었더니 “범죄도 없고 사람들도 순해 살기 좋다”며 “머지않아 대농단지에 40층이 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고, 하이닉스 1공장도 입주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기업을 유치하면 사람들이 함께 들어온다. 그 사람들 덕분에 병원도 생기고, 할인점도 들어선다. 그러면 의사, 간호사, 할인점 직원도 들어온다. 새로운 건물 공사가 시작되면 인부들도 들어온다. 이들이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유흥시설도 들어온다. 사람이 많아지면 복지시설도 생기고, 사회복지사들이 들어온다. 인구가 늘어나면 길거리가 지저분해진다. 그래서 그걸 치우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 한국의 모든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기업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이렇듯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고 연쇄적이기 때문이다. 충청북도도 마찬가지다.

경제특별도 선포식 현장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초대받아 식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농성을 벌이는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데 엉켜 예술의전당 출입구는 한때 몹시 혼잡했다. 농성 노동자의 출입을 저지하려는 전경들과 취재경쟁에 열을 올리는 각 방송사 카메라들 때문에 행사장은 시작 전부터 왁자지껄했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니 1층 700석과 2층 500석이 벌써 사람들로 꽉 채워졌다. 열기가 느껴졌다. 이윽고 선포식이 시작되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권오규 경제부총리, 그리고 경제 5단체장들이 충북의 경제특별도 선포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펼쳐졌다. 이 영상을 준비하면서 충북도청 공무원들은 국내 경제관련 인사들을 만나 앞으로 충북이 무엇을 하려는지 설명했을 것이다. 알려야 소문이 퍼지고, 소문은 기업인들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충북 내 기업의 노동자 대표와 기업인 대표, 농업인 대표, 시장 상인 대표와 공무원 대표가 나와 충북의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하겠다고 다짐하는 광경이었다. 상투적인 모습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충북을 발전시키겠다고 서로 손을 맞잡은 것만큼은 더없이 보기 좋았다. 가식적이라도 손을 잡는 것, 요즘엔 이마저도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닌가. 요즘 지자체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

파격적인 기업 지원

경제특별도는 경제자유구역과 다르다. 특별법을 제정하고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가는 구조가 아니다. 정우택 충북지사에 따르면 “기업을 경영하기 좋다는 입소문이 돌아 기업인이 몰려들게 되면 한국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말은 일리가 있어 보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원래 실속 있는 파티는 은밀하게 ‘선수들’끼리 소문을 내면서 모이는 파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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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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