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호

이 사람

사면초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행정소송 불사 움직임에 당국은 ‘칼날’ 만지작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0-02-2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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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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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2월 3일 윤석헌(72) 금융감독원장은 DLF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 의결안을 원안대로 결재했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은 지난 1월 30일 손태승(61)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64)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은행법상 문책 경고를 받으면 임원 연임과 3년간 금융기관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권의 눈길은 손 회장에게로 쏠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회의를 열어 손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당시 손 회장은 임추위가 열리기 나흘 전 금감원으로부터 문책 경고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 받은 상태였다. 즉 우리금융 측이 중징계 리스크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우리금융 측의 기류는 그대로다. 2월 6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간담회를 열고 “기존의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손 회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개다. 연임을 포기하거나 행정소송을 통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이다. 다만 우리금융 이사회가 2월 11일 권광석(57)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임명하면서 ‘연임 포기’ 선택지는 사실상 사라졌다. 손 회장이 물러나는 경우라면 신임 회장 선출 후 은행장 인사에 나설 가능성이 컸다. 따라서 권 행장 임명이 ‘손태승 체제’ 유지를 방증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손 회장에 대한 제재 결정을 공식 통보받으면 행정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허를 찔린 금감원도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금감원은 2018년 7월 우리은행 직원들이 2만3000여 개 휴면계좌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무단 변경한 사건을 제재심에 올리기로 했다.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주주총회는 3월 24일 열린다. 그전에 관련 사건에 대한 제재심이 열리면 손 회장에게는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 당국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건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 판매액만 총 3259억 원에 달한다. 

    한편 1월 7일 경제개혁연대는 “우리금융 임추위와 이사회가 DLF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소비자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감독 부실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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