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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名醫 허갑범 원장의 야채비빔밥

배만 부른 ‘거미형 인간’위한 맞춤형 처방

당뇨 名醫 허갑범 원장의 야채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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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이 즐기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한여름, 찬밥에 남은 반찬과 야채를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비벼 먹으면 꿀맛이 따로 없다. 영양도 가득하고, 당뇨와 비만 방지에 더없이 좋다.
당뇨 名醫 허갑범 원장의 야채비빔밥
서울 신촌로터리 인근에 위치한 대사성질환 전문병원 ‘허내과’에는 매일 오전 200여명의 환자로 북적거린다. 모두 국내 최고의 당뇨 명의(名醫)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허갑범(許甲範·67) 원장에게 진찰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이다. 허 원장은 오전에만 진료한다. 오후에는 늘 다른 일정으로 바쁘다. 복부비만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강의나 세미나 등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 탓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특히 복부비만은 조심해야 해요. 뚱뚱하지 않은 사람도 복부비만일 경우 당뇨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허 원장이 의술을 펼친 지 올해로 만 40년. 그가 의사가 된 이유는 지극히 평범하다. 서울대 법대에 응시했으나 떨어져 재수를 하다가 ‘그냥 한번 해볼까’ 해서 들어간 곳이 다름아닌 연세대 의대였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의 과정에서 내분비대사학을 선택해 갑상선과 뇌하수체질환에 대해 연구했다. 그러던 1975년 프랑스 몽펠리에 당뇨센터에 연수를 다녀오면서 당뇨질환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 당뇨병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허 원장이 당뇨질환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0년 중반부터. “당뇨질환은 복잡한 분야예요. 모르는 것도 많았고. 하지만 앞으로 식사문화가 변하면서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뇨 名醫 허갑범 원장의 야채비빔밥
그의 첫 연구결과물인 ‘한국형 당뇨병에 관한 연구’는 세계 의학계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86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내분비학회에서 그는 “한국인의 6.6%가 ‘영양실조형 당뇨병’ 환자이며, 서양의 경우 당뇨병 환자의 70% 이상이 비만이지만 한국인은 75%가 마른 체구”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의 새로운 유형을 제시한 것이었다. 당시 학계에는 인슐린의 양이 적은 ‘1형’과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2형’만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허 원장이 그 중간단계인 ‘1.5형(한국형 당뇨병)’을 처음으로 구명(究明)해낸 것이다. 이 연구성과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서의 당뇨병 예방에 크게 기여했으며 1997년 미국 당뇨병학 교과서에 실렸다.



‘거미형 인간’도 허 원장이 만들어낸 새로운 용어다. 1995년 일본 우베(宇部)에서 열린 한일당뇨병심포지엄에서 그는 “팔다리에 근육이 적은 반면 내장에 지방이 많은 복부비만형이 당뇨병과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이 단순비만과 관련이 깊다는 기존의 통념을 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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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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