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관리할
전담 장관을 뽑았다고 한다
파란빛이 도는
블루투스 문양을 따라 그린다
이런 무늬는 누가 만들었을까
바쁘시죠,
내가 먼저 묻는 건
기꺼이 외로움을 선택하고 싶어서
혼자 밥을 잘 먹고
일기장을 버릴 수 있고
책에서 가붓하다라는 단어를 발견했을 땐
메모장에 적어두었지만
오늘은 듣고 싶었다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담담하게 엄마가 돌아가신 얘기를 하며
이사해야 하는 사정을 말하는데
달빛이 드리우는 방에 산다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었다
두 시간씩 전철을 타고 와
후회를 털어놓고
요즘 듣는 노래를 물어보는 밤
켠 적 없는 블루투스가 연결되었다
김은지
● 1981년 출생
●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 당선
●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소설 ‘영원한 스타-괴테 72세’, 스토리북 ‘코니의 소중한 기억’ ‘브라운과 친구들’(공저) 등 출간.
● 팟캐스트 방송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세너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