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호

특별한 증상 없이 혈뇨가 나온다면?

  • 김상연 영등포 베스탑비뇨기과 원장

    입력2007-10-04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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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증상 없이 혈뇨가 나온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인구가 늘면서 특별한 증상은 없는데 현미경에서만 혈뇨가 발견되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 환자가 바로 그들. 정상인도 소변 검사에서 적혈구가 발견될 수 있지만, 어느 수준 이상의 혈뇨는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검사가 꼭 필요하다.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는 ‘적절하게 채뇨된 소변 검체로 3회 검사시 고배율 시야에서 적혈구가 3개 이상 관찰되는 경우가 2회 이상’일 때를 가리킨다. 문제는 종합적인 정밀검사를 해도 특별한 문제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 이때 어느 수준까지 검사를 계속해야 하는지가 고민거리다. 소변에 혈뇨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눈으로 확인될 때에는 환자 본인도 심각함을 느끼고 진료하는 의사도 충분한 검사를 함으로써 혈뇨의 원인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증상 혈뇨의 경우 환자 자신이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사를 하면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이런 고민은 진료실에서 반복해서 일어난다. 간단한 엑스선 검사와, 초음파 검사, 소변 검사 및 소변세포 검사, 소변배양 검사 등은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검사이므로 환자를 설득하기도 편하다. 그러나 좀더 정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환자에게 고통이 따르거나 고가의 비용이 드는 요로 조영술, CT, 방광내시경 같은 세밀한 검사는 권유하기가 쉽지 않다.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의 유병률은 0.2~21.1%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충분한 진단적 검사 후에 의미 있는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는 3.4~56%로 그 폭이 매우 넓다. 여기에서 의미 있는 질환이란 환자의 생명에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거나 내과적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 신낭종(16.5%)과 신실질 질환(11.0%), 비뇨기계 암(2.3%)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세균성 방광염, 요로결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혈뇨가 나온다면?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 환자의 상당수는 의미 있는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진단적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건강상 위해가 될 질환을 조기에 발견, 완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의가 어렵사리 권한다면 환자는 그에 흔쾌히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 큰 질환이 발견된다면 가래로 막아야 할 것을 삽으로 막을 수 있어 좋고, 비록 유의미한 질환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그 자체로 생활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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