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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복귀한 ‘헐크’ 이만수

“울적하면 야구장에 오라, 리(李) 코치를 보면 근심이 사라진다”

  • 김동훈 한겨레 체육부 기자 cano@hani.co.kr

10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복귀한 ‘헐크’ 이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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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테인먼트’

10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복귀한 ‘헐크’ 이만수

2002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다시 만난 선동렬(왼쪽)과 이만수. 둘의 대결은 1980년대 후반 한국 프로야구의 빅카드였다.(왼쪽) 현역시절 이만수는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오른쪽)

그는 평소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을 자주 쓴다. 팬과 함께 하는 야구, 팬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야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국내 무대에 복귀한 것도 SK와이번스가 바로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5월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불펜코치로 2년 연장계약을 맺었다. 시즌이 끝난 후 아내와 함께 콜로라도로 여행도 떠났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돌아와 보니 SK에서 전화가 여러 번 와 있었다. 그때까지 SK가 자신을 영입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는 전혀 접하지 못했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SK 구단의 야구 철학. 자신의 그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SK야구단 신영철 사장이 ‘우리 선수들은 안타를 치고도 웃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팬들이 즐거워하겠느냐’고 하셨어요. 전적으로 공감했죠.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구단이라면 한국에서 야구를 다시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죠.”

문제는 화이트삭스와의 계약을 해지하려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구단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더니, 뜻밖에도 위약금 한푼 받지 않고 흔쾌히 허락했다. 그가 7년 동안 화이트삭스 구단에 기울인 정성과 신뢰의 결과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말 귀국하자마자 인천에 집을 마련했다. 부모, 형제들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팀에 소속됐으면 인천 팬과 생활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팬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고, 팬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기 위해서”이다.

이 코치는 팬이 많다. 현역 시절 올스타 최다 득표를 네 차례나 차지했다. 그가 귀국했을 때 10년 만의 귀환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많은 팬이 나와 그를 반겼다. SK야구단 박철호 홍보팀장은 “이 코치가 입단한 뒤 구단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급증했다”며 “SK로 응원팀을 바꿨다거나, 삼성 다음으로 SK를 응원하겠다는 글이 많다”고 귀띔했다.

팬과 얽힌 일화도 많다. ‘헐크’라는 별명도 팬이 지어줬다. 홈런을 친 뒤 포효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이 팬이 지어준 것. 그는 ‘헐크’라는 별명이 자신에게 참 잘 어울린다고 좋아했다.

얼마 전에는 SK 구단 사무실로 팩스가 날아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사는 사이토 유키라는 30대 일본인 여성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원정경기를 올 때마다 야구장을 찾은 이 코치의 열성 팬이다. 그는 “이 코치가 항상 웃으며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사인도 해줘서 남편과 21개월 된 아들이 매우 행복했다”며 “SK의 스프링캠프를 찾아가고 싶은데 전지훈련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온 것이다. SK 구단은 답장과 함께 SK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이 코치의 사진을 보내줬고, 사이토씨는 “2월 중순쯤 일본 전지훈련지로 이 코치를 만나러 가겠다”고 전해왔다.

이 코치는 “미국 야구장에서는 맥주 한 컵에 5달러나 하는데도 꼭 야구장 안에서 사 먹는 열성 팬이 많다. 자신이 돈을 써야 선수의 연봉도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프로는 팬과 공존해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그가 대학을 졸업하던 1982년에 생겼다. 그는 “프로야구가 생기지 않았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스에 입단한 그는 1982년 3월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MBC청룡과의 개막전에서 첫 홈런, 첫 안타, 첫 타점을 올리며 한국프로야구의 신기원을 열었다. 그리고 1984년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홈런, 타율, 타점왕을 석권하는 타격 3관왕에 올랐다. 이 기록은 22년 동안 깨지지 않다가 지난해 롯데 이대호가 사상 두 번째로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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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한겨레 체육부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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