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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 2탄!

“사망 전날 회견 때 ‘명단’ 터뜨리려 했다” “成-반기문 특급호텔 회동 3번 동석”

<최초증언> 성완종 최측근이 들려준 ‘최후의 밤’&‘반기문 관리’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사망 전날 회견 때 ‘명단’ 터뜨리려 했다” “成-반기문 특급호텔 회동 3번 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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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대 옆 주차장 부근에서 누구를 만났나요.

“경남기업의 박준호 전 상무와 이용기 팀장(※비서실장인데 A씨는 ‘팀장’으로 지칭), 그리고 성 전 회장 아들이요. 오전 11시 30분쯤 됐을 거예요. 선 채로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까지 식사를 못했다고 해요. 제가 칼국숫집으로 데려갔어요. 이 팀장은 칼국수 그릇을 거의 다 비우던데 아들은 국물 한 모금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전혀 못 먹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겐 ‘많이 드세요’라고 해요. ‘아버지 별일 없을 거다. 괜찮으실 거다’라고 위로했어요.

그러나 저는 속으로, 유서를 남긴 것으로 봐선 돌아가셨을 것으로 판단했어요.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분이고, 정확하고 치밀한 분이고, 치열하게 세상을 사신 분이라서…. 아마 검찰 쪽인 것 같던데, 이들로부터 계속 전화가 오더라고요. 오후 2시 정도까지 함께 있는 동안 보좌진으로부터 전날 상황을 들을 수 있었어요. 칼국숫집에선 아니고, 서서 이야기하면서 들었어요.”

▼ 뭐라고 말하던가요.

“제게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회장님이 기자회견장에서 회장님 돈 받으신 분들을 거명하겠다고 하셔서 저희가 말렸다’는 거예요.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날 기자회견 때 터뜨리려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보좌진이 ‘여권 실세를 건드리면 회사가 무사하지 못한다. 정 거명하시려면 재판 때 하시라’고 거의 결사적으로 막았다는 거예요. 성 전 회장은 홍보(팀) 쪽에서 써준 기자회견문을 보고 회견을 했어요. 돈 준 내용은 회견문엔 없었고 본인이 직접 말하려 했는데 보좌진의 만류로 접었다는 거죠.”



“명단 공개 말렸다”

성 전 회장은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40여 분 동안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MB 정부 피해자가 어떻게 MB맨일 수 있겠습니까?”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2007년 대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한창일 때 허태열 의원(박근혜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의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나 뵙게 됐습니다. 이후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아일보’ 기자는 허태열 부분이 돈 이야기를 암시한다고 직감했다. 이 기자는 회견을 마친 뒤 성 전 회장에게 “경선자금 이야기인가?”라고 물었다. 성 전 회장은 “추후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한 뒤 입을 닫았다.

성 전 회장 측은 이 기자에게 “허태열 부분이 너무 민감해 이 부분을 빼자고 회장 비서실에 말했더니 ‘절대 못 뺀다’는 답이 왔다. 회장의 확고한 뜻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원래 이 기자회견장에서 리스트 내용 전반을 폭로하려 했지만 측근이 강력하게 만류하자 허태열 부분 정도로 수위를 크게 낮춰 말한 것으로 짐작된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후 8시 30분경 서울 모처에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만나 냉면을 먹으며 “세상이 야박하다”며 신세를 한탄했다. 그러고는 서울 모 호텔에서 박 전 상무, 이 비서실장과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 내용이 공개된 적은 없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이 자리에서 성 전 회장은 참석자를 속된 말로 ‘박살 냈다’고 한다. 자살 당일 북한산 주차장 부근에서 내가 당사자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했다.

“속된 말로 박살 냈다고…”

“사망 전날 회견 때 ‘명단’ 터뜨리려 했다” “成-반기문 특급호텔 회동 3번 동석”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그 심야 회의에 대해선 어떻게 들었습니까.

“성 전 회장이 참석자를 강하게 질책했다고 해요. 이날 저녁 방송사 메인 뉴스에서 자신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내용이 거의 보도되지 않거나 간략하게 보도됐다고 해요. 성 전 회장이 방송사 이름을 일일이 대며 어떻게 보도됐는지 거론하더래요. ‘내일 조간신문이 어떻게 쓸지 모르겠지만, 너희 말대로 했더니 기사가 안 나오지 않느냐, 돈 준 거 폭로 안 하니 언론에서 안 실어주지 않느냐, 왜 못하게 했느냐’라고 나무랐다는 거죠.”

▼ 보좌진이 “재판 때 하시라”며 말린 것 때문에 질책을 받았다면,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에 대한 정보를 성 전 회장과 공유했다는 건가요.

“그랬겠죠. 누구에게 얼마 줬는지 다 알고 있겠지. 장부 갖다놓고 돈 받은 사람별로 일일이 더하기 작업까지 했는지는 모르지만.”

▼ 그런 정황은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 내용의 신뢰성을 높인다고 봅니까.

“저는 그렇게 보죠.”

박 전 상무와 이 비서실장은 자료 파기 등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검찰조사에서 거의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의 증언을 들어보면, 성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와 관련한 내용을 아는 듯하다. 이어지는 A씨와의 대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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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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