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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빠도 입시 주인공 ②

아버지여! 내 아이 위한 ‘브랜드 메이커’가 되라!

  • 윤동수│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

아버지여! 내 아이 위한 ‘브랜드 메이커’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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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입을 다물었다.

“형님, 그렇다면 어른으로서, 아버지로서, 교사로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흠.”

“아니죠. 있습니다. 있어야 하고요. 그래서 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말입니다. 형님이나 저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말 느끼는 바가 많지 않습니까. 감정적으로만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게 이 사회의 속성 아닙니까. 충분히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많고요. 또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도 있고요.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을 시키고, 교육을 받는 교육적 행위라는 것도 결국 사회 안에 속한 여러 가지 인간의 작용 중 하나라 하지 않습니까.

그동안 우리나라 자녀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이를테면, 거대한 산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바깥세상의 비바람은 내가 막아주겠다, 너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됐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요.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옳았던 시절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제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합리적인 시선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보고 현실적인 판단 아래 좀 더 구체적으로 진로진학 문제를 생각해볼 때예요.”



어느 대학을 갈 것인지, 그 대학에 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논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전에 우선 좀 더 길고 넓은 안목으로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 그렇다면 아버지로서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인가? 과연 가정에서 아버지에게 기대하는 바람직한 역할이란 무엇일까?

아빠 효과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질문을 자주해야 한다. ‘나는 어떤 아버지인가?’ ‘아이는 내게 어떤 아버지상(像)을 기대하는가?’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내 아이에 대한 이해 역시 넓어질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난 우리 애한테 어떤 아버지일까. 자네 말을 들으니 생각이 많아지네.”

K 부장의 고백에 L 교사는 소탈하게 웃었다.

“저도 그런걸요. 내년이면 중학교에 가는 큰아이한테 저 역시 어떤 아버지인지 날마다 고민이 됩니다. 주로 교과서에 나옴직한 ‘엄격한 아버지’의 상을 보고 자란 터라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우리 세대 아버지 중 부모교육이나 자녀교육이라는 테마로 강의를 듣거나 공부를 해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래도 저와 형님은 아이한테 어떻게든 좀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머리라도 맞대고 있지 않습니까.

“뭐, 좀 위안이 되기는 하네만. 허허.”

L 교사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혹시 ‘아빠 효과(Father Effect)’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아이와 부모의 정서지능을 다룬 책에서 봤는데요. 아이의 성장발달에 미치는 아버지의 고유한 영향을 일컬어 아빠 효과라고 한답니다. 아빠와 자주 상호작용하며 큰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지능이나 어휘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겁니다. 아빠와 상호작용한 경험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좌뇌를 발달시키기 때문이라 하네요. 바야흐로 아빠의 ‘바짓바람’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죠. 저는 아버지이자 교사로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오히려 치맛바람보다 바짓바람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치맛바람이 아이를 자신의 생각대로 이끌어가려는 일부 자기중심적인 어머니들이 보이는 행동이라면, 바짓바람은 흔들리는 자녀를 어떻게 붙잡아 올바른 길로 안내할 것인지 아버지의 역할을 보여주는 상징어죠. 요컨대 자녀교육에도 당당히 아버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역할이라는 게 무엇인지 아직 감이 잘 안 오네만.”

K 부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L 교사는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요? 아버지는 자녀를 위한 비전(Vision) 제시자이면서 브랜드 메이커(Brand Maker)이다!”

K 부장은 L 교사의 말을 수첩에 꾹꾹 눌러 적었다. 비전과 브랜드!

“흠. 비전을 제시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브랜드 메이커라면, 아이한테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인가? 그렇다면 이름을 주라는 뜻?”

L 교사는 고개를 저었다.

“브랜드는 이름과는 좀 다르지요. 이름은 누구나 가지고 있게 마련이지만 그 사람만의 독특한 느낌이랄까. 특징 같은 것이 두드러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잖습니까. 브랜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남과는 다른 특별함’이라고 할까요?”

“음, 그러니까 다시 정의하자면, 브랜드 메이커는 ‘다른 사람들은 가지지 못한 특별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성장시키는 아버지’ 정도가 될까?”

L 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남과 다른 특별함이란 어려서부터 마음에 품어온 꿈이 있는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용기와 열정이 있는가, 어떤 일이 있어도 꺾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가 등으로 결정될 수 있겠지요. 그것은 비전을 제시한다는 맥락과 닿아 있을 테고요.”

K 부장은 ‘꿈, 용기, 열정, 노력’이라는 단어 옆에 ‘브랜드 메이커’라 적고 그 옆에 다시 ‘비전의 제시’라고 커다랗게 썼다. 비전, 비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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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수│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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