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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변호사의 알아두면 돈이 되는 법률지식 ⑤

계약은 웬만해선 물릴 수 없다

무효·취소·해제 등은 극히 예외적

계약은 웬만해선 물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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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행동에 착수하는 것’의 의미는 포괄적인데, 계약의 종류에 따라 계약의 이행에 필요한 행동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분양)계약에서는 중도금 지급 시기를 계약 이행에 착수하는 시기로 본다. 그러니까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중도금을 일부라도 지급했다면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계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꼼짝없이 남은 중도금과 잔금을 모두 지급하고 아파트를 분양받는 수밖에 없다.

다만 건설회사가 제때 공사를 마치지 못하거나 준공검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면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계약 당일에는 아무런 손해 없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얼마 전 중년여성 한 분이 “계약을 체결했다가 마음이 변해 곧바로 계약을 취소하려 했지만 상대방이 거부하고 있다”면서 “계약 체결 후 6시간 이내에는 마음대로 계약을 무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도움을 청해왔다.

그분은 6시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계약 당일’에는 마음대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대체 당일 또는 6시간이라는 기준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 사례의 여성에겐 어떤 변호사도 시원한 도움을 드리지 못한다. 양쪽 당사자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게임 끝!’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야 하는 것이다. 일단 도장을 찍고 난 다음엔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다.

섣불리 계약서에 도장 찍는 것을 막으려면 즉석 계약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도장을 찍는 순간 ‘게임’이 끝난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 이른바 ‘선수’들은 ‘일단 도장부터 찍고 보자’며 집요하게 덤벼드는데, 이런 상황에서 너무 빨리 결정했다간 상대방에게 제물이 되기 십상이다. ‘말하기 선수’인 상대방의 현란한 말솜씨에 정신을 빼앗겨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부디 도장을 찍기 전에 계약서를 집이나 사무실로 들고 와서 한 번 더 따져보고 주위에도 물어보시길 당부드린다. 그렇게 해도 절대 늦지 않다. 무턱대고 도장을 찍었다가는 순식간에 표정과 태도를 완전히 바꾼 상대방의 얼굴, 그리고 어느새 처지가 뒤바뀌어 아쉬운 부탁을 하고 있는 자신의 처량한 모습을 보게 될 수 있다.

▼ 계약을 무를 수 있는 방법

계약은 웬만해서는 무를 수 없지만, 예외적인 경우가 몇 가지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다.

무효와 취소

우리는 흔히 스스로 한 말이나 행동이 잘못됐거나 불리하게 여겨질 경우 취소 혹은 무효로 하겠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법률 세계에서 취소는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무효는 더더욱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만 인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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