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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전문가 이계안의원이 본 ‘열린우리당 실패학’

“입바른 소리했다고 ‘왕따’시켜… 신당 리더는 경제계 인사가 맡아야”

구조조정 전문가 이계안의원이 본 ‘열린우리당 실패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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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성 부도난 ‘IMF 정당’, 하루빨리 청산하는 게 남는 장사
  • 경제 이슈를 ‘사회통합문제’로 확대해 ‘뉴딜 정책’ 실패
  • 부동산정책? ‘세금 올리는 법’을 의원 입법하다니…
  • 정당을 교회인 줄 착각한 그들…우리가 구원을 줄 수 있나?
  • 합리적 제안 해도 ‘정치가 기업과 같냐’며 타박
  • ‘용광로’ 버리고 ‘샐러드’ 추구해야 제대로 된 신당
구조조정 전문가 이계안의원이 본 ‘열린우리당 실패학’
‘100년 정당’이라 부르던 사람들조차 이제 거리낌없이 ‘IMF 정당’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50%대까지 치솟았던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10%대로 낮아진 지 오래다. 2003년 11월 창당 때 47석의 의원으로 시작, 반년도 지나지 않은 2004년 4·13 총선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를 끝내고 원내 과반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이었다.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의원들의 의원직 박탈이 잇따르며 2005년 3월, 총선 1년여 만에 과반수가 붕괴했고, 다시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해 1∼2월, 의원들의 자발적 연쇄탈당이 이어지며 마침내 한나라당에 원내 1당(黨) 자리를 넘겼다. 그 사이 치러진 40차례의 각종 선거에서 전패했으니 이쯤 되면 ‘롤러코스터당’이라고 할 만하다. 2월14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남은 사람들도 당의 당면 과제를 ‘창조적 파괴를 통한 통합신당 창출’로 정했다. 적어도 열린우리당 ‘간판’이 사라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당을 깨고 나간 사람은 나간 대로, 남은 사람들은 남은 대로 ‘왜?’라는 물음에 시원스럽게 답하지 못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기부정의 공감대만 있을 뿐, 실패에 대한 명확한 원인 분석은 건너뛴 채 정치공학적 차원에서 반짝이는 합종연횡의 대안들만 주목받을 뿐이다.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추락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대패 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으나, 더 직접적으로는 최근 행해진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그 시기를 앞당겼다.

이런 점을 볼 때 비록 급진 성향의 임종인 의원에게 ‘1호 탈당’ 선수를 뺏기긴 했으나, 직전까지 김근태 전 당의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이계안(李啓安·55) 의원이 1월23일 ‘선도 탈당’을 감행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현대자동차, 현대캐피탈 사장 출신으로 ‘공인된 시장주의자’이던 그가 3년 전 한나라당 대신 열린우리당행을 선택한 것만큼이나 파격적 행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04년 입당 당시 그는 ‘재계’ 몫으로 한나라당에서도 러브콜을 받았으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가슴에 와 닿아 열린우리당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그가 ‘시장주의자’이기 때문에 더욱 빨리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외환위기 시절 그는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부사장, 현대차 사장 등을 거치면서 각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데 기여했다. 외국 기업을 제치고 기아차를 인수하는 데도 큰 공로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그는 ‘IMF 정당’에서 비롯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자신의 재계 시절 경험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한다. 그가 말하는 ‘열린우리당의 실패학, 통합신당의 성공조건’에 대해 들어봤다.



불신과 모순의 연속

▼ 기업가의 시각에서 열린우리당의 실패 원인을 찾는다면.

“조직 안에서는 물론 시장에서도 믿음을 얻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서비스와 상품을 팔 무대인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삼국지의 고사 ‘무신불립(無信不立)’이 떠오르더군요. 기업에 28년, 정치계에 3년 있었는데 확연히 다른 점은 신뢰가 있고 없고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다보면 그냥 맡기고 일을 시키거나 하잖습니까. 그런데 열린우리당에서는 당내에서도 그런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못했어요. 그러니 국민의 믿음을 얻기는 요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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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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