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동안 혈관 속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해왔으며 현재도 가장 유용한 진단법은 관상동맥 조영술이다. 주로 혈관 조영제를 관상동맥 안으로 주입해 혈관에 생긴 실루엣을 보며 혈관의 협착 유무와 그 정도를 파악한다. 하지만 이 진단법은 2차원적 영상을 제공하기에 혈관의 ‘그림자’만 볼 수 있고 내부는 못 본다는 단점이 있다. 즉 혈관 내부의 병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고 병변의 정도와 범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치료가 불완전할 수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진단법이 혈관 내 초음파 검사다. ‘초음파’ 하면 복부 초음파나 심장 초음파를 떠올리지만, 초음파 기기가 계속 발달하면서 사람의 혈관 속으로 들어갈 정도의 초소형 초음파 기기가 개발됐다. 관상동맥은 직경 3mm 안팎의 작은 혈관인데, 이 안으로 초음파 기기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1mm 직경의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혈관 내부를 관찰한다. 혈관 내 초음파는 2차원적 그림자 영상을 보여주는 관상동맥 조영술과는 달리 3차원적인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혈관의 협착 정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실제 혈관의 크기 및 병변의 길이를 알 수 있어 관상동맥 중재술 중 풍선이나 스텐트의 크기와 길이를 정확히 선택할 수 있으며, 병변의 석회화나 내막 박리, 혹은 혈전을 구별해 적절한 시술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밖에도 관상동맥 조영술로는 정상으로 보이는 혈관에서 병변을 찾아낼 수 있으며, 스텐트 시술이 잘 됐는지 바로 알 수 있기에 잘못됐을 경우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상동맥 질환은 모든 사람이 고유의 지문을 가지듯 제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며 관상동맥의 병변 역시 모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즉 환자마다 병변이 각기 다르므로 혈관 내 초음파를 이용하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지금껏 아쉬운 대로 관상동맥 조영술의 2차원적인 그림자 이미지에 의존해 관상동맥 질환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텐트 시술을 해온 의사들은 이제 혈관 안으로 직접 초음파 기기를 넣어 혈관 내부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좀더 정확한 시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혈관 내 초음파 기술에서 한 걸음 앞서 병변의 조직 소견까지 예측할 수 있는 최첨단 초음파 기기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혈관 내 초음파는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꼭 필요한 장비로 ‘건강 현미경’이라 할 수 있다. 혈관 건강이 의심된다면 혈관 내 초음파 검사를 한 번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