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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 입맛 맞는 강의만” 이름값 얻으려 성형수술도

탈북자 軍 안보강사 논란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정보기관 입맛 맞는 강의만” 이름값 얻으려 성형수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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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1억 넘게 번다고?”

“정보기관 입맛 맞는 강의만” 이름값 얻으려 성형수술도

원정화 씨는 7세 연하 정훈장교와 내연관계를 맺었다.

탈북자 사회에는 민간과 군대 양쪽에서 활동하는 잘나가는 안보강사가 연 1억 원 이상을 번다는 소문이 퍼져 있으나 이는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간과 군 양쪽 일을 동시에 하더라도 연 1억 원 넘는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

어쨌거나 탈북자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안보강사는 양질의 일자리다. 군 관계자의 설명대로 탈북자 지원 수단이기도 한 것이다. 국정원에서 연결해주는 일이 인기가 더 많다고 한다. 회당 강연료가 더 많고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안보강사 풀에 들어가면 학교, 지자체, 사회단체 등에서 강의를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일부 탈북자는 “국정원 협력자나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안보 강의를 소개받는다”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이를 반박했다.

선망받는 일자리인 데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안보강사로 성공하려고 성형수술을 받기도 한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정보기관에 잘 보이거나 안보당국 입맛에 맞는 탈북자, 또는 정치 성향이 또렷한 몇몇 탈북자 단체 소속 인사에게만 일감이 몰린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하루에 5회 일감을 받는 예도 있다는 것. 하루 강연료가 100만 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원치 않는 회식 참석 고충”

군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것을 싫어하는데, 실상은 시장 원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몇 탈북자 단체에 소속된 강사가 20여 명인데, 올해 기준으로 대부분 평균보다 강연 횟수가 적다. 작전 부대에서 의뢰하면 골고루 돌아가면서 3배수 정도의 인원을 부대에 통보한다. 정훈장교들이 강사들 면면을 우리보다 더 잘 안다. 잘하는 사람을 선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자신의 능력을 탓하지 않고 불공평하다고 문제를 삼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도 없다. 예컨대 서울 사는 강사가 진해에 가면 교통비가 많이 들지 않나. 특히 백령도 같은 곳은 잘 안 가려고 한다. 이런 경우 간 김에 강연을 여럿 하는데, 예외적인 경우다.”

기무사에 속한 안보강사는 90명 남짓. 그중 여성 비율은 34% 안팎이다. 지원받은 후 국정원을 통해 신원을 조회해 선발한다. 안보교육은 국방부 교육정책관실이 주관하고 기무사가 실무를 맡는다.

한 탈북자는 “강의를 잘 못하는 남성들이 일이 적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방송에 출연한다든지 입소문 탄 사람을 작전 부대가 선정하지 않겠나. 그러니 강의 잘하는 사람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탈북자는 “장교들과 관계가 좋아야 (강연) 배정을 잘 받는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원치 않는 회식에 참석해야 하는 것도 고충”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방 군부대에 강연을 온 여성 강사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겠으나 을(乙)의 처지에서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한 안보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강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달린 문제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원정화 사건으로 소란스러웠던 데다, 앞가림 잘하는 편이라 문제 될 일을 하지 않아요.”

안보강사와 현역 군인의 부적절한 처신이 이따금 문제가 됐다. 기무사 안보강사로 일하던 원정화 씨가 7세 연하 정훈장교와 내연관계를 맺은 게 대표적 사례. 군도 부작용을 막고자 노력한다. 국방부가 2013년 7월 일부 부대가 여성 안보강사를 지나치게 선호한다면서 여성 강사 위주로 선정하지 말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일부 탈북자들이 안보강사로 돈 버는 이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실제와 다른 내용을 자극적으로 알리는 경우가 많다고 여겨서다. 군 관계자는 “강의 내용을 모니터링해 부적절한 강사는 이듬해 강의에서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한 안보강사는 “탈북자 사회에서 안보 강연을 해 빌딩 지은 사람이 있다는 소문도 나돌던데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면서 “예컨대 군 강연을 월 10회 해봐야 200만 원이다. 더구나 군대가 대부분 외진 곳에 있지 않나. 교통비를 안 줘 기름값이 따로 든다”고 말했다.

“거짓 발언으로 악영향”

한 탈북자는 이렇게 말했다.

“탈북자 사회가 안보강사 문제로 시끄럽다. 안보강사로 성공하려면 TV에 나가 얼굴을 알리는 게 좋다며 성형수술까지 하는 이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강사로 성공한 분은 다른 일을 했어도 잘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기 어렵다보니 고향을 팔아서 먹고사는 게 가장 선망받는 직업이 됐다. 안보강사로 이름값을 얻으면 이런저런 행사에 불려가게 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강사는 거짓 왜곡 발언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등 문제가 적지 않다.”

신동아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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