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 커피숍은 한국인이 투자하기에 좋다.
미국에서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은 로스앤젤레스(LA)와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등 캘리포니아 지역과 뉴욕, 뉴저지 등이다. 이와 함께 마이애미와 올랜도 등의 플로리다 지역과 애틀랜타 같은 신흥주택 건설지역이 한국 투자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LA 지역에서도 다운타운 지역을 비롯해 베벌리힐스와 라브레아, 한인 타운의 주택 가격은 매년 20∼30%씩 올랐다. 아이비리그가 있는 교육 중심 도시 위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LA를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가격 상승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지역의 경우 대부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LA 시내 중심부에서 차로 30분 떨어져 있는 북부 외곽지역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신흥 주택이 활발하게 들어서고 있는 발렌시아가 돋보인다. 이곳의 주택 가격은 최근 3∼4년 새 2배 이상 올랐다. 3년 전 28만달러(2억8000만원)에 구입한 주택가격이 요즘은 60만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들 지역에서 집값이 뛰는 동안 주택 임대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예컨대, LA 시내에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 임대료는 지난해 월 평균 3200달러이던 것이 지금은 3600달러 선으로 400달러가 올랐다.
주택이나 아파트뿐 아니라 빌딩 같은 사업용 부동산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3년 전 350만달러이던 LA 시내 대로변에 위치한 6층짜리 건물 가격이 올해는 8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에 유학 중인 자녀가 있다면 아예 현지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아내와 두 자녀를 미국 LA에 보낸 어느 ‘기러기 아빠’를 보자. 아내와 아이들이 3년째 살고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는 임차한 것이다. 현지 시세로 임대료는 월 3000달러. 여기에 관리비 1000달러를 합해 총 4000달러가 든다. 지난 3년간 주택비용으로 쓴 돈은 자그마치 14만4000달러.
자, 이제 3년 전으로 되돌아가보자. 만약 그때 아파트를 빌리지 않고 아담한 단독주택을 한 채 구입했다고 하자. 미국 LA에서 대지 100평, 건평 50평짜리 주택을 50만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르기는 해도 지금쯤 그 집은 시가 100만달러는 족히 됐을 것이다.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로 쓴 14만4000달러는 그냥 써버린 돈이지만, 주택을 구입했다면 지구 반대편에 앉아서 50만달러를 벌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3년 전 집값인 50만달러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돈을 다 들일 필요는 없다. 미국은 담보대출 조건이 국내보다 훨씬 좋다. 미국 은행에서 모기지론으로 주택 금액의 70%를 연리 5%, 5년 동안 이자만 지불하는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결국 자기 돈은 집값의 30%인 15만달러만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3년치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총 14만4000달러)와 비슷한 금액이다.
한국보다 대출 조건 좋아
일반적으로 자녀 한 명이 방 2∼3개가 딸린 주택을 빌릴 경우 한 달 임대료는 100만∼120만원이다. 유학기간을 평균 4년으로 잡을 경우 총 임대료는 5760만∼6912만원. 만약 4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다면 어떨까. 25%의 금액과 취득세를 지불하고 75%를 융자받았다면 30만달러에 대한 4년치 이자(연 5.6% 적용시)는 6720만원이 된다.
임대료 금액에 맞먹을 금액을 이자로 상환하고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연 평균 수익 상승률이 최저 5%라고만 가정해보자. 4년 후에 팔면 8만달러(8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다. 중개인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익을 남기면서 1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 소득세가 면제돼 4년 동안 지출한 자녀 학비나 생활비를 거의 보상받을 수 있다.
실제 이런 방법으로 미국에서 돈을 번 한국인이 적지 않다. 심지어 LA나 뉴욕 근교에서는 한인들이 집값을 좌지우지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LA에 본사를 둔 해외부동산투자 중개업체들은 한국에서 걸려오는 투자문의 전화 받기에 바쁘다. 대부분 10억원 미만 주택을 구입하려는 문의라고 한다.
그러나 LA 한인타운은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LA타운에서 남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인 얼바인과 20분 거리인 북서쪽 밸리 지역까지 상승세가 옮겨 붙었다. 두 지역의 집값은 2∼3년 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35% 정도 올라 평균 80만∼100만달러를 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