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윽고 그와 마주 앉았다. “이미지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라고 인사하자 그는 “파마도 했고…”라고 답했다. 조금 전까지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운동을 하다 왔다고 한다. 이 법은 2005년 그가 국회의원일 때 발의했다.
▼ 왜 이 법이 필요하죠?
“수많은 북녘 동포가 인간답게 살 최소한의 권리조차 갖지 못했어요. 유엔 116개국이 북한인권결의안에 동의하는데 우리만 눈감아요. 스마트폰 잘 만든다고 선진국 되는 거 아니거든요.”
▼ 일각에선 ‘이 법을 통과시키면 앞으로 남북 당국자 간 대화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 접근이 ‘친북, 종북’입니다. 그러면 유엔도 가만히 있어야겠네요. 유엔결의안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김정은을 회부해야 한다고 명시해요. 북한인권법은 그보다 훨씬 부드러워요. 반대하는 사람들은 궤변을 늘어놓지만 실은 ‘김정은이 화내면 어쩌지?’를 걱정하는 거죠.”
“우리 신 의원 정말 뛰어나”
▼ 위원장께선 이번에 경기 성남 중원 보궐선거에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아 신 후보 당선을 이끌었는데요. 언론에선 ‘김문수 맑음, 날개 달아’ 이렇게 전망하네요.
“우리 신 의원의 자질, 인지도, 역량이 정말 뛰어나요. 그 때문에 승리한 거죠.”
▼ 위원장에 대해선 어떤 반응이던가요?
“제가 도지사를 했으니까 시민들이 저를 알죠. 도지사 때 노동자 쉼터를 만들어줬는데 근로자들이 저를 친근하게 대해주더라고요. 1980년대 4년간 중원구 한 수도원에서 노동법을 가르쳤어요. 제 제자도 많아요.”
▼ 성남과 서울 관악 보궐선거 승리를 놓고 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다시….
“저는 그냥 하던 그대로 한 거고, 오 전 시장은 정치를 한참 떠나 있다 다시 데뷔전을 치른 것이라고 봅니다.”
▼ 경기 부천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래 선거에서 져본 적이 별로 없죠?
“그렇죠. 2012년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대통령한테 진 것 외엔(웃음).”
김 위원장은 당 보수혁신특위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같은 공천 개혁, 세비 동결 같은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이끌었다.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도 사실상 중단됐다.
▼ 앞으로 공천 줄 대기, 공천 학살, 이런 거 없어지나요?
“오픈프라이머리가 법제화되면 그런 게 없어지겠죠. 야당이 우리보다 의지가 약해요.”
▼ 위원장이 보기에, 어떤 방향으로 우리 정치를 혁신해야 하나요?
“무엇보다 부정부패 없는 정치를 만들어야 해요. 김영란법 통과는 잘된 일이라고 봐요.”
▼ 언론은 자기네도 해당돼서 그런지 싫은 내색을 하는데요.
“당연히 공무원부터 먼저 해야 하는데…한꺼번에 비빔밥을 만들었어요.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크게 봐서 공무원에 대해선 바른 방향이죠. 우리나라의 청렴지수가 43위인데 10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해요. 특단의 조치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설치라고 봅니다. 대통령과 친인척, 청와대 실장과 수석들, 국회의원들, 총리와 장차관들, 검찰, 국세청, 경찰, 법관들을 집중 관찰해 비리를 못 저지르게 해야 해요. 제가 도지사 시절 감사원에서 파견 받아서 도청 직원들 감사시켰더니 비리가 확 줄었어요. 제 식구끼린 제대로 감시 못해요. 냉정하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