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 프랭크 뉴포트 지음, 정기남 옮김, 안부근 감수 /384쪽/2만5000원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뉴포트(Frank Newport)가 쓴 ‘여론조사(polling matters)’는 이러한 다양한 의문에 답을 제시하고 있다. 프랭크 뉴포트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여론조사의 상징, ‘Gallup USA’의 편집장이다.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동 대학에서 강의를 해온 학자이자, 오랜 기간 현장에서 갤럽의 여론조사를 진두지휘해온 베테랑 조사전문가다. 1장에서 저자는 인간이 항상 다른 사람의 생각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미 오랫동안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 개별적 ‘여론조사’를 해왔음을 상기시킨다.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만나지 않고도 그의 생각을 알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론조사 결과에 눈이 가는 이유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현대적 의미의 여론조사는 수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서도 남의 생각을 과학적으로 알아내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인간의 사회제도에서 개개인의 생각은 그 자체로는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개인의 생각이 다른 사람과 결합하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의 생각을 모을 수 있으며, 다양한 배경과 경험의 결과를 모으면 막강한 지식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저자는 2장에서 여론조사가 왜 그토록 중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른바 ‘집단적 지혜(collective wisdom)’에 대한 설명이다. 사회는 항상 여러 사람에게서 모아진 지혜에서 더 유용한 가치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중의 지혜인 ‘여론’을 모으는 데 여론조사가 왜 유용한지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여론이 사회체계 내에서 갖는 기능적 의미를 정의하고, 자신의 관점을 확대해 나간다.
“사회가 발전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사람들의 견해를 가능한 한 자주, 체계적으로 반영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원칙이 곧 상향식 접근방법임을 지적하고 ‘선거’라는 공식적 접근과 함께 여론조사가 어떻게 대중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하여 민주주의의 원칙과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완하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많은 사람은 독창성과 고유성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면밀한 조사를 하지 않고 개인적인 특성, 태도, 의견을 유형화하는 모든 노력이 부정확할 수 있다고 느낀다.”
4장에서는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알아보고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를 풀려고 노력한다.
사실 대중여론에 대한 가장 근본적 관점은 엘리트 집단의 ‘대중’에 대한 의심과 회의에서 출발한다. 5장과 6장에서는 지식인들이 공감할 만한 ‘대중과 그들의 여론에 대한 불안감’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그 핵심은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으냐의 문제와 과연 대중의 의견은 경청할 만한 것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