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호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 담당 · 최호열 기자

    입력2015-05-22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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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이정전 지음, 반비, 398쪽, 1만8000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경제학자들의 각종 정책 제안은 정부가 ‘자비로운 독재자’임을 전제한다. 많은 사람이 정치가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며 정부는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확산되면서 이른바 ‘신정치경제학’(혹은 ‘공공선택이론’)이 등장했다. 이 책은 신정치경제학의 시각에서 왜 우리가 정부에 배신당하게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1950년대에 앤서니 다운스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제이론’이라는, 당시로서는 이상한 제목의 책을 냈는데, 신정치경제학의 효시로 꼽힌다. 이 책에서 그는 두 가지 획기적인 가설을 내세웠다. 관료와 정치가는 장사꾼과 마찬가지로 사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가설, 그리고 시장의 논리가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과 낮은 투표율은 당연하다는 요지의 ‘합리적 무지’ 가설이다. 이 두 가설을 바탕으로 다운스는 민주주의 정치를 새롭게 조명했으며, 그의 후학들은 ‘정부의 실패’와 ‘정치의 실패’에 대한 체계적 이론을 구축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가와 관료가 사익을 추구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신정치경제학 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대규모 정경유착(정확하게 말하면, 지대 추구)이다. 정부가 대기업에 발목 잡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을 신정치경제학 학자들은 이른바 ‘포획 이론’으로 설명한다. 정부가 업계에 ‘포획’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가 쏟아져 나오면서 포획 이론이 학계의 주목을 받은 지 오래다. 정경유착이 얼마나 만연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경유착을 흔히 후진국병(病)이라고 생각하지만, 신정치경제학에 의하면 오히려 선진국에서 더 극성을 부린다. 2008년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 그리고 그 직후 남유럽 국가들의 국가 부도 위기 등이 정경유착의 결과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정부의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을 눈여겨보면서, 그리고 근래 정치권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신정치경제학이 우리 정치와 경제 현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믿음을 더 강하게 갖게 됐다. 많은 사람이 정부의 무능이나 정경유착의 속내를 잘 모르거나, 좀 안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정부가 하는 일이니 적당히 눈감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우리 경제와 정치를 망치는 중요한 요인임을 설득해보려는 심정에서 쓰게 됐다.

    10년 가까이 경기침체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정부의 무능, ‘관피아’ 냄새를 물씬 풍기는 세월호 대참사, 정경유착을 실감하게 하는 ‘성완종 게이트’ 등을 보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 배신을 당하는 데에는 국민의 책임도 크다. 다운스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제이론’이 주는 한 가지 교훈은,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국민이 높은 정치의식을 가지고 정부와 정치가를 철저히 감시, 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전 |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 |

    모험과 교류의 문명사 _ 주경철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가장 나약한 존재인 인류가 전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열쇠를 ‘소통과 교류를 통한 문명과 문화의 누적’에서 찾은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소와 말, 면화와 포도주를 비롯해 비단길, 바이킹, 가시관, 페스트, 콜레라, 노예, 대륙횡단철도 등 20개 주제를 중심으로 인류 문명의 주요 성과가 어떻게 전해지고 수용되었는지,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를 살핀다. 이와 함께 비단길의 초기 전성기를 이끈 상인민족 소그드인, 몽골 제국으로 들어간 최초의 선교사이자 스파이인 지오바니 데 피아노 카르피니 등 문명 교류사의 결정적 인물을 소개한다. 유럽의 해상 도적떼 정도로만 생각했던 바이킹이 실은 아시아 지역까지 진출했고, 러시아 국가 성립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등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내용도 많다. 도서출판 산처럼, 328쪽, 1만8000원

    금융이슈로 읽는 글로벌 경제 _ 김용덕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지난 수십 년간 국제금융계의 주요 현안이 돼온 과제들을 주제별로 정리해 살펴봄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넓은 안목으로 국제금융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저자가 오랜 기간 한국 경제와 국제금융의 정책 현장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을 통해 더 나은 한국 금융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제언을 들려준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세계경제 질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헤지펀드와 파생상품, 그림자금융 등 신종 금융은 금융의 꽃인가, 독인가’, ‘한국금융의 글로벌화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쟁점에 대한 10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세계경제의 맥을 짚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삼성경제연구소, 512쪽, 2만 원

