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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이 만난 사람

영원한 ‘국민배우’ 안성기

“지루하면 5분도 못 참는 관객… 이제 진지함의 시대는 갔다”

  • 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영원한 ‘국민배우’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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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인기 유지 비결은 ‘꾸준한 변신’
  • “한 시대 풍미한 ‘양념거리’ 베드신…일부러 피했다”
  • “배역 때문일까? 꿈에서도 바람피운 적 없어”
  • “연기 상승작용 일으킨 여배우 이미숙”
  • “영화 ‘한반도’ 反美정서, 관객몰이용 계산 속 아니다”
  • 이 시대 관객의 요구, ‘단순하게 즐겁거나 정신없이 근사하거나’
  • “1990년에 3金으로부터 정치입문 제의받아”
  • 성실과 겸손은 ‘생존을 위한 처세술’?
  • 핸디 7 부동의 싱글, 평균 비거리 230∼240야드
영원한 ‘국민배우’ 안성기
늦겨울 찬바람이 50대 중반 영화배우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그는 갈색 캐주얼 바지에 하늘색 폴라 티셔츠, 검정색 콤비 차림이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아주머니가 소녀 때의 기분이 살아난 듯 “안성기씨” 하고 불렀지만, 못 들었는지 돌아보지 않았다. 한 여성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나이 들어서도 중후한 멋이 있다”고 했다. 몇몇 여성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그와 함께 사진 찍을 기회를 잡으려고 주변에서 얼쩡거렸다.

영화배우 안성기(安聖其·55)씨의 청계천 나들이는 그래도 차분한 편이었다. 장동건 권상우 이병헌 조승우가 청계천에 나타났더라면 소녀 팬들이 비명을 지르며 몰려들었을 것이다. 폰카를 들고 그에게 다가오는 여성들 중에 10대는 보이지 않았다. 인기를 먹고 사는 배우에게 나이는 숙명 같은 것인가보다.

인터뷰 장소를 섭외하면서 필자가 그의 집이나 사무실 쪽으로 가겠다고 했는데도 굳이 동아일보사 쪽으로 오겠다고 고집했다. 그는 청계천에 처음 와본다고 했다. 그가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줘 사진촬영은 금방 끝이 났다. 그에게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불편하겠어요”라고 하자 “좋은 점도 있다”고 했다.

“기간 만료된 여권을 들고 공항에 나간 적이 있어요. 신원이 확실하니까 그날로 만기 연장을 해주더라고요.”

안씨는 지난해 말 ‘라디오 스타’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과 영화평론가협회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1990년 청룡영화상이 부활하면서 ‘남부군’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죠. 그러니까 16년 만이죠. 영화평론가협회상은 1996년 임권택 감독의 작품 ‘축제’로 받은 지 10년 만입니다. 2001년 ‘무사’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적이 있지요. 남우주연상을 탄 것이 그렇게 오래 됐는지 몰랐어요. 거의 해마다 무슨무슨 상을 탔거든요. 공로상, 유공자상이나 조그마한 데서 주는 상이라도 매해 받았죠.”

가족 이야기는 ‘No!’

▼ 50대 배우가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안성기씨가 처음이더군요. 주류 영화에서 50대가 주연을 맡기 힘든가요.

“그렇지요. 워낙 관객이 젊어요. 젊은 관객 취향에 맞는 영화가 주류를 이루면 저 같은 배우는 그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받은 상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씨는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는다. 그는 다섯 살 때 영화사에서 일하는 아버지(안화영·83) 덕에 아역배우로 영화계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안씨의 아버지는 현진영화사 사장을 지냈다. 전문적인 아역배우가 없던 시절이었다. 안씨는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에 방년 열여덟 살의 김지미와 함께 데뷔했다. 그 뒤로 70편이 넘는 영화에 아역배우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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