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중소업체가 세계 최초로 구글TV를 출시해 이목을 끈다. 연매출 80억원의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지피엔씨가 그 주인공. 이 회사는 6월 구글의 오픈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개발한 ‘스마트로이’(42인치 LED TV)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9월 스웨덴 TV업체 ‘피플 오브 라바’를 통해 유럽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박용음(41) 대표는 “호주, 캐나다, 덴마크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이 스마트로이를 접하면 가장 먼저 해보는 것이 구글지도로 자기 집을 찾아보는 겁니다.”
박 대표가 스마트로이의 쿼티(QWERTY) 자판 리모컨을 이용해 TV 화면에 구글지도를 실행, 호주 퍼스(Perth) 시의 한 주소를 검색하자 집 앞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해안에 정박해놓은 요트까지 선명하게 나타났다. 박 대표는 또 유튜브를 띄워 검색창에 ‘snsd’를 입력, 고화질의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찾아 보여줬다. 박 대표는 “현재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계산기 등 15개 스마트로이용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있다”며 “연말까지 100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스마트TV를 개발한 이유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쉬운 디바이스가 컴퓨터, 휴대전화를 지나 TV로까지 확산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TV를 ‘수동적으로 이용하는 매체’로 여기며 스마트TV의 대중화를 미심쩍어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스마트TV를 접한 후로는 컴퓨터 부팅에 걸리는 시간을 지겨워할 겁니다. TV드라마 등을 자기가 편한 시간에 몇 편씩 몰아서 보는 소비행태도 확산되고 있고요. 또 스마트TV는 스크린세이버를 작동시키면 액자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TV 개념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지요.”
메이저 업체들이 스마트TV를 본격 판매하기 시작하면 스마트로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박 대표는 “스마트TV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미 개발을 완료한 만큼 150만명의 얼리어댑터를 적극 공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