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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황태자’ 시진핑 국가부주석

화합 지향 성품으로 군심·민심 한손에 쥔 집단지도체제형 리더

‘대륙의 황태자’ 시진핑 국가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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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를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중국 공산혁명의 원로 시중쉰의 아들 혹은 스타 가수 펑리위안의 남편으로 기억할 뿐이었다.
  •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당 중앙정치국 서열 6위 상무위원과 국가부주석을 차지하며 2012년 가을 공식화할 미래권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것.
  • 이렇듯 그의 찬란한 정치적 성장은 역설적으로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서민들과 함께 시작한 경력’이 밑바탕이 되었다.
‘대륙의 황태자’ 시진핑 국가부주석
‘중국의 가장 유력한 차세대 최고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習近平·57) 국가부주석. ‘황태자’로 불리는 그에게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중국 대륙에서는 그를 소개하는 자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관련 법률 법규와 정책에 의거해 일부 검색 결과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나온다. 보이는 자료는 대부분이 그의 공식 활동과 연관된 내용뿐이다. 중국 정부가 이미 차세대 지도자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통제’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지도자급 인사에 대한 내용은 철저하게 차단하고 관리한다.

하지만 최근 홍콩 등 중화권에서는 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그에 대한 전기가 속속 출간되고 있다. 2008년 1월 홍콩의 우밍(吳鳴)씨가 ‘시진핑 평전(習近平傳)’을 처음 펴낸 데 이어 올해 4월엔 가오샤오(高曉)씨가 ‘앞으로 중국을 이끌 시진핑 전기(他將領導中國 習近平傳)’를 출간했다.

‘황제 등극’에 이변 없을 듯

10년 전까지만 해도 시진핑을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시엔 모두 ‘중국 공산당의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勳·1913~2002)의 아들’ 또는 ‘중국의 유명 민족 성악 가수 펑리위안(彭麗媛·48)의 남편’으로 기억했지 ‘시진핑’이라는 이름 석 자는 안중에도 없었다. 심지어 2006년 12월 ‘뉴스위크’아시아판은 ‘내일의 스타’ 특집에서 리커창(李克强·55) 당시 랴오닝(遼寧)성 서기(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만 소개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시 부주석은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내지 ‘황태자’로 불린다. 황제가 승하하면 황태자가 자연스럽게 보위(寶位)를 이어받듯 시진핑은 시간이 흘러가면 중국의 최고지도자인 당 총서기에 선출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현재 그의 지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그는 현재 ‘중국 정치권력의 심장부’로 불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서열 6위의 상무위원이다.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리는 2012년 가을이면 권력서열 1위인 후진타오(胡錦濤·68) 당 총서기부터 우방궈(吳邦國·69·서열 2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68·서열 3위) 국무원 총리, 자칭린(賈慶林·70·서열 4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 리장춘(李長春·66·서열 5위) 상무위원은 모두 ‘연령 제한(선출 당시 만 68세)’에 걸려 물러나야 한다. 같은 5세대 지도자인 리커창 부총리는 서열 7위의 상무위원인 만큼 그가 앞선다.

그는 또 중국 공산당의 일상 업무를 관할하는 중앙서기처의 제1서기다. 중앙정치국에서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은 모두 중앙서기처를 통해 집행된다. 결국 모든 당무는 그의 손을 거쳐야 하는 셈이다.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바로 다음 자리인 국가부주석이기도 하다. 국가주석은 외교와 국방을 주로 담당(내치는 국무원 총리가 담당)하지만 사실상 국가업무 전반을 통할한다. 부주석은 이런 주석을 보좌하는 만큼 국정 전반을 훤히 꿰고 있을 수 있는 자리다.

중앙당교 교장과 중앙홍콩·마카오업무조정소조 조장도 맡고 있다. 중앙당교는 현장(縣長) 이상의 중국 공산당 간부를 재교육하는 기관이다. 당교 교장은 말 그대로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노선을 틀어쥐고 있는 자리다. 중국 정부로서 매우 중요한 정치문제인 중앙홍콩·마카오업무조정소조 조장을 그가 맡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인 홍콩과 마카오 문제도 시 부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이익에 맞게 잘 처리할 것이라고 중국 지도부가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각에서는 2007년 10월 제17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과 리커창이 똑같은 직급에 해당하는 상무위원에 선출된 만큼 누가 후계자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후진타오 총서기는 최고지도자로 등극하기 10년 전인 1992년부터 당의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된 데 반해 시 부주석은 2007년에 상무위원에 선출된 데다 그것도 리커창 부총리와 똑같이 상무위원회에 진입한 만큼 아직은 누가 총서기가 될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 같은 분석의 근거로 시 부주석이 지난해 9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제17기 4중 전회)’에서 예상과 달리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되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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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전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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