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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박경철의 증시 뒷담화 ‘마지막회’

증권사·판매사·운용사는 자기 본분에만 충실하라!

위기에서 얻은 뼈저린 교훈

  • 박경철 의사, 안동신세계병원장 donodonsu@naver.com

증권사·판매사·운용사는 자기 본분에만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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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운용사는 대개(아닌 경우도 있지만), 공모건 사모건 여러 사람의 자산을 모아서 그것을 하나로 묶어서 운용한다. 즉 증권사는 고객 1인을 대상으로 영업하지만, 운용사는 고객의 자금을 하나로 묶어 패키지로 관리 운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아무래도 자산운용사는 증권사의 영업태도와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또한 많은 자금을 운용하는 운용사의 기능에 대해선 법적인 견제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펀드 운용자, 즉 펀드매니저는 이름 그대로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에 집중되어 있고, 증권사에는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과 영업을 담당하는 창구 영업직원들이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악어와 악어새

이런 운용사와 증권사의 관계는 이중적이다. 우선 운용사의 펀드를 창구에서 파는 판매처는 증권사와 은행이다. 많은 사람이 펀드 가입을 은행에서 하지만 사실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아무래도 증권투자 관련 상품은 증권사 직원들이 더 전문적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를 기준으로 보면 운용사는 ‘을’이고 증권사는 ‘갑’이다. 앞서 말한 대로 우리나라에서 실제 판매되는 펀드 수만 해도 거의 1000개에 육박하기 때문에 펀드란 우선 증권사에서 추천하고 판매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권사나 은행을 모기업으로 두지 않은 중소형 운용사들이 탄탄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고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주식의 거래는 기본적으로 증권사를 통해야 하고, 이 거래를 수행하는 증권사는 그 수수료가 중요한 수입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운용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할 경우, 어떤 주식을 사고 어떤 주식을 팔 것인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펀드매니저, 즉 운용사에 있지만, 이 결정이 실제 매매로 이어지는 곳은 증권사라는 얘기다. 증권사는 매매과정에서 수수료를 취한다. 이는 부동산 매매자가 공인중개소에 비용을 대고 계약서를 쓰는 이치와 같다. 이 경우는 물론 증권사가 ‘을’이고 운용사가 ‘갑’이 된다. 운용사는 자신의 펀드자금으로 주식을 사고팔 때, 자기 마음에 드는 증권사를 택할 수 있다. 계열 증권사를 두고 있는 운용사라 하더라도, 지나친 매매를 통해 계열 증권사의 이익을 늘려주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일정비율은 다른 증권사를 통해 매매해야 한다. 운용사의 선택은 곧 증권사의 수입으로 연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는 운용사가 자기 증권사를 통해 매매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자체 리서치센터에서 생산한 고급 정보를 운용사의 펀드매니저에게 전달한다. 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그 정보를 참고해 주식을 사고팔도록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에는 운용사의 매매거래 위탁이 쏠리게 된다. 이때 여러 증권사가 특별히 밀어주는 펀드는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쉽고 판매가 잘 이루어진다. 그렇게 되면 운용사는 자신의 펀드를 많이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관계가 바로 증권사와 운용사의 관계다. 둘 간의 관계에 있어 가장 이상적 선택은, 운용사는 가장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리서치센터를 가진 증권사를 거래창구로 많이 이용하고, 반면 증권사는 가장 좋은 운용능력을 가진 운용사의 펀드를 전문가의 눈으로 골라 고객에게 추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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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의사, 안동신세계병원장 donodon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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