    철학의 힘 _ 김형철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생활밀착형 인문철학서.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등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정답이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질문을 다양한 각도에서 통찰하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철학적 인문학적 조언을 담았다.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한국의 마이클 샌델’이라 불리는 저자는 한국학술진흥원 선정 ‘국내 강의 실력 베스트 7’에 선정되는 등 명강사로 손꼽힌다. 그동안 학생, 직장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큰 호응을 얻은 주제를 선별해 정리했다. 철학이 ‘쓸모없는 학문’으로 취급받는 시대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처럼 다양한 사고와 주장이 충돌하고 협상해나가야 하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삶의 의미를 규정하고 이를 따라 살아가는 ‘철학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38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지식재산금융과 법 제도

    김승렬 지음, 한송온라인리걸센터, 222쪽, 1만5000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디지털 시대에 즈음해 경쟁력 혁신을 위해 창조경제를 강조함에 따라 지식재산을 통한 자금 조달 활성화 방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됐다. 따라서 지식재산으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한 현행 국내 법체계와 관련된 제도적 인프라를 제대로 검토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지식재산금융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에서 지식재산금융을 지원하는 경쟁력 있는 범사회적인 인프라가 있다면 이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지식재산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산업의 재편과 나아가 이에 필요한 범사회적 인프라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실무적으로는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한국문예학술 저작권협회 등의 고문변호사로서, 나아가 대통령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겸 지식재산활용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실제로 경험한 지식재산금융의 활용 현황 및 관련 정책적인 문제점 등에 대해 차제에 이를 한번 정리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국내 지식재산금융의 현황 및 문제점 나아가 이에 따른 대안 등에 대해 좀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던 중 금융연수원에서 지식재산금융 관련 강의를 요청해왔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현재 지식재산금융에 대해 개괄적으로나마 제대로 소개하는 자료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용기를 내 이번에 지식재산금융 전반에 관한 기초개괄서 성격을 가지는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를 발간하게 됐다.

    이 책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는 지식재산금융의 개념, 유형, 전통적 상업은행에서의 지식재산금융업무 및 투자금융 차원에서의 지식재산금융업무 등을 살펴보고자 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국내법 및 관련 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향후 대책을 제시해보았다. 나아가 지식재산금융 관련 실무상 애로점(예를 들어 지식재산금융계약 등을 체결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등등)에 대해서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지식재산금융을 소개하는 입문서로서의 의미만을 가지기를 희망하고, 이 점에 대해 널리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좀 더 자세한 연구는 추후 여러 전문가의 몫으로 돌린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을 지난해 작고하신 어머님께 헌정하고자 한다. 이 책의 발간이 평소 어머님이 강조하시던 ‘당당하되 감사하는 삶’을 나뿐 아니라 모든 이에게도 다시 한 번 되새김해주고, 나아가 이의 실천으로 이끌어주는 작은 거울이 되기를 감히 소망해본다.

    김승열 | 변호사 카이스트 겸직교수 |

    힘든 선택들 _ 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힐러리에게 국무장관직을 제의한다. 고민 끝에 그녀는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 책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세계 중심에서 역사를 바꾼 미국 제1의 외교관 힐러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술술 읽힌다. 미국이 개입된 세계 각국의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힐러리의 고민이, 행정부의 딜레마가 읽히고 국가 간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드러난다. 2010년 한국 비무장지대를 찾은 이야기, 천안함 피격 후 유엔에서 한 대응 등의 내용에도 눈길이 간다. 책의 대부분은 행정가로 치열하게 일한 4년을 기록하는 데 집중됐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그가 여성보다는 행정가로서의 업무 능력을 부각하려는 노력으로 읽힌다. 김영사, 860쪽, 2만9000원

