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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정치

행정수도 ‘올인 카드’ 동상이몽

심대평: 신당 ‘외통수’, 염홍철: 신당·여당·시장 ‘꽃놀이패’

  • 이기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 주재 doyoce@donga.com 지명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 주재 mhjee@donga.com

행정수도 ‘올인 카드’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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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진앙지는 충청지역이다.
  • 염홍철 대전시장과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각각 한나라당과 자민련을 탈당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 진도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4월30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 결과로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행정수도 ‘올인 카드’ 동상이몽

3월11일 대전시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토론회’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는 심대평 충남도지사(왼쪽)와 염홍철 대전시장. 두 사람은 3월8일 탈당한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2005년 4월30일 밤 10시. 50일 전 자민련을 탈당한 심대평 충남도지사의 신당 준비사무실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사실상 심 지사가 내세운 후보들이 충남 아산과 공주·연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모두 당선된 것이다. 아직 정당의 꼴도 제대로 못 갖춘 상황에서 국회 2석(席)을 확보한 셈이니 기쁨이 더하다. 심 지사는 늦은 시각인데도 사무실을 찾아 2006년 지방선거 압승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지향하고 중원(中原)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강력한 정당을 만들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자!”

손학규 경기지사와 이원종 충북지사에게서 축전이 날아왔다. 이 여세라면 내년 지방선거도 자신만만하다.

#시나리오 2

“우리의 패배는 신행정도시의 헤게모니를 쥐지 못했기 때문이야. 내년 지방선거를 기다릴 수밖에….”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며 재보궐선거에 우호적인 후보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완패였다. 충남 아산과 공주·연기, 단 두 곳의 선거였지만 충청 민심은 심 지사 대신 열린우리당을 선택했다. 심 지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폭탄주 서너 잔을 내리 들이켰다.

자민련을 탈당한 뒤 신당을 만들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동참하겠다고 밝힌 인사들은 대부분 자민련 출신이었고, 창당의 결정적 요소 중 하나인 ‘돈줄’도 막혔다. “도와주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몇몇 지역 기업의 해명성 변명이다.

함께 탈당한 염홍철 대전시장에게 기대를 걸어봤지만 신당 창당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염 시장은 오히려 열린우리당에 관심이 있어 보인다. 이원종 충북지사도 독자 행보를 걷고 있다. 심 지사의 중부권 신당 구상은 요원한 일일까. 이제 충청권을 다시 여야의 각축장으로 내놓아야 할 판이다.

#시나리오 3

“참신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탓일까. 그나마 1개 지역구를 차지했으니 다행이지.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압승하자고.”

4월30일 치러진 두 곳의 재보궐 선거결과는 1승1패. 50일 전 탈당 직후 지역민들이 보내준 성원을 감안하면 미약한 결과다. 앞으로도 좀처럼 자신이 없다. 다시 추스르고 내년 지방선거에 참신한 인물을 내세울 경우 가능성도 있겠지만 인물난이 심각하다.

‘절반의 승리’를 거둔 뒤 열린우리당과 적절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신행정도시나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꿈이다. ‘여당의 2중대’라는 소리를 들어도 상관없다. 충청권의 염원인 신행정도시 건설이라는 실리가 있는데 무슨 소리를 들으면 어떠랴.

신당 정책·정강 등 자문

3월8일 정가에 회오리를 불러일으키며 각자의 소속당인 자민련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심대평 충남지사와 염홍철 대전시장의 요즘 심정은 어떨까. 아마 이처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놓고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두 사람의 탈당 이유를 보면, 문구와 어조가 조금씩 다를 뿐 모두 행정도시 건설에 ‘올인’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두 사람의 탈당은 약속된 것이었다. 양측은 모두 “탈당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해본 적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발표날짜를 7일로 할 것이냐, 8일로 할 것이냐를 놓고 조율한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

다만 두 사람이 탈당 후의 행보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건 3선 연임으로 자치단체장선거에 더는 출마할 수 없는 심 지사와 앞으로도 두 차례나 더 출마할 수 있는 염 시장의 사정이 크게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심 지사의 탈당은 신당을 창당해 정치를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심 지사는 “신당 추진에 대해 많이 묻고 있는데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신당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향후 정치 일정을 묻는 질문에는 미리 준비한 듯 말이 술술 이어졌다.

그는 앞으로 바람직한 정당의 형태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민주주의의 꽃은 지방자치다. 분권하에서 생활정치를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민에게 편안함을 주고 미래에 대한 확신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면 몸을 던져서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여러 차례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실제로 심 지사와 측근들은 지역 내 정치학·지방자치학 전공 교수들에게 향후 신당의 정치적 행보와 정강, 정책에 대해 수차례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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