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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트렌드

성공하고 싶으면 맞춤 슈트 입어라!

30년 경력 양복재단사의 ‘정장 예찬’

  • 이득규 | 용산 맨체스타양복점 대표(www.mcsuit.co.kr)

성공하고 싶으면 맞춤 슈트 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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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완구, 손학규, 이병헌처럼 입어라
  • ● 좋은 슈트 안 입어 승진 못한다
  • ● 슈트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커스터마이징’
  • ● 슈트는 고르지 않는다, 다만 맞출 뿐
성공하고 싶으면 맞춤 슈트 입어라!
나는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맨체스타양복점을 17년째 운영해온 맞춤 슈트 재단사다. 어려서부터 멋내기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장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내친김에 1985년 홍균양복점 이홍균(대한민국 양복명장) 선생에게 본격적으로 양복재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손재주가 있었는지 다른 문하생들보다 빨리 선생께 인정을 받고 1989년 독립했다. 슈트 디자이너 인생 30년이니 사람 나이로 치면 입신(立身)의 경륜을 쌓은 셈이다.

처음 양복점을 열었을 때는 맞춤 슈트 호황기였다. 매달 150벌 이상 제작했다. 몇 년 전에는 대기업이 만드는 기성복이 인기를 끌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남성 복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기술과 디자인이 진화하면서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정·관계 명사는 물론 결혼을 앞둔 남성과 그 가족, 슈트의 가치를 잘 아는 외국인 등 많은 이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사무실 밀집지역이다. 매장이 있는 건물만 해도 삼일회계법인, 존슨앤드존슨, LS네트웍스 등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여럿 입주해 있다. 그렇다보니 회사원들, 특히 영업사원이나 변호사, 기업 임원 등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장인들을 자주 접한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들의 옷차림을 오랫동안 눈여겨보다보니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옷차림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실감했다.

‘양주보다 맞춤 슈트’

성공하고 싶으면 맞춤 슈트 입어라!

이완구 전 총리는 신체적 단점을 맞춤 슈트로 보완한다.

29만 원. 여러 해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밝힌 ‘전 재산’이다. 동시에 한국 남성 직장인들의 한 달 평균 술값이기도 하다. 한 취업 전문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직장인들은 월평균 5.7회의 술자리를 갖고 한 번의 술자리마다 5만1000원을 지출한다. 그런데 통계청이 밝힌 가구당 월 의류(신발 포함) 비용은 16만9000원에 불과했다.

왜 한국 성인 남성들은 술값은 아끼지 않으면서 옷값은 아낄까 하는 것이 나의 오랜 고민거리였다. 술로 스트레스를 좀 풀어보겠다는 샐러리맨의 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다만 슈트 원단을 집을 때 덜덜 떨리는 손이 술 뚜껑을 열 때는 거침없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 못 하겠다.

옷에 신경 쓰는 남자는 상대적으로 술을 적게 먹는다. 일단 옷에 돈을 들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술에 돈을 덜 쓰게 된다. 먹더라도 적게 먹고 쓰더라도 적게 쓴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술고래로 통하는 직장인치고 옷 잘 입는 사람이 있는지. 반면 옷 잘 입는 사람치고 술고래는 드물다.

옷은 못 입는데 술만 잘 먹는 직장인과 옷도 잘 입고 술도 적게 먹는 직장인 중 과연 누가 직장에서 인정받고 승진할 것이며, 이성의 사랑을 쟁취할 수 있겠는가. 무라카미 류의 소설 중에 ‘자살보다 SEX’가 있다. 나는 이에 빗대 ‘양주보다 맞춤 슈트’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여섯 번째 멤버를 선발하겠다며 ‘식스맨’ 코너를 방송했다. 멤버들이 후보에 오른 이들을 직접 면접하는데, 모두 슈트를 입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격식이 필요한 자리엔 슈트가 기본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입은 슈트를 보면서 너무 딱 달라붙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장신에 덩치도 큰 정준하 씨의 슈트는 정말 위태로워 보였다. 의자에 앉았다가 바지가 뜯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무한도전’ 멤버면 정상급 연예인인데 왜 저렇게 입었을까 싶다. 코디가 20대 혹은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캐주얼과 슈트가 어떻게 차이나는지 잘 모를 그녀들이 캐주얼 의류를 입히듯 정장을 입힌 듯했다.

임원 되려면 임원처럼 입어야

제대로 된 슈트는 좋은 이미지를 만든다. 영화 ‘킹스맨’에 나온 남자 배우 콜린 퍼스는 입고 있는 슈트만으로 영국 신사의 품격을 보여준다.

몇달 전 이완구 전 국무총리 후보자청문회를 봤다. 다들 그의 전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그의 복장을 유심히 살폈다. 작은 키에 두터운 몸집, 큰 머리, 굵고 짧은 목은 분명 그의 핸디캡이다. 하지만 이른바 ‘딱 떨어지는 맞춤 슈트’와 그에 걸맞은 넥타이로 신체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영국 유학파 출신답게 신사의 풍모를 적절히 드러내는 슈트로 자신의 이미지를 잘 부각한 정치인이다. 배우 이병헌 씨는 사실 키가 작은 편인 데다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인상이 날카로운 등 신체 조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슈트로 단점은 확실히 가리고 장점은 확실히 살리는 재능을 지녔다. 배우 김용건 씨도 종종 과도한 화려함이 거슬릴 때도 있지만 슈트가 그 사람의 품격을 보여준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한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국회의원과 보좌관이 나란히 걸어가면 복장에서부터 차이가 나서 언뜻 봐도 누가 의원이고 누가 보좌관인지 알 수 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이사 등 임원과 만년과장의 옷차림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성공한 이들은 자신의 복장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여유 있는 사람들이니 좋은 옷을 입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냐 할 수도 있다. 나도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서면,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면 옷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다고. 틀렸다. 내 경험으로 보면 주니어 직장인 시절부터 복장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이들이 사회에서 잘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자신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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