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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김광화의 사람 공부, 이웃 이야기 3

‘촌놈’ 얼굴에 깃들인 신비한 웃음… 나도 좀 나눠 갖고 싶다

  • 김광화 농부 flowingsky@naver.com

‘촌놈’ 얼굴에 깃들인 신비한 웃음… 나도 좀 나눠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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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얼굴에 깃들인 신비한 웃음… 나도 좀 나눠 갖고 싶다

땔감을 나르는 시골집 식구들. 여기서는 다들 자기 능력껏 일한다.

▼ 촌놈이라는 호는 낯선데, 그렇게 지은 이유라도 있나요.

“촌놈이니까 촌놈이지, 뭐. 어릴 때부터 촌놈이라는 걸 밝히고 살고 싶었어. 촌놈은 촌놈이지. 명함을 줘보면 그 사람을 알겠더라고. 똑같은 농림부 장관에게 명함을 준 적이 있는데 한 사람은 그것 때문에 무척 친해졌고. 또 한 사람은 ‘왜 하필 촌놈이냐?’고 해. 아니, 자기가 촌놈 때문에 장관 되었으면서 왜 촌놈을 무시하느냐고.”

▼ 두 시간만 일하면 자기 한 몸 사는 데 지장이 없다고 했는데 그 근거를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세요.

“예전에는 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지금 보니 가족까지 가능해. 그러니까 논 두 마지기만 농사짓는다고 생각해보라고. 그 정도면 쌀 여섯 가마니 나오잖아? 일이란 게 모내기할 때만 하루 이틀 걸리지. 나머지는 두 시간이면 충분하지. 김매는 데 아침에 두 시간씩, 사흘이면 다 맬 걸. 그렇게 김매기 서너 번하고. 그 다음은 타작할 때 며칠. 1년을 평균해서 보면 두 시간도 안 걸려. 모내기와 타작할 때를 제외하면 물꼬 좀 봐주고, 논두렁에 풀이나 깎아주면 되잖아. 농사지어보면 알지 않아?”

▼ 장애인을 돌보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런 사람이 눈앞에 있으니까, 같이 사는 거지. 그게 뭐 이유가 있어?”

▼ 그렇게 하기가 쉬운 건 아니잖아요.

“능력껏 하는 거지. 능력이 없으면 못하는 거고.”

말투가 워낙 거침이 없고 답변이 간단하니 그에 대해 따로 자료를 찾아야 했다. 그가 이렇게 살아가는 데는 이현필(1913∼64) 선생의 영향이 컸다. 이현필은 광주 무등산 일대에서 폐병환자와 고아들을 돌보며 살아 ‘맨발의 성자’라고 불렸다.

▼ 장애인과 함께 지낸 지 오래됐죠? 그동안 겪으면서 생각한 것도 많을 텐데….

“탤런트는 바보 흉내내면서 웃겨. 모자란 사람을 흉내내면서 웃기더라고. 그런데 장애인은 흉내 안 내고 웃기더라고. 그러니 날마다 웃어. 탤런트는 웃기면서 돈 버는데, 이 사람들은 웃기고도 돈 안 받아(웃음).”

‘제멋대로 강연’

▼ 그렇게 본다면 장애란 기준도 달라져야 하지 않나요? 장애의 기준을 뭐라고 생각합니까.

“자기가 자기 먹을 거 벌어먹지 못하는 사람은 다 장애인이지.”

이것 또한 대답이 간단하다. 질문을 다시 던져야 또 다른 말이 나온다.

▼ 좀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손발 멀쩡해가지고, 도 닦는다고 일도 안 하고, 기도 한다고 앉아 있는 것도 장애지. 장애는 자기 생활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거지. 노력해도 먹고살지 못하면 다 장애지.”

▼ 열심히 일해도 먹고살기 힘들어하면 그것도 장애겠네요.

“장애지.”

▼ 공동체를 추구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저도 공동체 생활을 두 해 정도 해본 적이 있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되던데요.

“우리나라는 공동체가 안 되게 돼 있어. 왜냐하면 병원비하고 학비하고 노후생활비를 공동체에서 해결하지 못해. 보통 부자가 아니고는 안 돼. 생각을 해봐. ‘자녀 셋 있는 사람과 자녀가 없는 사람이 같이 공동체를 한다. 일을 똑같이 하고 같이 산다.’ 그럼, 자녀 셋 있는 사람은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야 하니까 여기 공동체 전체 생활비에서 삼분의 이는 그 사람 혼자 써버린단 말이지. 그것까지 서로 이해하고 함께 산다고 쳐. 그럼 돈을 다 써버리고 노후에 돈이 없단 말이야. 그럼 몸은 못 움직이고, 돈은 없고. 그럼, 어떡할 거냐? 그런 염려 때문에 공동체가 깨져. 선진국 가운데 공동체가 잘되는 곳은 병원비, 학비, 노후생활비를 정부에서 맡아줘. 그런 곳은 그냥 공동체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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