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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家臣 2인 직격 인터뷰

독자 대북사업 나선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정몽헌 자살, 비자금 아닌 다른 이유 있었을 것”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독자 대북사업 나선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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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대북사업 나선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2005년 7월16일 원산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조선사업을 시작할 때도 그랬어요. 이게 우리나라에 없는 것 아니냐, 그러니 해야 한다고. 1974년 정 회장님이 김형벽 회장(당시 현대중공업 전무)과 나를 불러 조선소를 만들라고 지시했어요. 아, 건설만 했던 내가 조선을 알아야지. 그런데 조선소가 영어로 ‘십 빌딩(Ship Building)’이잖아요. 정 회장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조선소도 ‘빌딩’이다, 집 짓는데 배 못 짓느냐….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미포조선소 다 짓기도 전에 흑백사진 한 장 갖고 영국에 가서 돈 빌려 배를 수주했지요.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 세계 1위야.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다 그렇잖아요.

그 양반이 그렇다고 공부를 많이 했던 것도 아니에요. ‘공부는 신문에서 다했다’고 말씀하곤 했어요. 그것도 동아일보. 사람들이 돌려 읽느라 군데군데 찢겨진 동아일보를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읽으셨대요. 나보고도 신문 좀 읽으라고 자주 말씀했지요. 그게 말이 되는 게, 조 기자나 나나 박스기사 하나 쓴다고 생각해봐요. 내가 아는 것 외에 내가 잘 모르는 것도 다른 사람한테 물어 좋은 내용을 만들려 애쓸 것 아니에요. 신문의 박스기사엔 대단한 경험이 들어 있는 셈이죠. 정 회장님은 신문에서 얻는 정보가 가장 값진 것이라고 말씀했죠.”

“김정일에게 직접 시범아파트 건설 제의”

▼ 대북사업 얘기하기 전에 과거 일부터 정리해볼까요.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거기에 대해선 할 말 없습니다.”



예상한 대로 그는 감사비리 사건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 김 회장께서는 대북사업의 산 증인으로, 정주영 회장▼ 정몽헌 회장의 계보를 잇는 분이라고 하지요.

“계보를 잇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든지 일을 잘되게 하는 게 중요하지.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서 가장 큰 변수가 바로 남북관계입니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도 1989년에 이미 합의된 것인데, 정부가 대북 접촉을 금지한 탓에 9년 동안이나 묶여 있다 뒤늦게 시작된 것 아닙니까. 이번에 성사된 육로 유통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가 다뤄져야지, 현정은 회장과 관계가 어땠냐, 너 뭐 해먹었다는데 괜찮은 거냐, 이런 질문은 피하겠어요.”

▼ 아천글로벌을 설립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나 그만두면서 육 대표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같이 그만뒀어요.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주변에서 ‘북측과 신뢰가 있는데 왜 대북사업 안 하냐’는 얘기가 많았어요. 북에서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뭔가 역할을 해야 하지 않냐고 권했고요. 그렇지만 대북사업용으로 회사를 설립한 건 아닙니다. 제 전공이 건설 아닙니까. 국내에서 건설회사 만들고 해외 건설사업에도 뛰어들 목적이었죠. 두바이에 사무실을 열어놓았습니다. 지금 중동에서는 인력이 모자라 난리예요. 여러 공사가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거든요. 이미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중국 등지에서는 인력공급 사업이 시작됐어요. 내가 북한에 얘기했지요. 1970년대에 우리가 중동에 나가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였으니 이번에 북한도 한번 해보라고. 거기 가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는 내가 돕겠다, 정주영 회장과 함께 했던 경험이 있으니. 서로 하는 데까지 해보자고 합의한 상태예요. 그런데 얘기를 하다보니 그쪽에서 유통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더군요. 민족적 차원에서 중요한 일 아니냐면서. 그래서 유통도 하게 된 겁니다.”

▼ 평양 시내에 아파트도 짓는다면서요?

“시범아파트. 아주 작아요. 8층이나 10층 규모로 할 생각이에요. 오피스텔도 짓고. 앞으로 평양에서도 주택 재건사업이 벌어집니다. 내가 (현대에 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화하는 과정에 시범아파트 건설을 제의했습니다. 이런 얘긴 오늘 처음 하는 겁니다.”

▼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접 얘기한 겁니까.

“정몽헌 회장님과 같이 만날 때 얘기한 겁니다. 그 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최근 그쪽에서 앞으로 평양과 개성의 아파트사업에 뛰어들려면 먼저 시범아파트를 지어보는 게 좋겠다고 제의해와 합의했습니다. 합의문에도 아파트사업에 뛰어드는 걸 전제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북측과 합작이든 합영이든 건설회사를 만들어 같이 짓는 거죠. 우리측 기술도 전수하고. 우리도 사업해 이익 남기면 좋고.”

“일 있을 때마다 정주영 회장 산소에…”

김 회장은 현대에 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을 모두 네 차례 만났는데, 아천글로벌 설립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또 만나야죠. 우리가 독점해 북한을 꽉 잡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정주영 회장님도 그런 것은 원치 않았어요. 이번에 육로를 뚫은 것도 우리만 이용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그간 우리 유통업체들이 나진·선봉이나 남포를 통해, 혹은 중국 단둥(丹東)으로 돌아 뱃길로 물건을 들여왔거든요. 배로 들여오면 물건의 품질을 검증하지 못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앞으로 개성에 유통센터가 만들어지면 우리 업체들이 북에서 나온 농수산물의 품질을 눈으로 확인한 후 상품으로 포장해 들여오게 됩니다. 가락시장처럼 말이죠. 그 유통망을 형성하는 게 내 소임이라는 겁니다. 개성 외에 파주 통일동산에도 집하장이나 전시실을 만들 계획이에요. 유통업자들한테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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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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