    리더십 오디세이 _ 장명기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완생(完生)의 리더를 꿈꾸는 이 시대의 미생(未生)들을 위한 책. 리더는 타고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만들고 육성할 수 있다. 저자가 걸어온 길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고졸 출신으로 산업은행의 평범한 일반 행원으로 시작한 저자는 신한은행을 거쳐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조직의 리더를 경험했고, 여신심사 업무를 하며 온갖 종류의 기업 리더를 만났다. 저자는 책에 동서고금의 리더들부터 자신이 직접 만난 우리 사회 속 리더들의 특징적인 면모를 담았다. 단지 리더십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이 현장에서 고민하고 깨달은 리더십을 풀어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실제 리더들의 사례가 바탕이 되기에 저자가 설명하는 리더십 이론은 피상적이지 않고 실제 적용 가능하다. 나남, 460쪽, 2만2000원

    한 알의 씨앗이 들려주는 작은 철학 _ 김한수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젊은 시절 촉망받는 소설가이던 저자는 가장이 된 후 생업을 위해 절필해야 했다. 다시는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던 그를 다시 일어서게 재탱해준 건 텃밭이었다. 저자는 텃밭이 최고의 주치의이자 선생님이요, 심리상담사라고 말한다. 50대의 나이에 소설가의 삶을 되찾은 그가 자연과 교감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하루하루 행복한 삶을 일구어간 지난 7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 속 텃밭 풍경은 생생하다. 한 알의 씨앗에서 생명이 움트는 모습은 경이 그 자체이며, 몸을 움직이고 싱싱한 먹을거리를 먹으니 호랑이 기운이 솟는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도시의 찌든 때를 벗겨내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상실의 아픔을 겪은 가장, 학교폭력에 시달린 아이 등이 텃밭에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이야기가 공감을 준다. 청어람미디어, 224쪽, 1만3000원

    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마음의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사계절, 204쪽, 1만2000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요즘 와서 신경이 쓰이는 것은 하코네(箱根)의 화산활동이다. 도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하코네 오와쿠다니(大涌谷)에서 최근 화산성 지진이 하루 100차례를 넘어섰고, 특산품인 검은 달걀 판매가 중지됐으며, 사람들 출입도 금지됐다고 한다. 소규모 분화라며 원래 활화산인 하코네니까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자꾸 걱정이 된다. 분명 이번에 번역한 강상중의 ‘마음의 힘’에서 ‘마의 산’의 주인공과 ‘마음’의 주인공이 만나 이야기한 곳이 하코네라서 그럴 것이다. 그들은 방일한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잘 알려진 후지야 호텔 뒤로 이어지는 등산길을 산책하는데, 그 길 끝에 유명한 관광지이자 분화구인 오와쿠다니가 있다. 하코네를 찾는 사람 대부분은 오와쿠다니에 들른다. 사람들은 어째서 위험한 분화구로 관광을 가는 것일까. 지옥의 유황 냄새를 통해 살아 있음을 짜릿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일까.

    예전 같으면 신경 쓰지 않았을 문제다. 번역 이후일까, 대지진 이후일까, 나는 작은 일에도 죽음을 떠올리고 누군지 모를 사람을 걱정하는 소심한 이가 돼 있었다.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관광 온 사람들이 죽음을 연상케 하는 유황 냄새를 맡으며 유황으로 인해 까매진 달걀을 까 먹으며 기뻐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처럼 죽음은 삶과 한데 있고 그리하여 삶이 반짝이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일상적일 수 있는, 이 죽음과 함께하는 삶에 관해, 바쁜 우리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게 하는 책이 강상중의 ‘마음’과 그 속편인 ‘마음의 힘’이다. 전작 ‘마음’은 동일본 대지진을 배경으로 했다. 친구의 죽음을 비롯해 수많은 죽음을 마주한 젊은이와 그를 우연히 만나게 된 선생의 진지한 교신으로 이뤄진 소설인데, 소중한 이의 죽음에서 뜻을 받아 그것을 살아가는 힘으로 바꾸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음의 힘’은 그 속편 격으로 평범한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를 고찰한다. 어쩌면 ‘마음’을 통해 살아가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 상처 많은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을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쓴 듯한 친절한 책이다.

    각 장이 끝나면 ‘속·마음’이라는 소설이 마치 연재되듯 붙어 있는데 여기에는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주인공 한스와 나쓰메 소세키 ‘마음’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들은 우리처럼 진지하게 삶의 길을 모색한다. 여기에는 이니시에이션(비의 전수)을 해줄 수 있는 스승을 찾을 것, 한가운데를 걸을 것 등 쉬운 듯하면서도 실은 속 깊은 저자의 고민과 성찰이 담겨 있다.

