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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북한 공군 1호기의 비밀

  • 김동주 | 월간항공 자문위원·여행칼럼니스트 drkimdj@yahoo.com

“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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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긴 기종 많아

2013년 중국은, 고려항공이 보유한 노후 기종인 TU-154와 TU-134, IL-62M의 중국 취항을 금지했다. 이 기종들이 베이징 공항에 착륙하다 타이어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잦은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현재 고려항공이 국제선에 취항할 수 있는 비행기는 ‘현대화’ 기종인 TU-204 2대와 AN-148 2대뿐이다.

북한은 국제선 취항이 불가능한 노후 기종을 국내선에 사용한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 여행객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그러한 사실이 확인된다. 북한이 외국인을 상대로 펼치는 ‘주체관광’(영문 이름이 ‘Juche Travel’이다) 상품에는 러시아 기종을 체험해보는 ‘Aviation Tour’가 있다.

이 상품을 선택한 관광객은 고려항공이 보유한, 기령(機齡) 30년을 넘긴 IL-62M, IL-76, IL-18, TU-154, TU-134, AN-24 등을 고루 탑승하게 된다. 기체번호가 P-537인 AN-24기는 1966년, 기체번호가 P-835인 IL-18은 1969년 제작돼 50년이 다 돼 가는데도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다.

2007년, 캄보디아 PMT항공의 AN-24기가 캄보디아 상공에서 추락해 한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22명이 숨지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AN-24는 TU-134, TU-154와 함께 러시아의 대표적 ‘사고 기종’으로 꼽힌다.



북한 정부는 고려항공과 별도로 일류신의 IL-62M 2대를 VIP용으로 갖췄다. 이 기체들은 원래 고려항공 소속이었다. 1993년 조선민항은 고려항공으로 개명했는데, 그때 조선민항이 갖고 있던 IL-62M 4대 중 2대(기체번호 P-618, P-882)를 북한 정부 소속으로 변경했다.

이 기체 외관의 도색은 고려항공 여객기와 같지만, 동체에 고려항공의 영어 이름인 ‘Air Koryo’가 없어 구분할 수 있다. 북한 정부가 보유한 IL-62M도 30년을 넘긴 노후기다.

“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부품이 없다보니…

지난해 4월 김정은은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삼지연공항을 방문했다. 이때 우리 언론은 김정은 전용기라 하지 않고, 김정은이 고려항공의 민항기인 IL-62M을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정은을 태우고 삼지연공항에 내린 그 항공기에는 ‘Air Koryo’란 항공사 이름이 써 있지 않았다. 즉 그것은 기체번호가 P-881이나 P-885인 북한 정부 소속 VIP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난해 5월 초 북한은 김정은 전용기로 일류신의 IL-62M(P-618)을 정식 공개했다. 이 전용기는 붉은색 띠가 있는 고려항공기와 달리 전체가 하얀색이다. 동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글씨가, 수직꼬리날개에는 최고 통치자를 의미하는 ‘왕별’이 그려져 있다. 비행기 트랩 앞으로는 길게 붉은 카펫을 깔아놓아 위엄을 더한다.

IL-62M은 북한이 보유한 기종 가운데 유일하게 모스크바까지 논스톱 비행을 할 수 있다. 김정은 전용기로 소개된 P-618기는 1985년에 생산됐고, 1993년까지는 조선민항의 여객기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이 기체가 김정은 전용기로 공개된 후, 너무 낡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지난해 6월, 북한이 러시아에 금광 채굴권과 TU-204기를 교환하자고 제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은 김정은 전용기로 새 기체를 도입할 돈이 없어 이런 제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성사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고려항공은 쿠바의 쿠바나항공으로부터 기체등록번호가 ‘CU-T1280’인 IL-62M 한 대를 구입한 적이 있다. 이 기체는 1988년 제작돼 사용되다, 2011년 1월 쿠바나항공이 퇴역시킨 것이다. ‘Russianplanes.net’은 고려항공이 부품 조달을 위해 이 기체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김정은 전용기가 된 IL-62M기를 재정비하기 위해 쿠바나항공에서 이 기체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항공이 이 기체를 분해해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고, 기수 부분은 분리해 조종사 훈련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김정은 전용기는 1985년 제작됐으니 기령이 30년이다. 북한 정부가 보유한 다른 IL-62M은 1989년 생산됐다. 지난해 말 이 기체가 특사로 지명된 최룡해 일행을 태우고 러시아로 가다 기체 결함으로 회항해 망신을 당한 바 있다. 그래서인가, 북한은 5월 9일 러시아의 전승기념일 행사에 김정은이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베이징 공항에 내린 고려항공의 TU-204 여객기. 오는 9월 중국이 개최하는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이 참석한다면, 그는 이 여객기를 빌려 내부를 개조한 다음 타고 갈 가능성이 높다. 그의 전용기인 IL-62M은 너무 낡아, 중국이 자국 영공 비행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사진 김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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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 월간항공 자문위원·여행칼럼니스트 drkimdj@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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