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워 만들겠다”
前정부 탓이니 임대주택 주겠다고?
‘국부론’에 등장하는 푸줏간과 빵집 주인
생산·소유·교환·거래는 인간 본성 발현
타인의 경제적 필요와 욕구 판단 금물
![11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https://dimg.donga.com/a/650/0/90/5/ugc/CDB/SHINDONGA/Article/5f/c9/b9/1a/5fc9b91a05b7d2738de6.jpg)
11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12월 4일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개각으로 김 장관은 곧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떠나는 사람의 말이라고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어딘가 개운치 않다. 김 장관이 이 말을 꺼낸 맥락 때문이다. 그는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남 탓을 하다 문제의 ‘빵 발언’을 내놨다. 주택 가격 상승, 전·월세난 등 지금의 난리통이 박근혜 정부 탓이라는 소리다.
김 장관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공급은 충분하다고 했다. 이제 와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고 은근슬쩍 인정하면서 화살을 전 정권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대책으로 “(아파트 대신) 다세대나 빌라 등을 질 좋은 품질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 발언 이튿날인 12월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개한 ‘관광호텔 리모델링 임대주택’(‘안암생활’)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지향점이 어디인지 잘 보여주는 듯하다
왜 아파트를 빵에 비유했는지 그의 속내를 모두 알 수는 없다. 본인도 정확한 이유를 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 장관의 발언은 자본주의, 더 나아가 인간 사회의 본질에 대해 성찰해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공교롭게도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통찰과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푸줏간 주인, 양조업자, 빵집 주인
![문재인 대통령이 2월 2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청와대 영빈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https://dimg.donga.com/a/650/0/90/5/ugc/CDB/SHINDONGA/Article/5f/c9/b9/98/5fc9b99818e6d2738de6.jpg)
문재인 대통령이 2월 2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청와대 영빈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독자 여러분도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인간의 이기심을 찬양했으며, 그것이 시장 경제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타심보다 이기심이 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 ‘이타심을 찬양하는 공산주의보다 이기심을 긍정하는 자본주의가 더 우월하다.’ ‘국부론’은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주의 체제의 홍보물로 간주되곤 한다.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자 애덤 스미스가 19세기의 공산주의에 동조했을 리는 없다. 그러니 ‘공산주의보다 자본주의가 우월하다’는 해석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옳다고 말하는 것도 다소 부적절하다. 이는 경제학자이기 이전에 철학자였던 애덤 스미스의 사상 체계를 협소하게 해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위에 인용된 문장이 나온 맥락을 살필 필요가 있다.
‘국부론’은 총 다섯 권으로 이뤄진 대작이다. 위에 인용된 문장은 그 중 제1권에 나온다. 제1권은 분업을 주제로 삼는다. 내용은 이렇다. ‘군집생활을 하는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복잡한 방식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분업을 한다.’ ‘그 결과 오늘날의 문명을 이루게 됐다. 분업의 양태가 정교해지면서 자본주의가 꽃을 피우게 됐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까닭을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연상시키는 필치로 설명한다.
“너무도 많은 우위를 제공해주는 노동의 분화는 앞날을 예측하며 전반적인 풍요의 증진을 꾀하고자 하는 인류의 지혜 중 무언가의 영향 하에 나온 산물이 아니다. 분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