    동서 명작의 후일담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을 느낄 만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위대한 평범함’이라는 말이다. 자신을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기고 그런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현대사회에서 ‘평범함’이야말로 위대하며 그것이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라니. 도대체 저자가 말하는 평범함이란 어떤 것일까, 여러분도 ‘마음의 힘’을 통해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가 되어주시길 바라며.

    노수경 | 번역자 |

    복지사회와 그 적들 _ 가오롄쿠이 지음, 김태성·박예진 옮김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복지 논쟁이 전 세계적 화두다. 복지사회를 원하면서도 무거운 세금 부담은 꺼린다. 우리나라도 무상급식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공무원연금 등으로 시끄럽다. 저자는 이런 논란에 확고한 방향을 제시한다. ‘그래도 복지국가밖에 없다’는 것. 미국, 영국과 북유럽 복지국가의 실태를 하나하나 비교했다. 부채나 실업률, 1인당 GDP, 빈부 격차 등에서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미국, 영국은 금융위기 때마다 휘청거리는 모습을 대조시킨다. 그리스 재정위기의 결정적 원인은 과도한 복지가 아닌 아테네 올림픽 적자이며, 그리스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이유도 과다한 복지가 아니라 복지 보장의 미비로 인해 야기된 소비 위축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미래를 위해 썼지만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키, 416쪽, 1만8000원

    사물인터넷 전쟁 _ 박경수·이경현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사물인터넷은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를 통해 사람, 사물, 공간 등 모든 것이 다 연결돼 우리가 소통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까지 소통하도록 해준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꿨듯이 사물인터넷 역시 우리 삶과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제4의 물결’로 불리는 이유다. 사물인터넷은 우리에게 멋진 미래를 상상하게 만들지만, 기업에는 치열한 전쟁터다. 이미 기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사물인터넷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이 책은 기업을 제조, 통신, 플랫폼, 솔루션으로 구분해 각 그룹에 사물인터넷이 어떤 의미인지, 기업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사물인터넷이 바꿀 ‘초연결사회’는 어떠할지 등을 담았다. 동아엠앤비, 282쪽, 1만5000원

    브라보! 시니어라이프 _ 앙코르 커리어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 직후 ‘뭘 하고 살지’라는 고민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창업 아이디어를 주고, 경제적 수입과 보람을 동시에 얻는 은퇴 후 삶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미국, 일본, 유럽 시니어들의 성공적인 인생 2막 사례 중 한국 실정에 맞는 것을 선별했다. 자신의 취미나 현역 시절 직장 경험 등을 활용해 나름대로 사업을 즐기면서 인생 2막을 개척해나가는 사람들, 수입은 낮더라도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살려 재취업한 사례, 자신이 해오던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창업과 자원봉사 사례 등 51가지 이야기를 모았다. 앙코르 커리어는 희망제작소의 은퇴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행복설계아카데미’에서 만난 교육 동기생들이다. 이마, 327쪽, 1만3800원

    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숨만 제대로 쉬면 무병장수 문제없다

    적광 지음, 사유수출판사, 288쪽, 1만7000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현대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여러 질병의 비밀이 밝혀지고, 치료법은 물론 예방법까지 생겨났다. 매력적인 건강 정보도 흘러넘친다. 그러나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살아온 인생이 다를진대, 똑같은 방법으로 모두의 건강을 잡을 수 있을까. 몸이 건강하길 원한다면 우선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이런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원래 인간은 몸 전체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호흡하도록 돼 있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보라.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면서 스스로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을 경직시키고 병들어간다. 뇌에는 온갖 정보가 쌓이고 마음속엔 두려움과 잣대가 생긴다. 여기에 고단한 삶까지 더해지면 하루하루 몸은 더욱 경직되고 병든다.

