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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을 보는 제3의 시각

오바마와 유대계 파워 그리고 MB정권의 운명

美 대선을 보는 제3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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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전세계적 경제위기와 북핵 문제에 직면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오바마의 대선 승리가 갖는 ‘위대한 함의’를 평가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시각을 가질 필요는 있다. 누군가는 ‘다른 스토리’를 얘기해야 ‘다양성’이 확보된다. ‘합리적 비관론’은 ‘감상적 낙관론’보다 유익할 때도 있다.
세계는 버락 오바마를 원했다(9월9일 영국 ‘BBC’의 22개국 2만3000명 대상 여론조사). 대다수 한국 국민도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보다 오바마에 더 호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월4일 마침내 WASP(백인·앵글로 색슨계·프로테스탄트 교인)가 주류를 형성하는 미국에서 이 제3세계 출신 흑인은 눈부신 언변과 품격 높은 행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 유권자들이 이룬 ‘인종적 편견의 극복’은 인류사적 진일보였다. 오바마는 ‘변화’와 ‘통합’의 메시지를 제시했다. 그의 이런 처방은 ‘미국의 문제와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절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미국의 TV들은 이번 대선도 이미지 선거로 만들었다. TV는 젊고 잘생긴데다 대중이 열광할 만한 감동적 스토리를 가진 오바마를 선거의 최고 수혜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누가 세계 최강국을 이끌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엔 엄청난 이권과 관련된 힘의 논리와 인과율이 작용한다. 오바마의 승리는 현실적 이해타산의 산물로도 설명되어야 한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서 기반이 거의 없던 비주류 초선 흑인 상원의원을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현실적 파워 중 하나는 ‘미국의 유대계’라는 시각이 있다.

“이스라엘은 신성불가침”

사실 오바마에 대한 유대계의 첫 인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그의 중간 이름이 ‘후세인’이라는 점도 탐탁지 않아 했다. “오바마와 오사마(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의 차이점은 B와 S뿐”이라는 말도 나왔다.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와 아랍계를 연관짓는 괴소문이 유포됐다. 오바마는 2007년 3월 아이오와주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만큼 고통을 받아온 이들은 없다”고 말해 유대계를 자극했다. 오바마의 결혼 주례를 선 제레마이어 라이트 주니어 목사는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종종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와 유대계 주류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2004년 미국 대선 때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높은 대중적 지명도를 갖고 있던 유대계 존 케리 상원의원은 1월10일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오바마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6월4일 미유대인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설에서 유대계가 원하는 것을 약속했다.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이며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란보다 이스라엘이나 중동지역 안보에 더 큰 위협은 없습니다.”

미국 내 유대인 수는 700만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2.5%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 유대인이 갖는 위상은 높다. 유대계는 특히 미국 경제의 심장부인 뉴욕 금융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오늘과 내일이 유대인의 휴일입니다. 월가의 큰손들이 대부분 유대인이기 때문에 오늘 미국 증시 거래량은 상당히 적었습니다.”(10월10일 ‘SBS’ 보도)

유대인의 해외자산(3880억달러) 가운데 2700억달러는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2000년 미국의 400대 자산가 가운데 유대인은 64명이다. 샌포드 웨일 시티그룹 회장, 모린스 그린버그 AIG 회장, 로버트 벤모세 메트라이프 회장, 헨리 폴슨 골드만삭스 회장(현 재무장관), 리처드 폴스 리먼브러더스 공동회장,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 등 유대계는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미국 금융자본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 바꾼 후원세력

월가를 중심으로 한 유대계 자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의 쇼크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대대적인 구원과 재건, 회생이 필요했다. 유대계는 그 일을 해낼 적임자로 오바마를 택했다. 오바마가 민주당 경선과 대선 본선에서 각각 민주당의 주류인 힐러리 클린턴과 집권여당 후보인 존 매케인을 누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압도적인 선거자금 모금에 있었다. 정치 신인은 조직이나 자금에서 열세를 보이게 마련이지만 오바마의 경우엔 정반대였다. 한 미국 정가 소식통은 “오바마는 클린턴이나 매케인보다 훨씬 많은 선거자금을 모았다. 여기엔 유대계의 지원이 컸다. 유대계는 일찌감치 오바마를 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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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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