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사상은 농경시대까지만 유효하고, 산업문명시대부터는 ‘수입’한 서양철학에 의존해왔습니다. 농경시대를 지나고부터 우리의 고유 철학은 ‘빈칸’인 셈이죠.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을 앞두고 이제까지의 서양철학을 서양이 아닌 동양에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봄으로써 새 시대에 인류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문명을 꾸려갈 것인지를 전망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한국인, 나아가 동양인이 외래 사상을 수용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문명을 위한 사유(思惟)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새 역사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하는 거죠.”
서울대회의 주제는 ‘오늘의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Rethinking Philosophy Today)’. 동아시아 전통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기회도 갖는다.
국내외 철학자 수천명이 참여하는 ‘사유의 향연’을 치르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으려면 기술뿐 아니라 그 상품에 얼마만큼의 문화적 격조가 깃들었는지가 중요하다”며 “국가 이미지를 고양하는 것이 결국 경제력을 키운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