    청소년기까지는 그런대로 유연하고 반듯하던 몸이 긴장된 생활로 찌그러지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은 늘고 피로물질이 많아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매일 밤 침대에 등을 대고 누우면 ‘아이고’ 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이쯤 되면 이미 심각한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한마디로 경직이 심할수록 통증도 심하다. 그런데 경직이 모든 병의 근원이란 사실도 잘 모르기에 자신의 몸속에 병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이 책은 건강의 핵심으로 ‘호흡’과 ‘이완’을 꼽는다. 제대로 호흡하고, 충분히 이완해서 원래의 몸, 즉 갓난아기의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려면 마음 역시 아기의 마음이어야 한다. 어릴 땐 생각의 경계도, 분별하는 마음도 없었다. 자라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마음이 들끓어 몸이 경직되고 제대로 된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마음은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세포의 아우성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통증을 통증으로만 여길 뿐 마음이 세포와 연관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세포가 건강해지려면 신선한 공기와 양질의 음식이 필요하다. 이것만 제대로 공급하면 세포는 끝없이 분열을 일으키며 생명을 이어간다. 중요한 건 산소와 포도당을 세포 구석구석까지 전달하는 일이다. 혈액순환이 잘돼야 하는 이유다. 세포가 편안하면 이완이 잘된다. 호흡도 깊어진다. 깨끗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된다. 모든 신경이 살아나고 혈액순환도 활발해진다. 활성산소가 생성되지 않으니 염증에서도 해방되고, 염증에서 해방되니 온몸이 시원하고 마음도 편안하다. 누구나 바라는 자유인의 길을 갈 수 있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화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책 마지막에 장 마사지, 장 치기, 등 고이기와 허리 고이기, 염증, 음식, 호흡 등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체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건강을 바라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미현 | 사유수 출판사 대표 |

    담론 _ 신영복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여 년간 옥살이를 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담았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와 인연을 맺은 저자는 2006년 정년퇴임 후에도 석좌교수로 강의를 계속해왔다. 이 책은 성공회대학 강의를 녹취한 원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동양 고전을 텍스트로 삼았다. 동양고전이 갖고 있는 풍부한 사상이 세계 인식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텍스트는 새롭게 읽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경’ ‘주역’ ‘논어’ ‘맹자’ ‘한비자’ 등 고전을 현재의 맥락으로 오늘날의 과제와 연결해서 읽는다. 이를 통해 세계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유연한 틀을 제시한다. 신영복의 대표 저서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 징역살이의 고달픔과 괴로움, 편지를 쓸 당시의 심경도 담겨 있다. 돌베개, 428쪽, 1만8000원

    주주금석 논어 _ 김도련 엮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1990년 초판이 출간된 후 2008년 절판됐던 고(故) 김도련(1933·#12316;2012) 선생의 주주금석 논어가 7년 만에 다시 나왔다. 중국 남송 유학자 주자(朱子)의 ‘논어집주(論語集註)’와 다산 정약용의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를 대비해 풀이했다. ‘주주(朱註)’는 주자의 집주, ‘금석(今釋)’은 다산의 관점에 입각한 해석이라는 뜻이다. 첫 출간 당시 논어집주를 새로운 시각에서 전면 검증해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가난과 전쟁으로 중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한학에 매진해 한문학의 대가로 평가받으며 1979년 국민대 교수로 임용되기도 했다. 새롭게 나온 이 책은 표기법과 옛 말투를 손봐 독자가 읽기 쉽도록 도왔을 뿐 아니라 논어 원문에도 독음을 달았다. 웅진지식하우스, 상권 564쪽·하권 596쪽, 각 2만5000원

    안녕하세요 _ 단어벌레 지음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外
    자신의 삶을 예쁘게, 따뜻하게 가꾸며 사는 50대 주부의 라이프스타일 에세이. 아이와 남편이 모두 나간 시간이면 전업주부들은 허전함과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혼자 있다고 아무렇게나 입고 먹고 늘어진다면 이런 기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왕이면 예쁜 물건을 사용하고 매끼 먹는 음식이라도 조금 더 맛있게 만들어 먹고,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한다면 좋지 않을까. 우울을 날리고 기분을 업 시켜주는 빵과 케이크,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식품 만들기, 언제 읽어도 좋을 책 정보, 삶의 질을 끌어올릴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해 읽는 이에게 풍성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선물한다. 아내가 외출한 후에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은퇴 베이비부머도 가까이 두고 읽어볼 만하다. 동아일보사, 384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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