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목동 신시가지를 계획하면서 구불구불한 단지 내 도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방통행도로를 만들어놨다. 당시에는 목동 사람들만 이 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생각한, 근시안적 행정이었다. 목동의 광역 일방통행도로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통행도로로, 이 지역 아파트 값에 약간의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신도시’보다 멋진 이름, ‘신(新)시가지’
목동에 사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신시가지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 그 외의 아파트나 주택에 사는 사람이다. 목동과 신시가지 아파트를 따로 떼어 설명하기는 어렵다. 목동의 절반은 아파트이고, 그 아파트의 주류는 신시가지 아파트로 총 392개동 2만7000가구로 이뤄져 있다.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목동의 중심지역 평지에 형성된 초대형 아파트 단지는 초등학교 10개, 중학교 6개를 끼고 양천구 아파트 주택시장을 대표한다.
30년 전만 해도 목동은 해마다 여름이면 안양천이 넘쳐나는 상습 침수구역이었다. 신시가지 아파트 자리는 갈대밭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저지대였다. 1980년대 초에 이르러 서울시는 안양천에 제방을 쌓고 신시가지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순차적으로 새 아파트가 입주했지만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이미지로 오랫동안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다 88올림픽 무렵의 부동산 호황에 발맞춰 미분양 아파트가 완전 소진됐고,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는 강서권의 대표 아파트로 올라선다. 관공서와 학교, 상가 등을 갖춘 택지지구의 편리성과 조용한 주거지역이라는 저밀도 신축 아파트 단지의 매력을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한 것.
목동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확연히 ‘비싼 지역’으로 자리매김한다. 5층에서 15층까지, 20평형부터 58평형까지 다양한 구조를 갖춘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영등포, 여의도, 인천, 부천, 안산, 광명, 강서, 김포 등의 수도권 서부지역 상류층들이 좀더 나은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을 찾아 들어오는 지역으로 변모해갔다. 요즘도 주변지역의 탄탄한 수요를 배경으로 매매가나 전세가는 늘상 강세다. 강남에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어김없이 6개월 내에 목동도 움직인다.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시공사, 평면, 조경도 모두 다르다. 행정구역은 1단지부터 7단지가 목동이고, 8단지부터 14단지는 신정동이다. 지하철 5호선이 지나는 오목로를 경계선으로, 목동 지역에 위치한 단지는 ‘앞단지’라 부르고, 신정동 지역에 위치한 단지는 ‘뒷단지’라 부른다.
삼성물산이 시공해 1985년 입주한 목동 1단지는 내년 말쯤 9호선 개통의 수혜가 예상된다.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에 전철역 출입구가 생긴다. 다만 호재에도 불구하고, 인근 목동 쓰레기 소각장의 소음과 ‘환경적 유해성’에 대한 우려는 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3단지는 앞단지에서 가장 알아주는 단지다. 파리공원이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단지 안에 영도초등학교가 있고 신목중학교도 가까이 있다. 7단지는 목동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인 목동 오거리, 5호선 목동역과 접해 있다. 다만 소형 평수인 27, 35평형으로만 구성되어 최고 단지로 치지는 않는다.
1987년식으로 삼익과 극동에서 시공한 9단지를 뒷단지에서 최고로 친다. 목동 단지 중 조경이 가장 뛰어나고 아파트 평면도 좋다. 서울남부지검 및 지원이 근접해 있고, 공원과 학교도 가깝다. 11단지와 12단지는 20, 27평형만 있어 고급 단지 반열에는 오르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