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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혁·개방, 한미 FTA로 견인해야

北 ‘회생 비용’ 연 30억 달러, 南 경제개방 없이는 감당 못해

  •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mjcho@kiep.go.kr

북한 개혁·개방, 한미 FTA로 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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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을 타려면

이러한 상황은 경제적인 의미뿐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도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야 한다는 당위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국제경제 차원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 이슈다. 한국 경제는 국제 경제의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성공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경제에서 보편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슈들을 외면하고서는 현재 우리가 이루어놓은 성과마저 지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국제 경제의 이슈들은 모두 자국의 경제 성장을 목표로 국제 거래의 효율화를 지향하는 방향성 위에서 창출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켜진 빨간불을 끄고 살아남기 위해 모색 중인 대응방안 가운데 하나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것이다. 이는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가능한 방안을 찾아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형성된 자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제가 확장되면서 국내에 생산기반을 둔 공산품 수출증대를 통한 경제성장 전략은 효용을 잃었다. 많은 공산품이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 후발개도국의 거센 추격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다. 노동집약적 생산공정을 대담하게 중국으로 이전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국내 생산기반의 공동화(空洞化)와 실업증대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나았다.

이 때문에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택한 전략이 IT와 부품·소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 물류, 통신 등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육성에 집중해 산업구조를 선진화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한국의 서비스업은 외형상 양적인 증가를 거듭해왔지만, 산업 및 고용구조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취약하고 1인당 부가가치 창출도는 영세·저생산성 구조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금융, 법률, 디자인, 회계, 엔지니어링 등 제조업과 전·후방 연관관계가 높은 지식기반 서비스의 비중이 낮아 제조업 경쟁력 기반확보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영세적 구조와 저생산성이 산업구조 고도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다시 말해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관건은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통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선순환구조 구축에 있다. 한미 FTA 추진은 국내 생산활동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능동적 개방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남북이 동시에 안고 있는 과제

북한 경제가 개혁되지 않으면 자원배분의 왜곡을 막을 수 없고, 전반적 생산의 효율화를 이룰 수 없으며, 경제정책의 합리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초기에 외부에서 아무리 많은 자본이 한꺼번에 지원된다고 해도 내부에서 비효율이 지속된다면 성과를 얻기란 불가능하다. 해외자본의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현재의 제도와 기구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시장경제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북한 경제의 재건과 성장은 막대한 자본과 자원, 기술과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그러나 현재는 복잡한 이념적, 정치적 요소에 의해 자본이동이 사실상 억제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현실에서, 굳이 모든 것이 자유롭지 못한 북한에 투자나 교류를 할 나라는 없다. 결국 누가 더 개방적이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북한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자본 유치의 열쇠인 셈이다.

경험적 모델로서 한국의 성장경험은 북한에 있어 귀중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1960년대 초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경제규모와 소득수준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은 개도국의 모범적 경제발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한국의 경제규모는 250배, 1인당 소득은 150배가량 증가했다. 1960년대 최빈농업국가이던 한국은 현재 소득수준, 산업구조, 대외개방, 사회복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의 경험도 북한에 교과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이모이’ 정책을 추진한 베트남은 1970년대 후반 연평균 0.2%에 머물던 경제성장률이 1986년부터 점차 상승해 1992~97년에는 8~9%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농업부문은 1987년까지만 하더라도 생산량의 정체, 식량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1988년 4월부터 본격 추진된 농업개혁조치로 생산이 크게 증가했다. 1981~88년에는 1인당 식량생산량이 연평균 294㎏에 불과했지만 1989~92년에는 330㎏으로 증가했고, 이러한 식량 생산 증가에 힘입어 1989년부터 쌀 수출이 허용됨에 따라 현재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무역량의 경우 1980년대에는 북한과 비슷한 50억달러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10배가 넘는 600억달러에 가깝다.

한편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구 사회주의 체제전환국들도 개혁을 통해 1인당 국민총생산액을 체제전환 초기에 비해 200% 이상씩 높였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개혁과 개방이 이들 체제전환국에 가져다준 경제적 효과는 가히 경이적이라 할 만하다. 따라서 북한이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체제전환 수준의 개혁을 진행하는 동시에 한국도 북한을 지원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국제경쟁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한 남과 북의 개혁·개방 노력은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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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mjcho@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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