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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연구

‘라오스의 정주영’ 오세영

“제주도보다 넓은 라오스의 밭을 유전으로 바꾼다”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라오스의 정주영’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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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한 공산국가

파테트 라오의 세력은 2개 사단 규모에 불과했는데, 라오스 왕정은 파테트 라오 소탕작전을 산악지대의 소수민족인 ‘몽족’에게 맡겼다. 이 몽족을 지원한 것이 미국의 CIA였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태국의 기지에서 발진한 폭격기로 북베트남을 폭격했는데, 이때 파테트 라오군의 은신처도 함께 두들겼다.

라오스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가 아니기에 미국의 라오스 폭격은 국제법 위반이다. 그러나 북베트남은 라오스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480여 km의 ‘호치민 루트’를 이용해 남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베트콩에 전투물자를 제공했으니, 파테트 라오 세력도 중립을 지켰다고 볼 수는 없다.

베트남전쟁은 베트콩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베트콩 세력이 남베트남을 거의 장악하자, 북베트남은 1973년 1월27일 미국과 맺은 휴전조약을 깨고 남베트남의 수도인 사이공을 점령하고(1975년 4월30일), ‘남북통일’을 완성했다.

당시 베트남에 파병했던 한국은 이 통일을 ‘월남 공산화’로 불렀다. 북베트남군이 베트남을 통일하자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내전도 공산 게릴라의 승리로 귀결됐다. 캄보디아는 당시 ‘크메르’라는 국명을 사용했는데, 크메르는 베트남보다 먼저 공산화됐다. 친미(親美) 론놀 정권에 반기를 든 공산 게릴라 ‘크메르 루즈’ 세력이 1975년 4월17일 수도인 프놈펜을 장악한 것이다.



크메르 루즈는 국명을 ‘민주 캄푸치아’로 바꾸고 론놀 정권에 협조한 200여만명을 죽이는 ‘킬링필드’를 연출했다. 베트남이 통일된 4개월 후인 1975년 8월에는 라오스의 파테트 라오 세력이 비엔티안을 점령했다. 비엔티안은 태국과의 국경선인 메콩강 바로 옆에 있다. 따라서 메콩강을 건너 태국으로 쉽게 건너갈 수 있다.

파테트 라오 세력이 비엔티안에 진입하자 35만명이 넘는 반(反)공산세력이 태국으로 탈출했다. 탈출자 가운데 절대 다수는 파테트 라오와 싸운 몽족(25만여 명)이었다고 한다. 이날 이후 라오스와 베트남은 공산국가가 되었으나, 캄보디아는 1993년 이후 선거를 치르는 민주국가로 변모했다.

‘공산국가’ 라오스의 수도에 도착한 기자는 그러나 공산주의의 냄새를 맡지 못했다. 밝고 공손하고 조용한 사람들, 하노이나 프놈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거리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이러한 인상은 떠나는 날까지 계속됐다.

라오스는 선진국과 국제기구의 지원으로 근근이 연명해온 나라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3년 라오스는 한번에 모든 허가절차를 완료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법을 만들었다. 외국인이 투자청의 허가를 받으면 다른 기관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한 것. 이로써 라오스도 공산체제를 유지하면서 개혁·개방을 선택한 대열에 합류했다.

라오스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도 되지 않는 세계 최빈국이지만, 여러 기관이 실시하는 행복지수 조사에서는 항상 방글라데시와 수위를 다툰다. 이곳에서는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을 볼 수 없다. 가난해도 남의 것을 넘보지 않는 ‘욕망이 멈춘’ 사회인 것이다.

월급쟁이에서 창업자로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온 기자에게 라오스의 편안함은 경이 그 자체였다. ‘라오스의 발견’은 코라오그룹과 오세영 회장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증폭됐다. 이 역시 놀라운 발견이 아니라 편안한 발견이었다. 코라오그룹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오세영이라는 인물부터 탐구해야 한다.

오 회장은 라오스에 입성한 지 10년도 안 돼 라오스 제1의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라오스 시장이 작다고 해도 외국인이 1위 그룹을 일구는 것은 쉽지 않은데, 그는 짧은 시간에 기적을 만들어냈다. 오 회장은 2004, 2005년에 열린 세계 한상(韓商)대회를 통해 국내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그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는 시도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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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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