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저자와 茶 한 잔|‘무한한 상상과 놀이의 변주’ 펴낸 황승경 박사

“우주여행 꿈꾸게 하는 건 예술적 상상력”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20-07-0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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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승경 지음, 연극과인간, 155쪽, 1만 원

    황승경 지음, 연극과인간, 155쪽, 1만 원

    연극평론가 황승경(44) 박사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어린이·청소년극 평론집 ‘무한한 상상과 놀이의 변주’(연극과인간)를 펴냈다. 이 책에는 2017~2020년 초까지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축제 등 국내외에서 공연된 작품 52편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 담겼다. 황 박사는 “인간을 달과 화성에 보내는 건 최첨단 우주기술이지만 그러한 시도를 꿈꾸게 한 건 예술적 상상력”이라며 어린이·청소년의 내면을 키워주는 ‘상상력’을 강조한다. 

    이탈리아 레피체국립음악원을 거쳐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칼럼니스트와 음악감독 등으로 활동하면서 매년 초·중·고교에서 500교시가량 강의를 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어린이·청소년 공연에 관한 최초의 평론집이네요.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 공연의 명암을 성찰하고 변화 방향을 모색하려고 평론집을 찾았는데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써야겠다고 생각했죠(웃음). 어린이·청소년 공연은 동시대의 고민을 담은 사회적 공기(公器)이자 우리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나침반이라고 봐요. 그래서 진솔한 기록이 필요합니다. 사실 어린이·청소년극 평론은 (성인극 평론보다) 더 어려워요. 어린이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성인극보다 폭넓은 표현을 허용하거든요.” 

    -책 발행일이 5월 5일인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이네요. 

    “일반적으로 책을 공휴일에 발행하지는 않는데 올해가 ‘어린이’ 명칭을 사용한 지 100주년 되는 해여서 출판사에서 이날을 발행일로 정했어요.” 

    -그렇군요. 

    “어린이라는 호칭은 1920년 소파 방정환 선생(1899~1931)이 월간지 ‘개벽’(3호)에 번안 재창작 시 ‘어린이 노래-불 켜는 이’를 기고하면서 세상에 처음 나왔습니다(최초 어린이날 행사는 1923년 5월 1일). 유년과 소년을 아울러 부르는 말이면서, 어린아이도 인격체라는 존중의 의미가 담겼죠. 이후 국내에서 어린이 공연이라는 예술 장르가 본격 창작되기 시작했고요.” 



    -언제부터 어린이·청소년 공연에 관심이 있었나요. 

    “이탈리아 유학 시절 우연히 로마시에서 운영하는 몬테소리 유아교육 3개월 과정을 들었어요. 그때 의사이자 아동교육자였던 마리아 몬테소리 여사(1870~1952)가 이탈리아 사람이란 걸 처음 알았죠(웃음). 이후 어린이 예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대학 강의를 하면서 초·중·고교에서도 예술강사로 활동하네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교육 연극만큼 어린이·청소년에 ‘의한’ 교육 연극에도 가치를 두고 있어요. 제도권 교육에서 할 수 없는 연극을 예술가 출신 강사들이 학교에서 예술교육으로 메울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대학과 대학원에서 예술교육 전문 강사를 위한 강의를 하고, 일선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만나며 눈높이를 맞추고 있어요. 그래야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연극적 상상력을 훨씬 크고 깊게 키워줄 수 있죠. 함께 호흡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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