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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 2탄!

“靑에 민정수석 없는 게 낫다” “檢이 임명권자 이렇게 욕보여?”

‘김진태 검찰’ vs ‘우병우 청와대’, ‘成의 전쟁’

  • 최우열 |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nsp@donga.com

“靑에 민정수석 없는 게 낫다” “檢이 임명권자 이렇게 욕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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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발언에 불만

그런데 4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성완종 사건 관련 대국민 메시지에서 이 같은 두 번의 특별사면에 대해 “법치가 훼손됐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수사를 지시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지난해 정윤회 사건에 이어 불필요한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이 또 불거졌다. 검찰도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일정대로 차분히 수사할 뿐”이라며 “수사 범위는 ‘성완종 리스트’에 한정된 게 아니라는 점을 수사팀 출범 당시부터 밝혔다”고 말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말을 안 해도 (수사를) 하고 있었는데, 굳이 이를 ‘밝히라’고 언급하는 바람에 이제 뭘 내놔도 수사의 중립성이 의심받게 돼버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성 회장의 메모 한 장도 없는 사면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검찰이 성과를 내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맞췄다”는 비난을 받게 되고, 성과를 못 내면 여권의 압박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여권에선 “리스트에 거명된 8인에 국한된 결과만 나온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치명적이다. 검찰이 ‘물 타기’ 욕을 먹더라도 야권 인사를 찾아내 함께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연장선에서 새누리당은 재·보궐선거 전 사면 로비 의혹을 쟁점화했다. 그러나 김 총장과 대검 간부들은 청와대의 계속된 수사 사안 언급에 대해 불편해하는 기색이 뚜렷했다.

수사 초기부터 특별검사로 가자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다. 법무부 장관의 상관인 국무총리, 검찰 인사를 주무르는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들이 의혹의 당사자이므로 검찰 수사에서 어떤 결론이 나와도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박 대통령이 4월 1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나 “특검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검찰 내부에선 의견이 갈렸다. 특별수사팀을 꾸렸지만 검찰에 이번 사건은 ‘독이 든 사과’나 마찬가지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특검에 던져버리자는 게 더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급 간부도 “일반 뇌물 사건이나 정치자금 사건에선 공여자가 사망하면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접는다. 이 사건은 정치적 비난 가능성 때문에 끌어안았다. 손을 떼면 조직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재경 지검 부장검사는 “공여자가 죽었더라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권력을 직접 수사하는 게 좋다. 검찰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검찰은 복잡한 심경이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자기네 수사가 정치 논리에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여당은 바로 특검을 하자고 했다. 야당은 선(先) 검찰수사, 후(後) 특검을 주장했다. 야당이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해야 정상일 텐데 여야의 태도가 정반대였다.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를 마친 뒤 특검을 하면 성완종 이슈가 내년 4월 총선 국면까지 이어져 불리하다고 봤다. 서둘러 끝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이슈를 길게 끌고 갈 요량으로 검찰수사+특검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런 구도라면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못 믿겠다고 할 것이고, 처음부터 특검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김 총장으로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4월 28일 김성우 홍보수석을 통해 밝힌 메시지에서 선(先) 검찰수사를 천명했다. 이어 4·29 재보선에서 야당은 완패를 당했다. 특검 관련 이슈는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검찰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으면 검찰 수사만으로 사안이 종결될 길이 열린 셈이다.

“靑에 민정수석 없는 게 낫다” “檢이 임명권자 이렇게 욕보여?”

새정치민주연합관계자들이 4월 28일 성완종 리스트 8인의 사진을 놓고 회의하고 있다.

영화 ‘부당거래’ 같은…

청와대 측은 김 총장과 검찰에 대한 불만이 크다. 어찌됐건 성완종 사건은 멀쩡한 피의자가 수사를 받다 자살한 사건이다. ‘수사를 어떻게 했기에…’라며 의문을 제기할 빌미는 된다. 친박계에선 이런 의문도 나온다.

‘기획 사정이든 정의로운 자원외교 수사든, 일을 이렇게 꼬이게 만든 주역이 우 수석인가, 아니면 김진태 검찰총장인가’

‘채동욱 반란’에 놀란 청와대로선, ‘이번엔 잘 좀 하겠지’ 하며 김 총장에게 중책을 맡겼는데 또 한 번 검찰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격이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우 수석 책임론뿐 아니라 김 총장 책임론도 나온다. “수사 관리 능력이 있느냐” “임명권자를 이렇게 욕보이느냐” 하는 이야기다. 지금 청와대엔 “수사 결과를 보고 평가하고 책임을 묻자”는 기류가 흐른다. 재·보선 승리에 따른 여유도 약간 묻어난다.

다른 한편으론, 전·현직 대통령비서실장이 리스트에 올랐고 ‘박근혜 대선자금’으로 번질지 모르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의 2억 원 수수 의혹도 나온 만큼 청와대가 내심 수사가 잘 안 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건지 모른다. 청와대에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우 수석의 고민이 깊을 것이다.

검찰은 리스트 수사 결과를 곧 내놔야 한다. 여론의 기대에 부응하면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건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특히 김 총장과 특별수사팀은 만신창이가 될지도 모른다. 검찰 조직 전체가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

자기 코가 석 자인 김 총장과 특별수사팀으로선 청와대든 리스트에 거명된 당사자든 누구를 봐주고 말고 할 처지가 아닌 듯하다. 영화 ‘부당거래’에서 한 검사가 “남의 사정 다 봐주면 우리가 수사를 못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 총장과 특별수사팀이 바로 이 상황에 처한 듯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같은 정부 한 지붕 아래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이 이렇게 상반된 처지에 놓인 것도 참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신동아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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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열 |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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